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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문화 원류 탐험기 ⑩

대륙국가 초석 닦은 루이스와 클라크의 ‘서북공정’

서부로, 서부로…8000마일 여정에 담은 ‘미국의 서사시’

  • 신문수 서울대 교수·미국문학 mshin@snu.ac.kr

대륙국가 초석 닦은 루이스와 클라크의 ‘서북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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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국가 초석 닦은 루이스와 클라크의 ‘서북공정’

루이스와 클라크 원정대의 답사 루트. 세인트루이스에서 로키 산맥을 넘어 서북쪽의 오레곤까지 8000마일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1500만달러에 사들인 루이지애나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영국과 결전할 생각을 굳히고 있던 나폴레옹은 마음을 바꿔 미국이 요구하는 뉴올리언스와 함께 루이지애나 전체를 미국에 파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루이지애나 영지 전체를 1500만달러에 사라는 나폴레옹의 제안을 제퍼슨이 즉각 받아들임으로써 역사상 가장 큰, 그리고 가장 값싼 토지 거래가 이뤄지게 됐다.

제퍼슨의 루이지애나 매입이 미국이 대륙국가로 성장하는 터를 닦았다면, 루이스와 클라크의 서부 답사는 훗날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는 말로 미화되는 서부 개척의 본격적인 시작에 해당한다. 일찍부터 미국의 미래상을 서부와 연관지어 생각해온 제퍼슨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어둠 속에 파묻힌 대륙 서쪽에 대한 과학적 탐사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맨 먼저 그를 선도한 것은 서부의 지형과 기후,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과 그들의 생태, 그리고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인디언 사회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었다. 그러나 제퍼슨은 단순한 계몽주의자만은 아니었다. 그는 또한 국제적 이해관계에 밝은 뛰어난 현실 정치가였다.

제퍼슨은 이웃나라에 앞선 학문적 탐사로 경계가 불분명한 이 지역에 대한 영토권 주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1785년부터 시작된 서방의 중국 무역은 날로 경제적 비중이 커지고 있었다. 멀리 케이프 혼을 돌아가는 위험한 항로 대신 대륙을 관통하는 수로, 곧 콜럼버스 이래 유럽인의 지리적 상상력을 자극해온 서북항로(Northwest Passage)가 발견된다면, 아시아와 교역하는 비용이 절감되어 막대한 이득을 안겨줄 것이었다.



매켄지의 대륙횡단 성공

이런 복합적 동기에서 서부 탐사를 국가의 우선 과제로 기획하고 있던 제퍼슨의 서부 탐구 욕망을 자극한 것이 알렉산더 매켄지(Alexander Mackenzie)의 대륙 횡단 성공이다. 1792~93년 매켄지는 캐나다 북쪽을 흐르는 블랙워터 강과 프레이저 강을 따라 대륙을 횡단한 다음 밴쿠버 위쪽의 벨라쿨라 강을 통해 태평양에 도달했다.

매켄지의 여정은 1536년 멕시코 북쪽 지역을 통해 북미 대륙을 처음으로 횡단한 바카(Cabeza de Vaca) 이후 250년 만에 이루어진 위업이었다. 이런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매켄지가 개척한 항로는 상업적 이용가치는 거의 없었다. 수로의 형편상 물품을 배로 운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매켄지의 답사기 ‘몬트리올로부터의 여행’을 읽은 제퍼슨은 로키 산맥에서 발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주리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어딘가에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강과 연결된 수로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생각에서 제퍼슨은 루이지애나 매입이 구체화하기 이전인 1803년 초에 이미 의회에 서부 탐사를 위한 특별 예산으로 2500달러를 요구함과 동시에 미 육군 대위 신분으로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메리웨더 루이스(Meriwether Lewis)에게 탐사 임무를 맡기고 준비를 서두르도록 지시했다.

제퍼슨의 고향 버지니아 앨버말 출신인 루이스는 1794년의 위스키 반란 때 민병대에 입대한 뒤 주로 변방에서 인디언들과 접촉하는 군 생활을 해와 서부 사정에 밝은 편이었다. 그는 제퍼슨의 지시를 받고 배를 비롯한 탐사 장비를 준비하는 한편, 전문가들로부터 지리·식물학·광물·천문학·의학 등 답사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습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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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수 서울대 교수·미국문학 mshi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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