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양돈은 양손에 돈 거머쥐는 사업, 한국 농촌 견인차 될 것”

  •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5/5
-삼겹살을 제외한 국산 돈육의 남는 부위는 어떻게 처리합니까.

“국내 돈육의 자급률이 88%이니 전체적으론 모자라죠. 따라서 남는 부위의 값은 떨어져도 양이 남아돌아 버려야 할 정도는 아닙니다. 일례로 2003년에 뒷다리살 1kg 값이 1300원까지 내려갔어요. 담배 한 갑보다 못한 가격이었죠. 정육 기준으로 생산비는 1700원인데, 그 이하로 팔아야 하니 가슴이 아팠죠. 사실 삼겹살이나 뒷다리살이나 등이나 배에 붙은 고기나 영양소엔 별 차이가 없어요. 단지 우리 식문화가 삼겹살 위주로 고착된 까닭에 뒷다리살이 1kg에 4000원 한다면 삼겹살은 1만2000원 정도로 서너 배 비싼 형편이죠.”

속설대로 돼지껍질엔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까. 서울 마포에 사는 기자가 평소부터 궁금하던 대목이다. 마포에선 밤마다 항정살, 갈매기살, 껍질을 굽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돈피(豚皮·돼지껍질)는 필리핀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죠. 튀겨놓으면 바삭바삭한 데다 단백질이 풍부하니까.”

-지난해 12월 일본 돈육 유통현장을 돌아보고 온 것으로 압니다.



“일본은 자급률 50%로 돈육 수입국이 돼버렸어요. 워낙 일본 국민이 환경을 깨끗이 하다 보니 양돈업 자체가 위축된 거죠. 그런데도 특기할 점은 돈육을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먹는다는 거예요. 수육을 가장 많이 먹는데, 라면에 얹어 먹기도 합니다. 소량 포장도 많이 해요. 더욱이 생산이력을 확실히 공개하는 브랜드화가 이뤄져 있습니다. 양돈업은 우리가 일본만큼 선진화돼 있지만, 유통 면에선 일본에서 배울 점이 많아요.”

‘삶은 돼지고기 문화’ 확산됐으면

-돼지고기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성인병에 좋지 않다는 비계 때문인데, 괜찮나요?

“돈육은 삶으면 지방이 쏙 빠져 영양학적으로 아주 우수한 식품이 됩니다. 양돈협회에서 고민하는 것도 삼겹살 대신 삶은 돼지고기 문화를 어떻게 전파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브랜드육이 일반육과 다른 점이라면?

“큰 차이는 없어요. ‘보성 녹돈’이다 ‘제주도 흑돼지’다 하면 마치 대단한 맛을 지닌 것으로 착각하곤 하는데, 돈육은 어디까지나 돈육일 뿐입니다. 돼지고기에서 꿀맛 나는 것 봤습니까? 다만 브랜드육은 소비자가 언제나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고기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소비자단체도 인정할 만큼, 생산부터 식탁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안전한 것으로 판명된 고기라는 점이 중요하죠. 수입육은 대개 보쌈집으로 많이 가요.”

-양돈협회장은 돼지고기를 특별히 맛있게 먹는 방법도 알고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한 끼 굶어야겠죠? 하하. 수육에 우리 고유의 발효식품인 김치와 신선한 채소를 곁들이면 가장 맛있습니다. 소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죠. 지방이 적당히 든 돼지고기를 안주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지 않아 건강에도 좋아요.”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국내 양돈업은 생산액이 3조6600억원에 이르는 ‘거대한 주식회사’입니다.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30조원에 이르는 식량 근간산업이고요. 누군가는 이 산업에 종사해야 국민이 믿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고기가 생길 것 아니겠어요? 그러니 양돈농가를 좀더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짐승 키우면 어차피 냄새는 나게 돼 있어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도 돼지 똥냄새가 풍깁니다. 냄새나서 귀찮다고 생각지 말고 저들(양돈인)이 있기에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구나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내 양돈인을 대변하는 중책을 맡은 최 회장이 ‘맵게(烈) 경영한다(營)’는 뜻풀이를 지닌 그의 이름대로 ‘매운 경영능력’을 발휘해 양돈농가가 처한 고충과 삼겹살 편중현상의 겹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그가 오래지 않아 ‘돼지꿈’을 꿀 수 있길 바란다.

신동아 2005년 11월호

5/5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목록 닫기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댓글 창 닫기

2022/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