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소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박 수석은 그동안 언론의 하마평에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는 인물이다. 박 수석은 이 대통령의 `소망교회 인맥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이 대통령과 가까워진 것은 2002년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인수위원회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후 2004년 서울복지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중용되면서 세종문화회관 객석의 5%를 복지시설 이용자 등 문화소외계층에 무료제공하고 노숙자 자활캠프를 개설하는 등 과감한 복지정책을 추진,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이 같은 인연으로 박 수석은 지난해 12월24일에는 당선인 신분의 이 대통령이 사회복지법인 `선덕원을 방문할 때 동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수석의 청와대 입성에는 숙명여대 총장인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입김이 결정적이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대통령 모교인 고려대 경영학과 이두희 교수가 남편인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 교수는 박 수석의 제자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2월 중순 직접 기자들에게 전화, “같은 자료를 사용해도 방법론과 결론이 다르면 표절이 아니다”라고 변호하는 등 외조에 적극적이다.
박 수석 본인은 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피하고 있다. 논문표절 사건 이후 인수위를 통해 두 차례의 해명자료를 냈을 뿐, 언론과는 직접적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인사가 발표된 지난 2월10일 전화 통화에서 “비서라는 게 조용히 그림자처럼 있어야지, 여러 사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 없다”면서 인터뷰를 사양한 것도 이 같은 ‘거리 두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수석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돼 마음이 무겁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실제로 박 수석은 학계 및 관계에서 부드러운 목소리와 온화한 외모에 비해 업무는 철두철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수석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제자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부터 풀어야 할 숙제다. 박 수석은 연이은 의혹제기에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서울복지재단 대표로 부임할 당시 사회복지계에서 박 수석의 전공이 사회복지가 아니라 아동복지라는 점을 문제 삼아 집단반발한 점도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수석이 복잡다단한 사회갈등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사회정책이라는 것이 복지만을 말하는 게 아니며, 복지는 일부분”이라고 일축했지만, 힘겨운 과제인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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