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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금융압박‘스모킹 드래건 작전’1년

CIA, “우리는 마침내 북한의 목줄을 쥐었다”

  • 이교관 한반도 문제 평론가 leekyokwan@hanmail.net

미국의 대북 금융압박‘스모킹 드래건 작전’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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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가 북한의 위조달러 문제를 추적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부터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 2003년까지 4500만∼6000만의 위조달러를 유통시켜온 혐의를 받아왔다.

그런데 미 재무부가 지난해 9월15일 BDA를 북한의 돈 세탁 채널로 지목했다는 것은 미국이 북한의 달러 위조 수사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시기가 2005년 전후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우리 정보 당국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8000여 명에 달하는 탈북자라는 귀중한 인간정보(humint) 자원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온 틈을 타 미국이 이들을 적극 활용해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이 북한의 달러 위조 관련 수사에 급진전을 볼 수 있었던 데는 탈북자들이 내놓은 정보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것이다.

미국의 북한 달러 위조 수사에 도움을 준 탈북자 중 하나로 북한 무역회사 간부 출신인 40대 후반의 남씨가 꼽힌다. 그가 미국의 수사에 협력하게 된 것은 2004년초 미 사법당국 관계자들에게서 면담 요청을 받으면서부터였다고 한다. 당시 만난 미국 관리들은 평양시 북쪽 평성시에 있는 조선중앙은행 화폐제조창에서 생산된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이른바 ‘슈퍼 노트(super note)’를 입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남씨는 말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남씨는 북한 내 중개인을 통해 평성시 위조달러 제조창에서 생산된 슈퍼노트를 한 장에 미화 50달러씩 주고 여러 장 구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위폐의 유통 네트워크에 관한 핵심정보도 입수했다. 북한 노동당 중앙당 39호실(공식적으로는 미수교국과의 교역을 담당하는 당 경제 부서이나 실제로는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부서로 알려졌다) 소속인 조광무역회사의 마카오 사무소를 통해 외부 세계로 유통되고 있다는 것.

북한 BDA 계좌는 50개



남씨에 따르면 미 사법 당국은 자신을 통해 확보한, 평성시에서 생산된 100달러 위조지폐와 위폐 유통 네트워크 정보를 백악관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는 미 사법 당국 관계자들로부터 “백악관의 지시에 따라 이들 북한의 달러 위조 관련 자료를 미 재무부와 공유했으며, 이는 북한의 달러 위조 및 유통 수사에 큰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마카오의 주권이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던 1999년 말부터 미국이 마카오에서 벌이기 시작한 북한의 달러 위조 및 유통 수사 작전인 ‘스모킹 드래건 작전(Operation Smoking Dragon)’을 이전보다 확고한 물증과 정보를 바탕으로 재정비해 추진한 것은 2004년 하반기였다. 수사 대상에는 조광무역회사 마카오 사무소 이외에 이 사무소로부터 위폐를 받아 외부로 유통시켜온 마카오 BDA은행은 물론 중국의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Bank of China)의 마카오 지점까지 포함됐다.

스모킹 드래건 작전의 지휘는 미 재무부 소속 테러·금융정보실(Office of Terrorism and Financial Intelligence, 이하 TFI)이 맡았다. 레비 차관이 이끄는 TFI의 목표는 국제 테러리스트, 대량살상무기 확산국, 마약 밀매업자 및 국가, 그리고 기타 범죄자들의 금융 지원 채널을 단절하는 데 있다. 2004년에 출범한 TFI가 이 작전에 발 벗고 나선 데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확산국이라는 사실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스모킹 드래건 작전이 단순히 북한의 달러 위조 행위를 척결하자는 게 아니라 북한의 금융 숨통을 끊어놓음으로써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수출을 더는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목표에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

스모킹 드래건 작전을 마카오에서 전개한 기관은 재무부 소속의 화폐조사국(Secret Service)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폐조사국은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미 의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 경호 업무를 맡고 있어 ‘비밀경호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화폐조사국이 1865년 창설된 이후 맡아온 주 임무는 달러 위조 수사를 통한 미 통화 시스템의 보호다. 북한산 위조달러를 슈퍼 노트라고 명명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우리 정보 당국 관계자에 의하면 스모킹 드래건 작전은 첨단 장비가 총동원된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이 작전의 핵심 조사 대상인 BDA의 경우 미국 조사요원들이 직접 은행을 방문해 조사할 수 있었다. 당시 조사요원들은 은행 건물 내부의 한 벽면에 천장까지 맞닿은 수백개의 칸에 빼곡히 꽂혀 있는, 손으로 일일이 기록한 북한의 금융거래 내역서들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조사요원들은 현장에서 이들 내역서의 사본을 일일이 만든 뒤 정확한 분석을 위해 본국으로 보냈다.

이들 내역서 사본에 대한 분석은 TFI의 협력기관인 미 국세청(IRS·Internal Revenue Service)의 범죄수사국(Criminal Investigation Division)이 담당해왔다고 레비 차관이 4월6일 미 상원에서 증언했다. 분석 작업은 현재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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