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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논술

‘아마데우스’

천재를 질투한 凡人의 고뇌와 예술의 힘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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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에리는 신이 편파적이고 매정하다고 여기고, 십자가를 불태워버리면서 모차르트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키워간다.

모차르트 집으로 한 여자가 찾아와 “전 하녀예요. 여기서 선생님을 도와드리라는 명을 받았어요. 급료는 선생님을 숭배하는 익명의 어떤 분이 내실 겁니다”라고 했다. 하녀가 모차르트의 집으로 들어와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하녀는 살리에리가 보낸 사람이었다. 하녀는 살리에리에게 가서 모차르트의 집 사정을 낱낱이 보고했다. 하녀는 모차르트 부부가 궁정 연주를 위해 집을 비우자 살리에리에게 이를 알렸다. 모차르트의 집으로 온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피가로의 결혼’ 악보를 본다.

살리에리는 황실 음악 관계자들에게 모차르트가 ‘피가로의 결혼’ 희곡에 연주될 곡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피가로의 결혼’은 계급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황제가 금지한 작품이다. 황제에게 호출당한 모차르트는 서막을 보여주면서 그를 설득해 작품을 무대에 올렸지만, 살리에리의 교묘한 음모로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 공연은 단 9회로 막을 내리고 만다.

“점점 날 죽여가고 있어”

모차르트는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불효자라는 자책감에 시달린다. 이때부터 모차르트의 오페라 작품 경향이 바뀌게 된다. ‘돈 조반니’ 공연 장면이 보이면서 살리에리의 고백이 이어진다.



“그의 작품에 끔찍한 형상이 등장했지. 죽은 기사장의 혼령이 무대에 우뚝 서 있었어. 난 알고 있었소. 그 무시무시한 형상은 죽음에서 소생한 아버지였지. 그는 아버지를 소생시켰던 거요. 경악과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이었소. 그때부터 나의 광기가 발동하기 시작했소. 난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소. 신에 대항해 끝내는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무서운 음모를….”

집에서 작곡을 하고 있는 모차르트에게 저승사자 복장을 한 사람이 찾아와 보수를 넉넉히 주겠다고 하면서 죽은 사람을 위한 미사곡의 작곡을 의뢰했다. 살리에리가 시킨 것이었다. 그러나 전기 작가들은 ‘레퀴엠(Requiem)’을 의뢰한 이는 살리에리가 아니라 죽은 아내를 기리고자 한 프란츠 폰 발제크 백작이라고 증언한다. 살리에리의 고해성사가 계속된다.

“계획은 아주 간단했지만 난 두려움을 느꼈소. 먼저 진혼곡을 손에 넣은 다음 그를 죽게 만드는 것이었소.”

살리에리는 모차르트가 자책하면서 아버지의 환상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 진혼곡 작곡을 의뢰해 심리적 압박을 가할 뿐 아니라 주위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경제적인 압박을 가했다. 모차르트를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고자 한 것이다. 모차르트는 여기저기 일자리를 물색하며 돈 구할 곳을 알아보고 있었다. 음악가로서의 자존심도 접고 여러 사람에게 사정해보지만 거절당한다. 이때 모차르트의 피아노 콘체르토 d단조가 흘러나온다.

모차르트는 집에서 진혼곡을 작곡하면서 술과 약으로 고단한 삶을 견디며 점점 폐인이 된다. 아내 콘스탄체가 “여보, 증세가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돈 한푼 주지 않는 그 바보 같은 짓은 집어치워요. 왜 곡을 완성하지 않는 거죠? 이해가 안 가요”라고 하자 “점점 날 죽여가고 있어” 하고 대답한다. 모차르트가 술에 탐닉하면서 방탕한 생활에 젖어들자 아내는 아들을 데리고 온천으로 가버린다.

모차르트가 연주회에 참석했다가 쓰러진다. 이를 지켜본 살리에리는 자신의 마차로 모차르트를 집에 데려다주고 침대에 눕힌다. 모차르트가 감사의 뜻을 표하자 살리에리는 “진정으로 자넨 가장 위대한 작곡가야”라고 말해주고 모차르트의 구술을 받아 적으면서 미완성 상태인 진혼곡을 작곡한다.

모차르트가 쓰러진 사실도 모른 채 아들과 함께 돌아온 아내 콘스탄체는 써놓은 진혼곡 악보를 보고 “이건 뭐죠? 안 돼요. 여보 이건 안 돼요. 이런 작품은 다시 손대지 마세요”라고 소리친다. 누워 있는 모차르트는 이미 숨이 멎어 있었다.

모차르트의 장례식. 모차르트의 유해가 구덩이 속으로 던져지고 그 위로 횟가루가 뿌려졌다. 이때 모차르트가 작곡한 진혼곡 ‘레퀴엠’이 흘러나온다. ‘안식’을 뜻하는 라틴어인 레퀴엠은 죽은 자의 명복을 비는 로마 가톨릭의 장송미사에서 유래한 음악이다.

살리에리의 고해성사를 듣던 신부가 십자가를 든 채 눈물을 짓고 있다. 살리에리가 신부에게 말한다.

“당신들의 자비로운 신은 사랑하는 자녀를 파멸시켰소. 모차르트를 죽이고 날 고통 속에서 살게 만들었소. 나의 음악은 점점 희미해져갔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희미하게…. 끝내는 아무도 연주하는 사람이 없게 됐지. 한데 모차르트의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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