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호

워런 버핏 주주 서한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투자자들이여, ‘복리 효과’의 매력에 빠져라”

  •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lsggg@miraeasset.com

    입력2008-04-07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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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매년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은 투자자에게 지혜의 보고(寶庫)로 통한다. 서한은 경영 현황 보고 차원을 넘어 다양한 삶의 지혜와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 버핏을 따라 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많았으면 자신의 투자 노하우에 대해 특허 신청까지 했을까.
    워런 버핏 주주 서한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세계 1, 2위 부자인 워런 버핏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오른쪽)이 2007년 5월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브리지 게임을 즐기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인 게이츠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마하를 방문했다.

    세계 1위의 부자, 금세기 최고의 투자자, 세계적인 자선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자본주의 역사상 이런 찬사가 한 사람에게 집중된 예는 없었다. 투자의 천재로 꼽히는 월 스트리트의 전설 피터 린치, 템플턴 펀드 창업자 존 템플턴 경, 헤지펀드 선구자 조지 소로스 등은 뛰어난 투자 실력을 갖추고 사회에 엄청난 금액을 기부했지만 세계 1위 부자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위를 지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나 미국 역사상 최고 부자로 꼽히는 석유왕 존 D. 록펠러는 비즈니스를 통해 부를 쌓았다. 이 때문에 투자가로서 세계 1위 부자에 오른 워런 버핏의 일거수 일투족에 전세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지혜의 寶庫 ‘주주 서한’

    버핏이 매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은 투자자에게 지혜의 보고로 통한다. 버핏 특유의 소박한 유머가 행간마다 숨어 있는 이 서한은 주주들에게 경영 현황을 보고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삶의 지혜와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버핏을 따라 하는 투자자가 워낙 많다 보니 버핏은 자신의 투자 노하우에 대해 특허를 신청하기도 했다. 물론 기각됐지만 말이다.

    지난 2월29일(현지 시간) 발표된 ‘2007년 주주 서한’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간단한 표와 일목요연한 글말고는 시각효과를 노린 도형 하나 없다. 늘 그렇듯이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뒤 투자회사로 바꾸어놓은 1965년부터 현재까지의 수익률 테이블이 이 서한의 맨 앞을 차지한다. 1964년부터 2007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의 누적 수익률(장부가치 기준)은 무려 40만863%였다. 만약 1964년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1000만원어치를 샀다면 지금 그 가치는 4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연평균 수익률은 21.1%. 반면 같은 기간 벤치마크 수익률 혹은 시장 수익률로 불리는 S&P 500지수는 10.3%다. 버핏은 지난 41년 동안 시장 수익률을 10.8%포인트나 초과 달성했다.

    버핏이 주주서한 앞면에서 복리 수익률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버크셔 해서웨이가 걸어온 길을 주주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첫 번째일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확장해보면 장기 투자에서 복리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수익률 테이블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를 41년간 연평균 21.1%로 불려온 투자 결과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투자로 부자가 되는 비결은 장기 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최대한 내 편으로 만드는 데 있다. 버핏은 복리 효과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1540년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을 2만달러에 사들였다. 만일 그가 같은 액수를 세금 공제 후 6%의 수익률에 투자했다면 1964년 무렵 그의 자산은 1000조달러(1,000,000,000,000,000)가 됐을 것이다.”


    “나는 투자가가 아니라 사업 분석가”

    버핏은 투자가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사업분석가로 규정한다.

    “저와 찰리(버핏의 파트너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는 사업분석가입니다. 우리는 시장분석가도, 거시경제 분석가도, 심지어 증권 분석가도 아닙니다.”


    버핏은 단순히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사들이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통째로 사들이는 것이고, 그럴 수 없을 때는 지분의 일부만 매입한다. 하지만 두 가지 방법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버핏은 어떤 회사를 좋아할까. 먼저 그가 올해 주주 서한 보고서에 언급한 비즈니스 종류에 대해 살펴보자. 버핏은 비즈니스를 ‘위대한 비즈니스(The Great business)’ ‘좋은 비즈니스(The Good business)’ ‘최악의 비즈니스(The Gruesome business)’로 구분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비즈니스는 ‘위대한 비즈니스’다.

    “진정으로 위대한 비즈니스는 ‘지속적인 해자(垓字)’를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해자가 있어야 투자 자본에 대해 빼어난 수익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자란 적의 침입에 대비해 성 밖으로 둘러 파놓은 못을 말한다. 버핏은 이미 여러 차례 해자가 있는 비즈니스를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회사를 둘러싸고 있는 해자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를 판단하는 것이 내 첫 번째 관심사다. 물론 성과 해자가 크고, 해자 속에 피라니아(식인 물고기)와 악어가 많으면 더 좋다.”


    그럼 버핏이 말하는 해자란 무엇인가. 주주 서한을 읽어보자.

