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호

아름다운재단 2기 출범 선언 예종석 이사장

  • 글·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2012-09-21 18:4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름다운재단 2기 출범 선언 예종석 이사장
    “기부는 보수·진보 구도로 이분화된 우리 사회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좌우가 따로 있겠습니까. 기부야말로 압축 성장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사회 양극화를 갈등 없이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어요.”

    지난 8월 아름다운재단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예종석(59)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부 예찬론자다. 2000년 재단 창립 당시 정책자문단장을 지낸 그는 2004년 재단 부설 기부문화연구소를 설립해 초대 소장을 맡았다. 작은 기부도 꾸준히 실천해왔다. 선진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한국의 기부문화를 비교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등 여러 권의 책을 내면서 인세를 전액 재단에 기부한 것도 그중 하나다. 예 이사장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께 기부의 가치에 대해 배웠다.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내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예 이사장의 부친은 6, 7, 10대 국회의원을 지낸 예춘호(芮春浩·85) 씨.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다 구속·수감 등의 고초를 겪은 인물이다. 예 이사장에 따르면 예 씨는 1960년대에 사재를 털어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도서관을 세웠다. 이후 정권의 탄압 때문에 도서관 운영이 난관에 부딪히자 건물을 팔아 그 돈으로 장학재단인 영도육영회를 만들었다. 이 재단을 지금은 예 이사장이 맡아 장학사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90% 이상이 기부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도 ‘기부는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저는 ‘다액 소수 기부’가 아닌, ‘소액 다수 기부’풍토를 다지고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현재 재단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 연도별 모금액이 2007년 138억 원을 정점으로 하락해 지난해에는 88억 8000만 원에 그쳤다.



    “그 사이에 관련 단체가 많이 생겼어요. 그중에는 ‘세이브 더 칠드런’ ‘푸르메재단’처럼 재단의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한 분야 사업에 주력함으로써 단기간에 크게 성장한 곳이 많습니다. 반면 우리 재단은 사회 전반의 기부문화 확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느라 ‘왜 꼭 우리에게 기부해야 하는가’를 내세우지 않았죠.”

    예 이사장은 “이제는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재단의 위상에 맞는 모금과 사업 운영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우선은 ‘아름다운재단’ 하면 바로 떠오르는 사업을 만들 생각이다. 또 경영학 교수로서 전문성을 살려 재단 살림도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꾸릴 것”이라고 했다. 재단이 ‘제2의 도약’ 이후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궁금해진다.



    He & She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