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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에세이 4개 1000만원… 불붙는 超고액 과외시장 ‘영어논술’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입학 에세이 4개 1000만원… 불붙는 超고액 과외시장 ‘영어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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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학원 관계자는 “특히 ‘입시철’이라 할 수 있는 여름방학부터 다음해 2월까지는 한 달에 수천만원씩 버는 강사가 여럿인 것으로 안다. 그나마 몸이 따라가지 못해 더 못 벌 뿐이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시장

영어 에세이 혹은 영어 논술이 사교육 시장의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각종 영어 시험은 물론 대학 영어권 학부 및 대학원 유학, 심지어 한국 대학 입학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

올해 미국 대학 입학생부터 에세이가 필수과목으로 추가된, 개정된 SAT(2005년 3월부터 시행) 점수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은 불에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기존의 SAT에선 어느 정도 공부량만 채우면 실제 영어 실력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그런데 에세이가 추가되면서 사정이 달라지자 많은 유학생과 유학 준비생이 ‘에세이 족집게 과외’에 몰리게 된 것.

‘국제화’ ‘글로벌 스탠더드’란 이름 아래 국내 대학입시가 미국 입시 경향을 따르는 동조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영문 에세이 수요를 부추겼다.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이 경쟁적으로 도입한 국제학부 입시는 물론, 토플·토익·텝스 등 공인 영어시험 성적을 위주로 뽑던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에서도 영어 논술 변별력을 높여가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부모들은 ‘high risk, high return(고위험 고수익)’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돈은 많이 들어도 잘만 되면 ‘대박’이 난다는 것이다. 학원에서는 영어 논술 시장을 ‘블루 오션’으로 보고 있다. 강사가 1대 1 첨삭지도에서부터 상황에 따라서는 컨설팅, 대필 실력까지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라 과외 단가도 100만원 단위 밑으로는 ‘거래’가 형성되지 않는다. 학생이 쓴 에세이의 단순 ‘에디팅(영어적으로 어색한 표현과 스펠링 등을 잡아주는 작업)’만 맡기면 편당 수십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도 3∼4개를 한꺼번에 맡기는 게 보통이다.

그 대상은 고소득 전문직 학부모를 둔 상위권 학생이 주류이다. 이들의 성향상 초(超)고액 과외시장이 형성되면서도 ‘알음알음’ 조용히 움직이기 때문에 좀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지 않는다. 학원측에는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로 대입 영어 에세이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원과 강사진도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소수이다.

워낙 소수의 고가시장이기 때문일까. 과외비 납부행태도 독특하다. 선릉역 부근의 유명 학원에 전화를 걸어 학부모라고 하면서 수강료가 대략 얼마인지 물어봤지만 학원측은 “내원해서 상담하라”고 정중하게 답했다. 전화로는 절대 액수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마침 교육청의 SAT학원 고가·변칙 과외 단속기간이어서인지 꽤나 몸조심을 하는 눈치였다.

강남의 한 에세이 학원 원장은 “SAT나 토플 종합반 수강료는 월 단위로 받지만, 에세이는 개인별로 지도 과목이나 범위가 다양하고 ‘애프터서비스’도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촉박하게 정하지 않는다. 수강료는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내는데 액수가 1000만원대를 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인터넷 뱅킹이나 폰 뱅킹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는 서울 강남에서만 메이저 7, 8곳을 포함해 오피스텔형, 한 칸 사무실형까지 합쳐 약 50곳 정도가 ‘고액 학원’으로 이름을 날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목동, 분당, 송파권을 합치면 100곳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한다.

“영어 논술이 당락 가른다”

대학별로 수시모집에서 정원의 10∼20%를 선발하는 영어 특기자 입시는 주로 토익이나 토플 점수, 학생부(내신), 자기소개서, 영어 에세이, 구술 면접으로 이뤄진다. 2002학년도에 이 같은 특기자 전형이 처음 도입된 이래 지금껏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강의를 모두 영어로 하고, 외국 기업이나 유엔 등 외국 공공기관에 취업이 잘 된다고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는 대학 국제학부도 대개 이런 틀 안에서 전형을 실시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이화여대 경희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이 국제학부의 이름을 걸고 해마다 20∼120명을 선발한다. 고려대 이화여대를 뺀 나머지 대학들은 대부분 최근 1, 2년새 학부를 신·증설했다.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는 올해부터 영어 에세이를 시험에서 제외하고 서류전형을 강화하기로 했다. 에세이의 비중이 높던 지난해 입시에서 합격생 85명 중 62명이 강남권 모 학원에서 배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형방법이 바뀌었다는 풍문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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