    “저비용 생산자(게이코, 코스트코)이거나 강력하고 세계적인 브랜드(코카콜라, 질레트, 아멕스)를 소유하는 게 필수다.”


    게이코는 할인 자동차 보험회사이고 코스트코는 할인점이다. 코카콜라, 질레트, 아멕스는 각각 음료, 면도기, 신용카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한 회사들이다. 해자라는 단어에 버핏은 ‘지속적인(enduring)’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버핏은 변화가 심한 비즈니스를 싫어한다. 경쟁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해자라도 자주 다시 만들어야 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해자가 아니라는 게 버핏의 생각이다.

    꿈의 비즈니스 시즈 캔디

    버핏은 위대한 경영자가 경영하는 비즈니스를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 물론 버핏도 위대한 경영자가 회사에서 유력한 자산임을 인정한다. 그런데도 버핏이 ‘CEO 주가’에 공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슈퍼스타 경영자가 좋은 결과를 낳더라도 그것이 곧 위대한 비즈니스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버핏이 생각하는 위대한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올해 주주 서한에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소유한 캔디업체 시즈 캔디를 ‘꿈의 비즈니스’로 꼽았다. 시즈 가족들이 50년 동안 경영한 이 회사는 끊임 없는 현금 흐름을 창출한다. 게다가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반도체나 항공산업과 달리 비즈니스 사이클에 관계없이 이익이 꾸준히 성장할 뿐 아니라 재고 부담도 작다.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할 필요도 없다. 한마디로 강력한 브랜드에 꾸준한 현금흐름,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신규사업을 위해 큰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환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가 이번 주주 서한에서 언급한 최악의 비즈니스는 1989년 투자한 항공업체 US에어다. 버핏은 “최악의 비즈니스는 급격히 성장하고 성장을 위해 커다란 자본이 필요한 반면 돈은 아예 벌지 못하거나 쥐꼬리만큼만 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항공산업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데, 그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는 것이다.

    버핏은 주주 서한에서 지분의 대부분을 갖고 있는 66개 회사와 일부만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을 구분해 정리한다. 물론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든 일부 주식만 사들이든 비즈니스 자체를 사는 마인드로 접근한다. ‘투자항목(Investments)’에 분류된 기업을 보면, 카드회사 아멕스,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 코카콜라, 포스코, 할인점 테스코 등이 눈에 띈다.

    이들 회사의 면면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창업 초기의 기업이 없다는 점이다.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가 1850년에 설립한 웰스 파고 은행과 아멕스, 1837년과 1886년에 설립된 생활용품 업체 P&G와 코카콜라 등이 대표적이다. 버핏은 이를 두고 “초기 기업은 우리의 게임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즉 버핏이 투자 대상으로 선호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나 가격 경쟁력으로 검증된 회사들이다. IPO(기업 공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많은 개인 투자자와 사뭇 다른 투자론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중국의 국영 정유업체 페트로 차이나가 보유 리스트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다. 버핏은 주식을 매입할 때 평생 보유할 생각으로 사들이지만, 적정 가격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면 매도에 나선다. 2002~03년 페트로 차이나 지분 1.3%를 사들인 버핏은 중국 증시 폭등으로 서구의 거대 정유회사들과 비슷한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자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최근 몇 년간 버핏의 투자 리스트를 보면 2000년 이전과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버핏은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실 2000년 이전까지 버핏은 단 한 차례도 해외 기업에 투자한 적이 없다. 가치투자의 오랜 교훈 중 하나는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하라’는 것이다. 모르는 분야는 투자하지 말고 아는 것에만 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버핏은 1990년대 말 기술주들이 급등할 때도 이들 주식을 매입하지 않았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영구 보유 종목’이라 부르는 코카콜라 주식을 산 후엔 코카콜라가 외국 회사가 아니라 미국 회사라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우리는 국제시장, 특히 개발이 덜 된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회사를 좋아한다. (코카콜라의) 사업체 소재지가 애틀랜타가 아니라 런던이나 암스테르담이었더라도 우리가 코카콜라를 매입했을까?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이다. 그러나 코카콜라를 그만큼 좋아했을까? 아마 약간 덜 좋아했을 것이다. 주소지가 영국이었다면 미국이었을 때보다 경영, 세금, 자본가에 대한 태도나 그 밖의 요인 등에 대해 잘 알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 나선 이유

