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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논술

‘모던 타임스’

산업화 파도에 말살돼가는 인간성의 풍자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모던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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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이 잠시 틈을 타 화장실에 들어간다. 담배를 피우며 쉬는 사이 사장이 화장실에 설치된 화면에 나타나서 “꾸물거리지 말고 자리로 돌아가 일을 해!” 하고 외친다. 채플린은 컨베이어 벨트에 돌아와 볼트 조이는 일을 계속한다.

노동자들의 식사시간을 줄이는 자동 급식 기계를 팔러온 사람들이 사장에게 “이 급식 기계는 점심시간을 없앰으로써 생산을 증가시키고 경비를 절감해줍니다. 노동자들 중 한 명에게 기계를 시험해보십시오. 귀하의 경쟁 회사를 앞서기 위해선 이 급식 기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셔야 합니다” 하고 선전한다.

점심시간. 채플린은 컨베이어 벨트 옆을 지나가는 사장 여비서의 옷에 달린 단추를 보고 볼트를 연상해 조이려 하고, 옆의 동료 노동자가 식사를 하기 위해 수프를 접시에 따라놓자 접시를 들고서도 볼트 조이는 동작을 하다가 수프를 다 쏟아버린다. 자동기계처럼 손으로 나사를 죄는 습관이 생긴 것이다. 습관, 아니 직업으로 인해 생긴 고질이었다.

급식 기계를 파는 업자들은 사장과 함께 작업장으로 와 채플린에게 실험을 한다. 하지만 급식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엉망이 돼버리자 사장은 “이게 뭐야, 실용적이지 않잖아” 하면서 나가버린다. 채플린은 나중에 자서전에서 “나는 점심시간에도 노동자에게 일을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시간을 단축하는 자동 급식 기계라는 것까지 궁리했다”며 기계화·자동화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오후 시간. 컨베이어 벨트의 돌아가는 속도를 최고로 올려 작업이 시작된다. 일관된 작업 속에서 잠시라도 손을 쉴 수가 없다. 한참 단순 작업을 하다가 그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놓쳐 컨베이어 벨트 위에까지 올라가 볼트를 조이다가 톱니바퀴 기계에 빨려들어가서도 볼트를 조인다. 기계의 노예가 된 인간의 비애를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채플린은 지나가는 여인이 앞가슴에 달고 있는 볼트 모양의 단추와 엉덩이 부분의 단추를 조이려다 치한으로 몰린다. 볼트를 조이는 일에 완전히 미친 채플린은 정신병원으로 실려가 치료를 받는다. 신경쇠약은 치료했지만 실업자 신세가 된 그는 병원을 나와서 길거리를 배회한다. 문득 데모대를 선동하는 차량에서 떨어진 깃발을 주워 흔들다가 그는 주동자로 몰려 경찰관에게 잡혀간다.

“감옥에 더 있으면 안 될까요?”

장면은 주인공인 채플린에서 부둣가에 사는 젊은 처녀(폴레트 고다르 분)가 등장하는 배경으로 바뀐다. 그는 배 위에서 바나나를 훔쳐 굶주리는 부둣가의 아이들에게 던져주고 나머지를 어머니를 잃고 배가 고픈 두 여동생과 실직한 아버지에게 나눠준다.

공산주의자들의 주모자로 오인된 채플린이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다. 교도관들이 죄수들을 상대로 마약 수색을 실시하자 죄수들은 교도관들을 붙잡아놓고 탈옥을 시도한다. 이때 죄수 신세인 채플린은 다른 죄수들의 탈옥을 막고 이들을 붙잡는 데 공을 세운다.

밖에선 실업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실직자들이 데모를 한다. 젊은 처녀의 아버지도 데모를 하다가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다. 젊은 처녀와 두 여동생은 부둣가의 거리에서 땔감을 훔치다가 경찰관에 붙잡혀 두 여동생은 소년원으로 보내지고 젊은 처녀는 도망을 친다.

채플린은 죄수들의 탈옥을 막은 공로로 형무소에서 신문을 보며 안락하게 지내고 있다. 신문에는 ‘파업과 폭동, 폭도들 식량배급 공격’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돼 있다. 사면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된 채플린은 밥과 잠자리를 제공해주던 감옥에서 나오기가 두려워 보안관에게 “여기가 너무 좋은데 더 있으면 안 될까요?” 하고 묻는다. 보안관은 그에게 취직에 도움이 될 소개장을 써준다.

배고픔과 실업이 일상화된 대공황 사회로 다시 내던져진 채플린은 조선소에 소개장을 들고 가서 취직을 한다. 조선소에서 선임 노동자가 쐐기를 찾아오라고 하자, 만들던 배를 고정해 놓은 쐐기를 빼 배를 진수시키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조선소를 그만둔 채플린은 죄를 저질러서 형무소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거리로 나선다.

젊은 처녀가 빵을 훔쳐 도망가다가 채플린과 부딪쳐 넘어지면서 잡히고 만다. 지나가는 경찰관에게 빵 가게 주인이 “이 여자애가 빵을 훔쳤어요”라고 하자 채플린이 “아니오. 내가 훔쳤소”라고 말한다. 하지만 목격자의 진술로 젊은 처녀가 잡히고 만다.

형무소로 돌아가려고 채플린은 카페에 가서 무전취식을 하고 거리에서 돈 없이 담배를 사고, 물건을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난 뒤에 경찰을 불러 일부러 잡힌다. 경찰차에 실려가는 채플린. 젊은 처녀도 차에 실려 있다.

경찰차가 가다가 고장을 일으켜 길바닥으로 튕겨져 나온 채플린과 젊은 처녀는 도망쳐 잔디밭에 마주앉는다. 채플린은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 젊은 처녀와 행복한 가정을 꾸밀 것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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