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이지신장도의 뱀이 춤추는 형상.
먼저 천간(天干)을 보자.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열 개의 천간은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과 만나 갑은 양목(陽木), 을은 음목(陰木)처럼 나름의 성질을 갖는다. 이에 따르면 계는 음수(陰水)가 된다. 수(水)는 오행 가운데 듣는 성질을 주관해, 필자는 수(水)를 ‘귀얼’이라고 부른다. 또한 계는 방향으로는 북쪽, 색으로는 흑색이며, 몸과 마음 중 마음에 해당한다.
다음은 지지(地支) 차례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12지지 가운데 사(巳)는 뱀으로, 음양오행과 만나면 음화(陰火)의 성질을 갖는다. 화(火)는 5행 중 말하는 정신을 주관해, 필자는 이를 ‘혀얼’이라 부른다. 사(巳)는 또 방향으로는 남쪽, 색으로는 붉은색이며, 몸과 마음 중 몸에 해당한다.
智와 禮의 조화
이렇게 풀어 보면 검은 뱀의 해, 즉 ‘흑사년(黑巳年)’인 2013년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맞붙는 형국임을 알 수 있다. 하늘은 음수(陰水), 땅은 음화(陰火)이니 물과 불이 충돌하며, 오행의 측면에서도 귀와 혀가 마주한다. 이런 해에는 물불(水火) 가리지 않는 막장 대화법이 절대 금물이다. 듣고 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해이므로 먼저 듣고 나중에 말하고, 두 번 듣고 한 번 말하는 신중함을 지켜야 한다. 화(火)기운과 수(水)기운이 대치하는 만큼 작은 불씨를 섣불리 다루거나 물 한 방울을 함부로 다루는 것이 큰 화를 자초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계사년의 또 다른 특성은 물과 불, 즉 천기(天氣)와 지기(地氣)의 변환에 따라 음(陰)과 양(陽)이 변화한다는 점이다. 양(陽)이 음(陰)이 되고 음(陰)이 양(陽)이 된다. 한마디로 변덕이 죽 끓듯 하고 ‘도 아니면 모’가 되는 편차가 매우 심하다. 길흉화복(吉凶禍福)이 들고난다. 따라서 계사년에는 무심코 저지른 작은 행동이 길흉(吉凶)을 불러들이고, 활용과 절제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린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야 한다. 달리 말해 절제해야 하는 해(年)라고 할 수 있다. 팔이 다리를 무시하지 않고, 머리가 엉덩이를 구박하지 않고, 심장(心臟)이 신장(腎臟)을 괴롭히지 않으면서 한몸을 이룬 몸(땅)의 소리를 겸허하게 들어야 한다.
계(癸)의 속성은 지(智)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 천간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끊임없이 학문을 닦는다.

서울역광장에서 한 노숙인이 추위에 떨며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 계사년에는 사회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검은 뱀’ 즉 흑사(黑巳)는 생명 탄생, 치유의 힘, 지혜, 예언 능력 등을 상징한다. 이러한 뱀(巳)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예(禮)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계사년(癸巳年)에는 몸(땅)에서 예(禮)를 완성해 마음(하늘)의 지(智)를 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와 예가 만나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또 2013년 계사년을 인체로 보면 신장(腎臟)과 소장(小腸)의 해(年)다. 그러므로 여느 해보다 설거지, 하수도 역할, 걸러냄, 저장, 소화, 배설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탈이 없다. 다음은 분야별로 전망을 해본다.
정치-조용할 날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상정을 놓고 여야가 극한 갈등을 빚던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 문을 한 야당 보좌관이 망치로 부수고 있다. 2013년 새해에도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국운의 상승 곡선은 2011년에 끝났다. 2012년부터 완만하게 내려가는 추세다. 그나마 2012년 베네치아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 말춤으로 세계를 들썩하게 만든 싸이, 피겨스케이팅의 여왕 김연아, 세계 수영의 영웅 박태환, 세계 만방에 한국을 빛낸 수많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K팝·한류열풍 등을 이끈 장한 젊은이들 덕분에 국운(國運)을 이어왔다. 반면 정치권은 패거리를 지어 분열을 일으키고 갈등과 대립을 지으며 국운을 갉아먹었다. 천만다행 하늘이 도우사 각 분야에서 활약한 젊은이들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권력을 좇는 자들이 저지른 짓을 보면 나라가 망해도 열 번은 더 망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