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에 등장한 목소리의 주인공 자닌토. 국내 아티스트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그는 의미가 담긴 가사가 아닌 ‘그냥’ 읊조리는 스캣(scat)으로 노래한다. 가사 대신 의미 없는 음절을 리드미컬하게 부른다. 가사는 없지만 신비로운 목소리와 멜로디가 가사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한국의 엔야’라고 불리는 자닌토의 음악은 인간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그가 전하는 선율은 북유럽의 색채가 묻어 있다. 빌 더글러스의 음악 같은 편안함을 주는 그의 음악은 구원의 목소리로 사람을 위로하는 것 같다.
‘자닌토Ⅱ’에 담긴 모든 곡은 자닌토가 작곡·편곡하고 노래한 것이다. 2장으로 구성된 앨범 중 하나는 부드럽고 따스한 곡들로 채웠다. 두 번째 앨범에는 큰 스케일의 격정적인 오케스트라 곡들이 실렸다. 앨범 속지에도 멜로디가 작곡된 배경과 연주하는 이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곡은 첫 트랙 ‘내 생의 저녁’. 이 곡에서는 해질 무렵의 쓸쓸함과 안식이 느껴진다. ‘소풍왈츠’도 따사로운 봄날 꿈을 꾸는 듯한 달콤함을 선사한다. 보컬 없이 피아노와 첼로만으로 연주된 ‘낙원의 산책’은 격정적인 사랑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클래식을 모티프로 아날로그 악기와 디지털 신시사이저가 어우러진 그의 곡들을 다 듣고 나면 과거의 어느 한 세기에 머물다 돌아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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