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호

당뇨 환자의 겨울 수칙

  • 허갑범 허내과의원 원장, 내과 전문의

    입력2008-02-04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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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 환자의 겨울 수칙
    현재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는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약 10%인 400만명으로 추산된다. 당뇨병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해 우리 국민의 생활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 되었다.

    1년 중 요즘과 같이 추운 겨울은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과 합병증의 관리 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계절이다. 당뇨병의 관리는 그 형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식사와 운동요법이 가장 중요한데, 날씨가 추우면 야외에서 운동을 하기가 어려워 혈당이나 체중 조절이 잘 되지 않기 십상이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무릎 관절에 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다. 날씨가 추우면 신체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하체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운동을 거를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실내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하거나 실내 체육관을 찾아서라도 운동을 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까닭에 날씨의 변동에 따라 독감에 걸리기 쉽고, 또 독감이 폐렴으로 옮겨가 고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겨울에는 실내의 온도와 습도를 알맞게 유지해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감과 폐렴 예방접종은 필수. 당뇨병 환자들은 고혈당이 심하거나 백내장, 망막증이 함께 오면 시력이 급격히 감퇴된다. 이는 당뇨병 환자의 겨울나기에 큰 위험이 된다. 시야가 흐려져 눈이 오는 날 또는 빙판 위를 걷다 넘어져 뼈가 부러지거나 뇌진탕을 일으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당 환자나 시력에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도 문제다. 당뇨병 환자의 반수 이상이 고혈압 환자이기도 한데, 날씨가 추우면 전신의 말초혈관이 수축돼 고혈압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혈압을 자주 측정해 혈압이 높으면 주저하지 말고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 특히 당뇨 환자는 동맥경화증을 조심해야 한다. 추운 날씨에 갑자기 노출되면 뇌혈관질환(중풍)이나 관상동맥질환(급성심근경색증)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돌연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상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에 걸린 환자는 죽상동맥경화증이 올 가능성이 크므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동맥경화증을 미리 진단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뇨 환자의 겨울 수칙
    또 당뇨병이 10년 이상 경과된 경우에는 하지동맥의 폐쇄나 말초신경장애가 오기 쉽다. 이런 환자는 추위에 오래 노출되면 족부 동상이나 괴저로 고생할 수 있고 심하면 족부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겨울에는 따뜻한 물로 족욕을 자주 하고, 건조한 발에 크림을 바르고 양말이나 신발도 꽉 끼는 것을 신지 않아야 한다. 특히 담배는 당뇨병으로 좁아진 하지의 말초동맥을 더욱 수축시켜 혈액순환을 억제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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