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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과의 대화 5

전 연세대 총장 송자

“학교가 주식회사면 어때요? 잘 가르치기만 하면 되지”

  •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hunghokim@hotmail.com

전 연세대 총장 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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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대교 고문을 맡고 있는 송자 전 연세대 총장은, 1990년대 초 연세대 총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유례없이 1500억원의 기금을 모았다. 이제는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갖춘 대외협력처와 입학처, 대외부총장 제도를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각광받고 있는 ‘CEO형 총장’의 초석을 다진 셈이다. 대학 사회에 경영과 경쟁 개념을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교육 산업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를 만났다.
전 연세대 총장 송자

<b>宋 梓</b><br>▼ 1936년 대전 출생<br>▼ 연세대 상학과 졸업, 미국 워싱턴대(세인트루이스) 석·박사(경영학)<br>▼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 연세대 교수·총장, 명지대 총장<br>▼ 한국경영학회장, 한국회계학회장, 자유기업원 이사장<br>▼ 교육부 장관, (주)대교 회장<br>▼ 現 (주)대교 고문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국 사람들 중에 기업인만큼 투명한 사람이 없을 거야. 매년 외부인의 감사를 받아야 하잖아.”

기업의 외부감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솔직하긴 해도 그리 환영받을 만한 얘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평소 이런 말을 자주 하고 다닌다.

한국 최초의 기업가형 총장으로 불린 송자(宋梓·72) (주)대교 고문 얘기다. 그는 연세대 총장으로 재임한 1992년부터 4년간 학교발전기금으로 1500억원을 모금했다. 돈을 만지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던 대학 사회의 금기를 깬 것이다. 그는 자유분방하고 솔직하고 과감하다.

연세대 총장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의 반열에 올랐다. 맡은 직책도 많다. 총장, 회장, 이사장, 장관, 고문…. 그 자신은 그중에서도 ‘총장’이란 호칭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대담에서는 ‘송자 총장’이라 칭하기로 했다.

송 총장은 자유분방한 사고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절제된 생활을 한다. 술 담배를 안 하는 것은 물론,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성공한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남들은 벌써 은퇴한 나이에 그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정말로 좋은 고등학교를 만들어 교장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지도자의 자질을 습득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진정한 자유인을 양성하는 학교를 꿈꾸는 것이다.

“나눠주는 부자가 되라”

김정호 총장께선 개인의 자유와 책임, 사유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해오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 자유주의자 중 한 분이신데, 자유주의는 어떻게 습득하신 겁니까.

송 자 종교와 교육, 이 두 가지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주신 능력껏 일하라고 가르칩니다. 또한 감리교 창시자인 요한 웨슬레는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벌 수 있는 한 벌어라, 저축할 수 있는 한 저축해라, 나눠줄 수 있는 만큼 나눠라.’ 그리고 이 세 가지를 항상 반복하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부자가 천당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을, 기독교가 부자를 배척하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부자도 천당에 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합니다. 열심히 일해 부자가 되라, 다만 남에게 나눠주는 부자가 되라는 겁니다.

김정호 조금 뜻밖입니다. 보통 기독교 신자는 사유재산제보다 공동체나 집단주의를 더 강조한다고 생각해왔는데요.

송 자 그런 인상은 기독교에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에서 왔다고 봅니다. 우리네 옛 이야기를 보면 못된 사람의 표상이 놀부이고, 드라마를 봐도 돈 많은 사장이 나쁘게 그려집니다. 돈 잘 버는 사람이나 부자는 늘 나쁜 짓을 하는 것으로 묘사돼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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