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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 현장을 가다 | 한국조폐공사 윤영대 사장

“화폐 한류로 보안시장 글로벌 리더 될 터”

‘대한민국 화폐박람회’주최…10년 안에 매출 1조 원 달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화폐 한류로 보안시장 글로벌 리더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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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는 최첨단 위·변조방지 요소가 적용되는 과학적 측면과 함께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문화예술적 측면이 담겨 있는 매우 특별한 상품입니다. 대체로 기술력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들이 외국에서 화폐를 만들어오는데,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에 매우 민감합니다. 더욱이 그런 나라들의 화폐시장은 이미 영국, 독일 등 메이저급 조폐기업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시장에 신규 진입할 경쟁력을 갖춘다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 그럼에도 올해 큰 성과를 냈다면서요.

“올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 실적 131억 원보다 3배가량 높은 397억원으로 잡았어요. 그런데 8월 말에 벌써 247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연말에는 470여억 원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공사 최초로 5000만 달러 수출탑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 단기간에 높은 수출 실적을 올린 비결이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말 수출전담부서를 확대 개편하고 공사 61년 역사상 최초로 해외사업이사를 외부 공모를 통해 선발한 게 주효했다고 봐요. ‘새로운 시장 개척’을 구호로만 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실적을 낼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중요하지요. 해외입찰 정보를 재빨리 입수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잠재적 수출 대상 국가들에 대해 전방위적 프리마케팅(pre-marketing) 활동을 벌인 것도 효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화폐 외에도 자체 위·변조방지 요소가 들어간 은행권용지, 수표용지를 비롯해 특수보안잉크 등 화폐 제조의 원재료가 되는 것들도 수출하고 있고, 국가 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전자여권과 국가신분증 등과 같은 ID사업 분야에도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 사장 자신도 세일즈맨이 되어 여러 차례 해외를 뛰어다녔다. 지난봄에는 인접국가에 출장 간 김에 82억 원 상당의 은행권용지 추가 발주를 따냈다. 조폐공사의 자회사가 있는 우즈베키스탄에 갔을 때에는 정부 관계자와 협상을 벌여 은행권용지의 원료인 면 펄프를 특혜가격으로 공급받기로 확약받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세계 최대 면화생산국입니다. 면화는 은행권용지 제조의 주 원료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중요하죠. 그곳에 2010년 자회사 GKD(Global KOMSCO Daewoo)를 세운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설립 당시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면화를 특혜가격으로 받기로 약속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어요. 그것을 내가 그 나라 장관들과 재협상해서 더 좋은 조건으로 약속을 소생시켰습니다. 직원들 말로는 그로 인해 회사가 얻을 이득이 260억 원 정도 된다고 하더군요.”

▼ 해외 수출에서 조폐공사가 가진 강점이 있다면.

“은행권용지와 특수보안잉크의 제조에서 화폐인쇄까지 화폐 제조의 전 과정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종합 조폐기관은 전 세계에서 서너 곳밖에 안 됩니다. 우리 공사가 그중 하나이고요. 해외에서 수주경쟁을 벌일 때 이런 점이 강점이 될 수 있죠. 특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IT) 분야 세계 강국이기 때문에 국가신분증 사업 등 ID 분야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봅니다. 포괄적으로는 최근 각 부문에서 일고 있는 한류(韓流) 바람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겠죠. 우리의 높은 기술력과 함께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이 보다 높아진다면 세계적으로 화폐 한류바람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화폐산업 인식 바꿀 화폐박람회

“화폐 한류로 보안시장 글로벌 리더 될 터”

화폐 위·변조방지기술에 대해 연구원의 설명을 듣는 윤영대 사장.

윤영대 사장이 들려준 화폐의 이면에 담긴 이런저런 얘기들은 꽤 흥미로웠다. 1970년대 우리나라 조폐기술이 아직 일천했던 시절 외국에서 만들어온 5000원 권 디자인에 이율곡 선생의 얼굴이 외국인처럼 나왔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조폐공사의 각종 위·변조방지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구상, 나라의 풍토와 문화에 따라 화폐용지 재료가 다르고 디자인 소재도 달라진다는 얘기를 듣다보니 우리가 늘 지갑에 넣고 다니는 돈에 대해 모르는 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화폐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싶다면 10월 말 조폐공사가 개최하는 대한민국 화폐박람회(KMF)를 보러 오라”고 권했다.

이번 화폐박람회는 ‘돈 이야기 :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세계 12개국에서 40여 개 기관이 참여해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보안기술 관련 국제회의도 함께 열린다. 동서양 화폐 3000년전(展), 화폐수집 우수작품전 등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지폐와 동전 모형 만들기, 돈뭉치 실감하기 등 체험 프로그램, 희귀화폐 옥션 및 화폐수집 강좌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외국에서는 화폐박람회가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매년 2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화폐박람회(WMF)가 대표적인 예인데, 전 세계 조폐기관 관계자뿐 아니라 화폐 딜러들, 컬렉터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비즈니스 활동을 하지요. 이번 화폐박람회가 화폐산업에 대한 국민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 화폐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가 왜 중요합니까?

“일반적으로 화폐라고 하면 지불수단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화폐에는 산업적 측면도 있어요. 예를 들어 기념화폐에는 문화·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희소성이 있어서 오래 소장할수록 가치가 올라갑니다. 외국에서 기념주화를 많이 발행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자국 내 수집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외국 수집가를 위해서 발행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안도라 공화국이라는 조그만 나라도 연간 10여 종의 기념주화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서방 선진국은 물론이고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그럴까요? 외국에 팔기 위해서입니다. 즉, 이제는 화폐도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도 이 같은 인식의 전환을 통해 기념화폐(기념주화+기념은행권)를 많이 만들어 해외에 팔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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