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기본 얼개는 칵테일 제조를 직업으로 하는 바텐더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황금만능주의에 찌든 세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다. 특히 돈 많은 여자를 통해 단번에 인생역전을 이루고 싶어 하는 남자들의 세속적 욕망과 좌절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한 깨달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영화의 도입부는 막 군복무를 마치고 동료 장병들의 호위 아래 지나가는 뉴욕행 고속버스를 패기만만하게 세워 타는 브라이언 플래니건(Brian Flanagan·톰 크루즈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기쁨과 기대도 잠깐. 브라이언은 특별한 경력과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한 모든 회사에서 거절당한다.

영화 ‘칵테일’
마침내 브라이언과 덕은 그때까지의 인기를 바탕으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엘리트 나이트클럽에서 바텐더 일을 시작한다. “내가 만든 칵테일에 미국이 취한다”고 말할 정도로 브라이언은 칵테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랄이라는 한 도발적인 여자 고객이 등장하면서 묘한 상황이 전개된다. 결국 브라이언과 덕은 고객들 앞에서 싸움을 벌이고 결별하기에 이른다.

영화 ‘칵테일’
덕과 헤어진 브라이언은 돈을 벌기 위해 평소 염두에 두었던 자메이카로 떠난다. 해변가 작은 바에서 바텐더로 기반을 잡아가던 어느 날, 술에 취해 쓰러진 친구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러 온 청순한 모습의 조르단 무니(Jordan Mooney·엘리자베스 슈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조르단과의 데이트 중 브라이언은 칵테일 장식용 미니우산을 보면서 이런 걸 만드는 사람은 큰돈을 벌 것이라며 부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다.
자메이카로 온 지 2년, 뜻밖에 덕이 브라이언 앞에 등장한다. 소원대로 돈 많은 여자를 만나 결혼해 신혼여행을 온 것이다. 덕은 브라이언을 ‘항상 가난하고 어리석은 여자만 만나는 못난이’라고 놀리면서 자극한다. 이에 약이 오른 브라이언은, 바 손님 중에 돈 많고 나이 든 여자를 유혹해보겠느냐는 덕의 내기 제안을 수락한다. 결국 유혹에는 성공하지만, 우연히 이를 지켜본 조르단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뉴욕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 후 브라이언도 뉴욕으로 돌아와 그 돈 많은 여자와 동거하며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아보려 했으나 이런 관계가 늘 그러하듯 사소한 일을 계기로 결별한다. 브라이언은 후회하면서 조르단을 찾지만, 그녀는 여전히 냉정하기만 하다. 그러나 조르단은 브라이언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대부호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조르단의 집을 찾아간 브라이언에게 조르단의 아버지는 1만달러짜리 수표를 내주면서 더는 딸을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브라이언은 수표를 찢어버리고 나온다.
조르단의 집을 나온 브라이언은 그날 밤 고급 사교클럽을 운영하는 덕을 찾아간다. 그날 그가 확인한 것은 덕이 겉보기와 달리 막대한 사업 빚과 방탕한 아내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날 브라이언이 다시 찾아갔을 때, 덕은 술병 유리조각으로 손목 동맥을 끊고 자살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