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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르포 | 재건사업 박차 이라크를 가다

포탄도 두려워 않는 ‘기업가 정신’ 이라크 사막에 ‘건설 코리아’ 심는다

8조 원 大役事 한화건설 비스마야 건설현장

  • 비스마야=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포탄도 두려워 않는 ‘기업가 정신’ 이라크 사막에 ‘건설 코리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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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도 두려워 않는 ‘기업가 정신’ 이라크 사막에 ‘건설 코리아’ 심는다

2012년 11월 11일 바그다드 세일즈 센터 개소식에서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왼쪽)과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2년 12월 11일 오전 6시 비스마야 한화건설 캠프. 1977년생 동갑내기인 조동성, 이지형 매니저(한화건설은 직책이 팀장/매니저로 단순화돼 있다)가 아침밥을 먹고 있다. 45명의 직원이 이곳에서 일한다.

캠프는 티월(T-wall)이라고 불리는 콘크리트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캠프는 직사각형 형태인데 꼭짓점에 경계탑이 세워져 있다. 경비업체 직원이 AK-47 소총을 들고 사방을 경계한다. 이라크 경찰이 캠프 외곽을 24시간 감시한다. 12월 초 캠프를 경비하는 경찰이 단골로 찾던 인근 식당에서 폭탄이 터졌다.

2012년 7월 현지에 부임한 조, 이 매니저는 캠프에서 바그다드 시내의 세일즈 센터로 출퇴근한다. 국가투자위원회의 아파트 청약 및 계약 업무를 지원하는 것. 세일즈 센터로 가는 길은 고되다. 5, 6곳의 검문소를 지나야 한다. 테러 위험 탓에 출근하다 되돌아오는 일도 이따금 생긴다. 무장 경호원이 탑승한 방탄차에 방탄조끼를 입고 탑승해 경호 받으면서 이동한다. 이라크의 치안 상황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장갑차를 앞세우고 무장경호 차량이 뒤를 잇는 형식으로 겹겹의 호위를 받았다.

조 매니저는 “어깨가 무거워요. 회사 역사상 이런 대규모 공사는 처음입니다. 두고두고 자산이 될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무겁게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개월마다 4000가구씩 완공



두 매니저가 숙식하는 곳은 임시캠프다. 한화건설은 2만6000명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메인캠프를 짓고 있다. 집 짓는 사람이 살 집을 짓는 것.

메인캠프 건설현장은 터 닦기 공사가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건물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 메인캠프는 여의도(88만 평)보다 넓은 100만 평에 달한다. 주거 및 오피스용 건물 120동이 들어선다. 발전소, 정수장, 하수처리장, 체육·위락시설을 갖춘 ‘도시’다. 김상수 상무(비스마야 신도시 토목담당)가 웃으면서 묻는다.

“끝이 보입니까? 캠프를 한바퀴 돌면 7㎞가 넘어요. 외국인 근로자 2만여 명과 1000명 넘는 한국인이 머물 곳입니다. 작은 신도시를 짓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자동차를 타고 둘러본 비스마야 전체 부지는 ‘광활하다’는 단어 외엔 다른 낱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육안으로는 부지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8개 지구 58개 단지에 10층 아파트 839개 동이 들어선다.

메인캠프는 2014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완공된다. 임시캠프는 2013년 초 메인캠프로 이동한다. 캠프 완공 후 아파트 공사에 들어가 2018년까지 50개월에 걸쳐 두 달마다 4000가구(잠실 3단지 규모)의 아파트를 공급한다.

2개월에 4000가구씩 아파트를 완공하는 비결은 PC(Precast Concrete) 공법에 있다. 기둥 보 슬래브 벽 등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현장으로 운반·설치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짓는 것. 레고 블록 조립하듯 아파트를 짓는다고 여기면 된다. 대량생산 표준화가 가능해 원가절감 및 공기(工期)단축에 유리하다. 메인캠프에 건설될 PC공장에선 매일 8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자재를 생산한다.

이라크 정부는 한화건설이 2018년 이후에도 PC공장 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앞으로 이라크에서 수주할 공사 때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부자재를 사용하거나 외국 업체에 부자재를 납품할 수 있는 것.

군대 닮은 캠프 일상

비스마야 캠프의 하루하루는 군대생활이나 다름없다. 오전 6시, 정오, 오후 6시에 식사를 한다. 오전 6시 50분 전 직원이 ‘국민체조’를 함께 한 후 업무를 시작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 6일 일한다. “현장은 기강이 서 있어야 한다”고 김상수 상무가 말했다.

직원들은 테러 위험 탓에 캠프와 현장 외엔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군대에서 이발병을 한 직원이 동료의 머리칼을 잘라준다. 수염이 덥수룩한 이가 많다.

신도시 건설현장의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진다. 이라크인 요리사가 양고기를 굽는다. 한 직원이 “삼겹살이 먹고 싶다”면서 웃는다. 쌀쌀하다. 영상 7도. 소주 한잔이 생각나는 밤이다. 이곳에선 돼지고기와 술을 구하기 어렵다. ‘주말’인 목요일마다 터키 맥주 ‘에페스’ 두 캔씩을 직원에게 배급한다. 이슬람 국가에선 금요일이 쉬는 날이다.

60만 명이 거주하는 2018년의 비스마야는 어떤 모습일까? 이라크가 전쟁의 상흔을 씻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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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야=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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