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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폭파, 최은희·신상옥 납치 주도 기관 북한 ‘35호실’ 비밀요원 서울망명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KAL기 폭파, 최은희·신상옥 납치 주도 기관 북한 ‘35호실’ 비밀요원 서울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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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나가 있는 35호실 요원의 경우 대사관 직원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사원 신분으로 위장한 채 활동하는 경우도 흔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과 베를린, 파리 등 유럽의 주요 도시에 공작거점을 두고 있던 35호실은 1990년대 이후 북미와 구소련 지역에서 역량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씨의 망명으로 한국 정보당국은 북한의 최근 해외 공작활동의 방향과 흐름에 관해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전언이다. 당초 정보당국은 그가 망명을 타진해옴에 따라 북한의 해외 정보활동 전반에 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3인1조, 5인1조 형식으로 훈련 초기부터 밀봉교육을 하는 35호실의 요원 운용 특성상 Y씨가 정보당국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현지 공작원들 사이의 연락체계와 조직구성, 본부와의 통신형태 등 세밀한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활동경력이 10년이 넘는 Y씨가 구소련 지역 조직망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인물인 만큼, 한 지역을 맡은 북한의 해외공작팀이 어떤 방식으로 활동하는지에 대해 완벽에 가깝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정원측이 내심 흡족해 하는 것은 35호실 본부에서 Y씨에게 중점적으로 수집을 요구했던 정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예전과는 달리 경제분야에 대해 점차 관심이 증대되는 북한 정보당국의 분위기나 구소련권 국가들과 북한 정보당국 사이의 정보 협력이 어느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추론할 수 있게 된 점도 수확으로 꼽힌다.

또한 Y씨는 KAL858기 사건 등 여전히 ‘미심쩍은 대목’이 남아 국정원측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35호실 관련 주요 사건에 대해서도 상당량의 정보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KAL기 사건이 1987년에 발생한 만큼 그후에 35호실에 몸담은 Y씨가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훈련 및 활동과정에 본부로부터 확인한 관련 정보를 국정원측에 제공했다는 것.

그간 ‘KAL기 사건은 조작된 것’이라는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됨에 따라 난감한 처지였던 국정원으로서는, 사건의 얼개를 고스란히 재확인해주는 또 다른 형태의 ‘내부자 정보’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04년 10월 출범한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위원장 오충일)’는 올해 안에 KAL기 사건 관련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놓은 상태다.



“북한 해외정보망은 붕괴 중”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김현희, 정수일 등 몇몇 35호실 요원이 한국 정보당국에 의해 검거된 적은 있지만, 자발적으로 망명을 결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996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태권도 교관으로 위장한 채 정보수집활동을 벌이다가 귀순한 차성근씨가 노동당 작전부에서 차출된 35호실 소속 요원이었다.

그러나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아프리카에서 활동했던 외교관이나 공작원은 1990년대 적잖은 수가 귀순했지만, 구소련지역에서 활동하던 요원의 망명은 의미가 사뭇 다르다”고 평가했다. Y씨의 망명을 통해 북한의 해외 정보수집 역량이 아성이던 구공산권 지역에서조차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관계자들은 “평양본부의 열악한 지원체계와 불안정한 권력 내부상황 등으로 말미암아 북한의 해외 공작원들이 ‘충성’을 다하지 않고 있으며, 곳곳에서 누수와 조직붕괴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는 Y씨의 진술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동아 200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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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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