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회장은 7∼8년 전 어깨를 만지지도 못할 만큼 심한 오십견에 시달렸다. 물리치료며 마사지로도 효과를 보지 못한 그는 지인이 국궁을 권유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직공원 뒤 황학정에서 국궁을 배우기 시작했다.
“국궁으로 어떻게 오십견이 나을 수 있을까 의심했는데, 활 쏘는 연습을 한 6개월 하고 나니 오십견이 씻은 듯 나았어요.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한결 가볍더군요.”
그후 지금까지 매일같이 출근 전 100여 발의 화살을 쏜다. 선 자리에서 10여m 떨어진 과녁에 백발백중. 1시간가량 활을 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진다. 김 회장은 팔 전체와 어깨, 등 근육이 죄였다 풀어지기를 반복하니 “이만한 상체 운동이 없다”고 한다.
“조깅, 등산 등 하체 운동을 할 기회는 많지만 상체 운동이라곤 아령을 드는 것말고는 한 게 없습니다. 국궁은 상체를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골프 실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죠.”
국궁은 올림픽 덕분에 일반에 널리 알려진 양궁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활의 크기가 양궁의 절반 정도로 작고, 무게도 훨씬 가볍다.
국궁은 물소 뿔로 만든 활과 화살로 145m 떨어진 과녁을 겨냥하는 데 비해 양궁은 조준기 등 보조 장치로 성능을 높인다. 표적 거리도 30m에서 90m까지 다양하다. 국궁은 시위를 어깨까지 당기지만 양궁은 턱까지 당기는 것도 눈에 띄는 차이다.
국궁은 발 디딤, 몸가짐, 살 먹이기, 들어올리기, 밀며 당기기, 만작(滿酌·시위를 힘껏 당긴 상태), 발시(發矢), 잔신(殘身·화살은 몸을 떠났지만 마음은 떠나면 안 된다)의 단계를 따른다. 하늘을 향해 치솟던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과녁에 명중하도록 하려면 밀고 당기는 동작에 힘과 절제를 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