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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비선조직이 흔든 서울교육 잘못 바로잡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 최예나│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yena@donga.com

“곽노현 비선조직이 흔든 서울교육 잘못 바로잡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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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무조건 확대 힘들어

▼ 곽 전 교육감이 임기 내 300곳을 지정하기로 했던 혁신학교는 어떻게 되는 건가.

“이미 지정된 61개교는 손대기 어렵다. 하지만 신규 지정은 새로운 교육감이 결정할 일이다. 만약 새 교육감이 12월 말에 내년 상반기 혁신학교를 지정하겠다고 결정하면, 추경을 짜거나 다른 예산을 돌려서 지원해주면 된다.”

▼ 혁신학교가 특혜 받고 있다는 지적을 한 적이 있다.

“한 학교가 연간 최대 2억 원을 지원받는 데 대한 문제를 언급한 것이다. 평균 1억5000만 원씩이다. 교육청의 예산 상황이나 운영비 지원을 받지 않는 다른 학교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과도하다. 하지만 지원금 조정은 새 교육감이 할 일이다. 요즘 혁신학교 중간 평가기간인데 실태를 제대로 보라고는 지시했다. 쓴 비용만큼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고교선택제 강행 막아

서울지역 중학생은 2010학년도부터 거주지 인근 학교에 강제 배정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골라 간다. 고교선택제 덕분이다. 그러나 곽 전 교육감은 후보 시절부터 고교선택제에 부정적이었다. 선호학교와 비선호학교 간의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이유였다. 지난해 12월 시교육청은 곽 전 교육감이 구속된 가운데 고교선택제 개편안을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이 권한대행에 부딪혔다.

▼ 발표를 연기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고교 배정 방식을 바꾸는 중대한 발표를 하면서 시뮬레이션 한번 해보지 않았더라. 무언가에 쫓기듯 일을 추진하는 것 같았다. 모의배정을 통해 개편안을 검증해본 뒤 확정 발표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 결국 3월에 곽 전 교육감은 고교선택제를 수정 혹은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1년 유보하기로 했다. 내년 중학교 3학년은 어떻게 되는 건가.

“고교선택제 존속 여부는 새 교육감이 결정해야 한다. 내년 중학교 3학년의 고교 입학전형 방법은 늦어도 3월까지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건 아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고교선택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내가 장학사 시절 고교 배정 업무를 맡았는데, 강제배정 결과가 발표되면 2~3일씩 강당에서 학부모들 항의에 시달렸다. 하지만 고교선택제가 도입된 뒤 80% 이상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면서 민원도 거의 사라졌다. 학교 서열화의 근거도 없다. 어떤 교육감이 되든지 고교선택제를 바꿀 거라면 잘 생각해봐야 한다. 진영 논리로 결정하면 큰 우(愚)를 범할 수 있다.”

곽 전 교육감은 취임 초기부터 교과부와 사사건건 대립구도를 보였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시행 여부, 체벌 금지,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진보 교육감들은 지난해 1월 18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끝난 뒤 갑자기 성명서를 읽었다. ‘교과부는 경기와 강원 지역의 고교평준화를 유보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 참석한 자리였다.

교과부 대변인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이 권한대행은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그는 “장관이 시도교육감협의회에 격려차, 또 소통하자며 온 자리였는데 이상했다”고 말했다.

▼ 진보 교육감들이 ‘교육청 대 교과부’ 구도를 만든 데 대한 생각은….

“교육감들의 가치관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교육청이 더 많다. 무조건 중앙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건 잘못됐다. 일단 정부가 법으로 시행하면 따르고, 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개선안을 건의하는 식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서로 다른 지시를 내리면 학교 현장만 혼란스러워진다.”

“곽, 열정 있지만 너무 서둘러”

▼ 교과부에 있을 때 지켜본 곽 교육감은 어떤 인물이었나.

“정책을 실현할 때 주변 의견을 좀 더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너무 서두르는 느낌이었다. 교육청 직원들로부터 ‘이거 해라, 저거 해라가 너무 많다. 차라리 학교로 나가고 싶다’는 불만을 많이 들었다.”

▼ 실제로 9개월간 함께 일하며 지켜보니 어떻던가.

“교육에 대한 열정은 대단한 분이었다. 결과야 어떻든 ‘혁신’이라는 걸 내세워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정책을 공식계선조직이 아닌 비선인 참모 라인에서 결정하는 건 문제였다. 비서들과 자문위원들이 교육청에 있는 실국장이나 과장보다 서울 교육을 잘 아는지 난 동의할 수 없었다. 그건 곽 전 교육감이 없을 때도 있을 때도 늘 불편했다.”

곽 전 교육감은 선거캠프와 취임준비위원회에서 일했던 인사를 다수 비서와 자문위원에 앉혔다. 이들은 교육청에서 곽 전 교육감의 최측근으로 사실상 행정을 쥐락펴락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진보성향 의원들은 이 권한대행을 질책했다. “회의에서 비서들을 배제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이에 대해 묻자 이 권한대행이 답했다. “그들은 곽 전 교육감을 보좌하는 사람들이고, 나는 우리 직원들의 보좌가 필요했다. 모든 정책은 정상적인 행정 라인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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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동아일보 교육복지부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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