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후속 취재

임상 2상 진입하는 항암제 천지산

부작용 거의 없는 항암효과 입증, 백혈병 치료제로도 개발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임상 2상 진입하는 항암제 천지산

3/5
부작용 없는 것만도 큰 성과

1상시험에 응한 환자 15명 중 13명은 시험기간(28일)이 끝난 후에도 최소 3일(총 31일)에서 최대 238일(총 266일)까지 추가로 약을 먹었다. 환자 본인이 원하고 의료진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서였다. 나머지 2명은 시험기간에만 약을 먹었다. 추가 투여기간의 중앙치는 35일. 중앙치란 평균치와 다른 개념으로, 순서상 한가운데 있는 수치를 뜻한다. 예컨대 5명의 환자가 각각 1일, 3일, 7일, 15일, 30일 동안 약을 먹었다면 평균치는 11.2일(56÷5)이지만, 중앙치는 7일이다.

강 교수를 비롯한 1상시험팀은 오히려 이 추가 복용기간에 나타난 약효에 주목하고 있다. 환자 15명을 암 부위별로 구분하면, 자궁경부암과 요로암이 각 4명, 두경부암이 5명(한 명은 폐암 동시 진행), 위암, 대장암 환자가 한 명씩이었다.

‘신동아’가 입수한 시험대상 환자 CT 필름에 따르면, 이중 자궁경부암 환자 2명에게서 종양표지자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66세 환자의 경우 넉 달(2004년 2월23일~6월22일) 만에 종양표지자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그림 1). 40세 환자는 한 달여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그림 2). 강 교수는 “종양표지자가 감소한 것은 암세포 기능이 죽거나 저하된 것을 뜻한다”며 “천지산의 항암효과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자궁경부암 환자 2명과 두경부암 환자 한 명에게서 암세포 크기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종양 괴사(壞死·생체 내 조직이나 세포가 부분적으로 죽는 일) 및 누공(孔·부스럼의 구멍)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그림 3, 4). 괴사는 암세포가 액체처럼 흐물흐물해져 농도가 옅어지는 것이고, 누공은 암세포에 공기가 들어가 구멍이 생긴 것이다. 괴사가 발생한 자궁경부암 환자 중 1명(40세)은 종양표지자가 감소한 자궁경부암 환자 2명 중 한 명과 동일인이다. 즉 이 환자의 경우 종양표지자도 감소하고 괴사도 일어난 것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괴사 현상은 종양표지자 감소와 마찬가지로 항암효과를 시사하는 것이다. 해당 약물을 장기 투여할 경우 암세포 크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는 것이다.

15명 중 현재 생존 환자는 한 명뿐이다. 강 교수는 이에 대해 “생존율을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1상시험의 목적이 제한된 기간에 제한된 용량으로 부작용을 검증하는 것인데다 시험대상도 하나같이 말기암 환자이므로 생존기간을 항암효과의 척도로 삼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생존자 한 명은 두경부암 환자인데, 강 교수 분석에 따르면 암세포가 계속 자라고는 있지만 워낙 그 속도가 느려 생명이 연장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주)천지산 대표이자 제조자인 배일주씨는 “1상시험 대상자들이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를 포기한 중증의 말기암 환자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2상에서는 2기말, 3기, 4기 등 다양한 암 환자에게 장기간 약을 투여하기 때문에 항암효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KIST에서 실시한 약물역동학 검사는 체내반응을 살피는 것이므로 항암효과 검증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KIST는 환자 15명으로부터 채취한 피와 소변, 머리카락, 손톱, 발톱 등 모두 2500개의 시료를 분석해 약물의 체내 체류시간, 배설률, 최고 혈장농도 도달시간 등에 대한 파라미터를 제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KIST의 분석자료를 넘겨받아 임상병리학과 배균섭 교수 주도로 검증작업을 벌였다. 총괄 책임자인 강윤구 교수는 약물역동학 검사와 관련, “KIST 분석결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체내 약물동태 확인은 2상에서도 가능하므로 필요하다면 (2상에서) 추가로 검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재검사 가능성도 내비쳤다.

천지산 연구에 동참한 의학자들에 따르면, 천지산은 그간 비공식 임상시험과 전(前)임상시험(동물시험, 시험관시험, 독성시험)을 통해 혈관신생억제(Angiogenesis Inhibitor), 암세포 사멸(Apoptosis), 방사선 치료효과 증대(Radiosensitization)라는 세 가지 항암효과를 드러냈다고 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이중 1상시험을 통해 가장 두드러진 것은 혈관신생억제 기능이다. 혈관신생이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것이다.

반면 대부분의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 사멸 기능이 강하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몇몇 유명 항암제의 경우 치료 확률이 20%대인데, 그 정도만 해도 상당히 효과가 좋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효능에 비해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 흠이다.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하지 않고 다 죽이기 때문이다.

혈관신생억제 기능 두드러져

천지산의 경우 이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다. 강 교수는 “1상시험결과 천지산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존 항암제와 병합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천지산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3/5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목록 닫기

임상 2상 진입하는 항암제 천지산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