    그런데 버핏은 왜 태도를 바꿔 해외 투자에 나섰을까. 바로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때문이다. 버핏은 2000년 초부터 “재정과 무역수지 적자에서 거대한 불균형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흔히 자국 통화가 약세일 때 이에 대비하는 길은 다른 나라의 통화에 투자하거나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다. 버핏은 철저히 이 원칙을 따랐다. 원화, 캐나다 달러, 유로화 등에 대해 달러화 선물환 계약을 맺었다. 달러화가 약세일 때 수익을 챙기기 위해서다. 지난해는 특히 브라질 레알화에 대한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세계 원자재와 농산물값 폭등으로 철광석과 오렌지, 바이오에너지 원료인 사탕수수 등이 풍부한 브라질 경제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그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경제 원론에 따르면, 달러 대비 레알화의 강세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버핏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2002년 레알화의 달러 대비 가치를 100이라고 하면 지난해말 그 가치는 199까지 올랐다. 다른 모든 통화가 그렇듯 달러 대비 레알화 가치는 매년 올랐고, 달러는 매년 곤두박질쳤다. 브라질 정부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달러 가치를 떠받치고 레알화 가치상승을 막았는데도 그 모양이었다.”


    버핏의 또다른 대응책은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돈을 벌어들이는 해외 기업을 인수하거나 주식을 사는 것이다. 올해 보유종목 리스트에 이런 종목들이 추가되진 않았지만, 버핏은 지속적으로 해외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버핏의 리스트에 편입된 해외 주식은 한국의 포스코, 이스라엘의 공구업체 IMC그룹, 그리고 페트로 차이나다. IMC는 지난해 버핏이 대구를 방문해 공장 견학을 한 대구텍의 모기업으로 세계적인 절삭 공구업체다. 버핏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한 바 있다.

    “IMC지분 인수는 달러화 약세를 완화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보여준다. IMC는 수익을 달러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벌어들이고 있다. IMC를 인수한 것은 더 많은 해외 기업 인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영광스럽게(?) 한국의 포스코도 투자에 까다롭기 그지없는 버핏의 낙점을 받았다.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급등했다. 시장 급등은 늘 사람들을 도취하게 하고, 그것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든다. 역사상 모든 버블에는 이런 도취감이 존재했다. 버핏은 올해 주주서한에서 이 부분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미국의 현재 저축률은 제로(0)다. 미국인은 버는 족족 돈을 다 써버리고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저축률이 낮아진다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 미국인들이 저축률이 제로임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늘린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값 상승에 있다.

    “모든 미국인은 주택가격이 영원히 오를 것으로 믿었다. 집값이 오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므로 채무자의 소득 같은 건 채권자에게 아무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런 잘못된 믿음의 고통을 광범위하게 겪고 있다.”


    잘못된 미신에 대한 경고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혼돈에 빠진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버핏의 냉정한 진단이다.

    주식투자자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충고를 하고 있다.

    미국 증권시장은 1982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1987년의 ‘블랙 먼데이’와 2000년대의 IT(정보통신) 버블이 있었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그래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미국 증권시장 사상 최고의 상승 사이클이었다. 하지만 버핏은 이런 과거가 미래에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미신이라고 얘기한다.

    “이번 한 세기 동안 주식투자를 통해 연 10% 수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2100년까지 다우지수가 2400만까지 오를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버핏도 인간이기에 앞으로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버핏은 합리적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꼭 버핏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전세계 증시를 돌아볼 때 한 국가에서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주가가 오른 예는 발견하기 어렵다.

    2007년 버핏의 주주 서한 보고서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위대한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왜 최악의 비즈니스에 투자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한 버핏의 포트폴리오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늘려야 할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워런 버핏 주주 서한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이상건

    1967년 충남 당진 출생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한국경제TV, ‘이코노미스트’ 금융·재테크 담당기자

    現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이사

    저서 : ‘부자들의 개인도서관’ ‘돈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부자 만드는 경제기사’ ‘현명한 부모는 돈보다 지혜를 상속한다’ ‘부자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가슴 뛰는 기업을 찾아서-이채원의 가치투자’ 등


    기축통화인 달러를 가진 천하의 미국도 건전한 재정과 수지 구조를 갖지 못하면 통화 약세에 처할 수밖에 없고, 결국 이것은 후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가격 상승에 도취해 버는 대로 써버리면서도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 저축 없는 삶을 지켜줄 것이라는 허망한 믿음에 대한 경고 역시 한국의 현실과 무관하게 들리지 않는다.

    주주 서한과 버핏의 각종 인터뷰를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버핏의 인생 철학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버핏은 자신의 성공을 운(運)으로 돌리는 겸손함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 불리던 마쓰시타 고노스케도 자신의 모든 성공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얘기한 바 있다. 대가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겸손함이라는 사실을 버핏에게서 새삼 발견하게 된다. 아울러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해야 한다는 점도 배울 수 있다.

    ‘자신의 일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이것이 버핏의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능력 있고 유쾌한 동료들로부터 다양한 도움을 받아 좋아하는 직업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었다. 매일 매일이 우리에겐 흥분되는 나날이다. 탭댄스를 추면서 일하러 나오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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