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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국방개혁을 고발한다 <中> 공군

지휘통일 원칙 무시하고 ‘샴쌍둥이 군대’ 만드나?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지휘통일 원칙 무시하고 ‘샴쌍둥이 군대’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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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통일 원칙 무시하고 ‘샴쌍둥이 군대’ 만드나?

성남기지의 주활주로 방향은 건설 중인 롯데월드타워(오른쪽 호수 위 빈 땅)와 떨어져 있지만, 주활주로에서 이륙한 비행기에서 보면 바로 곁인 양 가까이 있다. 부활주로는 롯데월드타워와 더 가까이 있어,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사실상 폐쇄해야 한다.

성남기지에는 두 개 활주로가 있다. 평소에는 주활주로만 쓴다. 부활주로는 유사시에만 쓰게 돼 있다. 그런데 롯데그룹이 부활주로의 연장선 옆에 100층이 넘는 롯데월드타워를 짓고자 했다. 공군은 유사시 부활주로를 써야 하므로 40층 이하로 지으라고 했으나 롯데는 굽히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친북’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롯데월드타워 건설에 대해서는 공군 작전에 영향을 준다며 끝까지 허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이를 허가하려고 했다. 김은기 총장 등 공군 수뇌부가 반대하자 이명박 정부는 김 총장을 퇴진시키고 이계훈 씨를 총장에 임명해 밀어붙였다. 이 총장의 공군본부는 부활주로의 방향을 틀어 롯데월드타워 허가에 동의했다.

그런데 문제는 방향을 틀었다 해도 부활주로에는 어떠한 비행기도 내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롯데월드타워가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조종사가 자칫 조작 실수를 하거나 강력한 바람이 불면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롯데월드타워에 충돌할 수 있다. 그래서 이륙용으로만 사용하게 했다. 그런데 그냥 이륙하는 게 아니라, 이륙 순간 롯데월드타워 반대쪽(오른쪽)으로 최대한 꺾어 날아가도록 했다.

대못 박은 이명박 정부

성남기지에는 수송기와 정찰기 등 덩치 큰 공군기를 운용하는 혼성비행단이 주둔한다. 큰 비행기는 양쪽 날개에 엔진을 달고 있기 때문에 왼쪽의 엔진이 꺼지면 비행기 몸체가 왼쪽으로 회전해 롯데월드타워와 충돌할 수 있다. 이런 사고 사례가 있어 공군은 공항 주변엔 고층 건물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인데, 이명박 정부는 공군의 건의를 무시했다. 안보와 안전을 위협하는 쪽으로 역주행을 한 것이다.



공군의 정신 개혁은 절실한 주제다. 표적정보 문제도 공군이 의식을 바꾸면 얼마든지 강화할 수 있다. 한국은 인적정보(HUMINT)와 신호정보(SIGINT), 영상정보(IMINT) 등에는 상당한 투자를 했으나 표적정보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미군 것을 받아 쓰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군은 표적정보를 담당하는 전술정보전대를 한미연합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운영하는 아리랑-3호와 3A호, 조만간 발사할 5호 위성에는 첨단 관측장비가 탑재된다. 이 위성들의 능력은 10여 년 전 미 공군이 운용했던 정찰위성만큼 뛰어나다. 지난 10월 7일 한미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한국은 고고도 무인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10월 10일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한국 상공을 지나는 인공위성을 추적 감시하는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시스템(SLR)’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를 활용하면 공군은 한국형 표적정보를 발전시킬 수 있다.

지금 한국 공군이 갖춰야 할 조직은 전략사령부(가칭)이다. 이 사령부는 전술정보전대와 육군의 유도탄사, 공군의 방공포병사령부(방포사)를 합치고, 우주비행단을 창설하는 식으로 만들 수 있다. 유도탄사를 끌어들이는 이유는 유도탄 공격 지역이 공군기가 작전하는 지역과 겹치기 때문이다.

한미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유도탄사는 사거리 800km의 지대지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육군에는 이렇게 먼 거리에서 싸우는 부대가 없다. 육군 제대 가운데 가장 큰 군단은 작전종심(縱深)을 150km로 잡고 있다. 그러나 군단이 보유한 무기 가운데 공격 거리가 가장 긴 것은 사거리 40km의 K-9 자주포다. 차기 MLRS(다련장 로켓)가 배치돼야 60km떨어진 표적을 때릴 수 있다.

기동부대는 화력의 지원 범위 안에서 진격하기 때문에 군단의 실질적인 작전 종심은 60km다. 최대 100km를 넘기는 어렵다. 전선에는 아군과 적군이 밀집해 있는데, 그곳을 ‘강력한 화력’을 가진 공군기로 공격하면 아군이 희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군은 육군 작전종심 밖에서 작전한다. 그곳이 전선에서 100km쯤 떨어진 곳인데, 이 선을 전문용어로 ‘전방전투지경선(FB)’이라고 한다.

전략사 창설 필요

전방전투지경선 밖을 공군과 유도탄사가 함께 공격하면 같은 목표를 양쪽에서 때리는 중복 사격이 일어날 수 있다. 유도탄이 날아가는 공역에 우리 공군기도 비행하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사태를 피하려면 유도탄사를 공군으로 보내 전방전투지경선 너머의 작전은 공군이 총괄 지휘하게 해야 한다.

유사시 한국이 직면할 최대 위협은 북한의 미사일 기습 사격이다. 이를 막는 부대가 방포사다. 그러나 방포사는 침투한 북한기는 격추해도 북한 미사일은 요격하지 못한다. 미사일을 잡는 미사일인 PAC-3(개량형 패트리어트)가 없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는 PAC-3를 도입하면 미국이 추진하는 TMD(미사일 방어)체제에 가입하게 되고 대화에 응하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며 PAC-3 도입을 무산시켰다. 그때도 공군은 순응했다.

공군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전투기 조종사 제일주의’다. 새 전투기를 도입하는 제3차 FX사업은 적극 추진해도 다른 무기 도입에는 건성으로 대한다. 유사시 한국군이 북진하면 방포사 부대도 따라서 이동해야 한다. 방포사가 북진하면 그만큼 북한 공군기의 작전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방포사는 중요한 전력인데도 전투기 제일주의의 공군은 이들을 ‘2등 공군’으로 여기고 있다.

적은 인공위성으로 한국군을 감시 정찰할 수 있다. 따라서 유사시 한국 상공을 지나는 적 정찰위성을 찾아내 격추시켜야 한다. 그 시작이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인공위성 레이저 추적시스템’이 될 수 있다. 우주를 감시해야 위성을 격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위성요격기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 위성 감시에서 시작해 위성 요격으로 발전할 우주비행단을 만들어 우주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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