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 하순, 서울 왕십리의 한 카페. 눈이 부시도록 푸른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나타나자 주위가 소란스러워진다. 뽀얀 피부가 코발트빛 원피스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며 그의 얼굴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배우 박진희(34)다.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그를 찍느라 바쁘다. 서빙을 하던 아르바이트생도 어디선가 종이를 가져와 사인을 청한다. 팬들의 그런 관심이 귀찮을 법도 한데, 박진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일일이 응대한다. 옆에 서 있는 기자에게 미안했는지 깍듯이 양해를 구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그 바람에 사진 촬영이 다소 지체됐지만 분위기는 자연스레 화기애애해졌다. 박진희는 군중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포즈를 취했다. 날렵하게 뻗은 다리와 잘록한 허리 라인이 섹시하면서도 요염한 느낌을 자아낸다. 멀찍이서 숨죽이고 지켜보던 군중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드라마 ‘쩐의 전쟁’과 ‘자이언트’에서 의롭고 당찬 캐릭터로 사랑받은 그는 새 영화 ‘청포도사탕’으로 또 다른 연기 변신을 꿈꾼다. 9월 6일 개봉한 ‘청포도사탕’은 우정과 질투 사이에서 번민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