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11월 6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 회의실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석채 KT 회장, 염태영 수원시장(왼쪽부터)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장일치 형식으로 10구단 창단 추진을 승인했지만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때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12월 11일은 한국 프로야구의 ‘생일’이다. 1981년 이날 프로야구 창립총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KBO는 이를 기념해 매년 이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연다. 다른 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것은 1999년이 유일하다.
롯데가 10구단 반대 앞장
1981년 프로야구 창립총회는 애초 5개 구단이 참여한 가운데 11월에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홀수 구단으로는 일정 편성이 어렵다는 논리가 힘을 얻으면서 미뤄졌다. 다행히 6번째 구단 주체로 삼미가 나서면서 12월 3일에 총회를 열기로 했지만 재차 연기됐다. 부산을 연고 삼아 출범하기로 했던 롯데가 인구가 많은 서울을 연고로 하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막후 작업 끝에 결국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6개 구단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연고지를 확정하고 정관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10구단 창단 과정도 쉽지 않았다. 사실 10구단은 2011년 1월 11일 KBO 이사회가 “9번째 구단이 리그에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고 선언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홀수 구단의 부작용은 누구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를 포함한 일부 구단의 반대로 10번째 구단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이사회에서 번번이 결론을 내지 못했다.
6월 임시 이사회 당시 롯데, 삼성 등의 반대 속에 표결조차 시도하지 못했던 분위기는 대기업인 KT와 부영이 각각 수원과 전북을 파트너로 삼아 10구단을 창단하겠다고 나서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매년 300억 원 이상을 써야 하는 프로야구는 중견기업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논리를 내세워 10구단을 반대했던 몇몇 구단이 더는 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2013년 시즌 일정이 나오면서 홀수 구단 체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난 것도 반대 구단의 입지를 좁게 했다.
프로야구 선수협회의 단체행동도 10구단 창단에 힘을 실었다. 7월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연말까지 10구단 창단 관련 움직임을 구체화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던 선수협회는 10구단 창단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6일 총회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향후 전지훈련과 2013년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그리고 2013년 정규시즌까지 보이콧할 수 있다고 KBO와 각 구단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양해영 KBO 총장은 “선수협회가 약속했던 연말이 되기 전에 시상식을 보이콧해 당혹스러웠다. 10구단은 선수협회에 떠밀려 결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12월 초부터 긍정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