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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르포|재건사업 박차 이라크를 가다 Ⅱ

풍부한 오일 달러로 재건 삽 삼엄한 경비…외국인 테러 全無

미군 철수 이후 국내 언론 최초 바그다드 입성

  • 바그다드=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풍부한 오일 달러로 재건 삽 삼엄한 경비…외국인 테러 全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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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오일 달러로 재건 삽 삼엄한 경비…외국인 테러 全無
2007년 이후 테러 발생 횟수와 희생자 수가 빠르게 줄고는 있으나 바그다드는 여전히 위험한 도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 기업 임직원들이 막 재건의 삽을 뜨기 시작한 이라크 시장을 탐색하고자 바그다드를 찾는 터라 경호업이 활황이다. 바그다드에서 고용 창출이 가장 활성화한 분야가 경호 비즈니스다.

알리 무히 씨(42)는 한 경호업체에서 팀장으로 일한다. 1개 팀은 방탄차량 6대와 경호원 12명으로 이뤄져 있다. 그가 일하는 회사는 10개 팀을 운영한다.

“바그다드 시내에서 2주일 전 작은 폭탄이 터졌는데, 우리가 잘 안내해 고객이 다치지 않았다. 순수 이라크 경호회사와 외국 합작 형태의 경호회사가 있다. 우리 같은 이라크 회사가 실력이 더 뛰어나다.”

무히 씨는 고객을 경호할 때 방탄차량 2대를 투입한다. 차량이 고장나거나 피격되는 경우에 대비한 것. 차량마다 2명의 무장경호원이 탑승한다. 방탄장비를 갖춘 SUV 측면 유리창에 총알자국 하나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총알은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머리를 향했던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피격을 당했다. 방탄유리 덕에 고객은 다치지 않았다.”



무히 씨의 팀원 한 명이 2008년 바그다드의 한 검문소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찍은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준다. 테러리스트가 주변에 보이는 모든 사람을 총으로 쏘는 화면이다.

“과거의 바그다드는 이렇듯 무서운 곳이었다. 지금은 생각보다 안전하다.”

주요 도로에는 1~2㎞ 간격으로 군과 경찰의 장갑차가 서 있다. 또한 경계탑을 세워놓고 도로를 감시한다. 부유층 거주지엔 어김없이 티월이 설치돼 있다. 경찰이 부촌(富村) 입구에서 검문을 한다. 장갑차가 호송하는 차량에는 VIP가 타고 있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는 “가택연금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사관 밖으로 나갈 때는 이라크 정부가 경호차량을 붙여주는데, 공적 업무가 아닌 일로 외출하면서 경호원을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대사관은 그린존 밖에 위치해 있다.

민간 경호업체는 호송차량으로 장갑차 대신 무장트럭을 사용한다. 이 트럭 짐칸에는 2m 높이의 엄폐물이 설치돼 있다. 경호원이 엄폐물 안에 숨어 기관총을 들고 전방·측방을 경계하면서 고객이 탄 뒤따라오는 차량을 경호한다.

치안 상황이 과거보다 크게 나아진 데다 경호업체가 맹활약하면서 2011년 12월 미군 철수 이후 테러로 인해 사망하거나 납치된 외국인은 지금껏 단 한 명도 없다.

이라크는 소수파인 수니파가 장기 집권하다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시아파가 권력을 잡았다. 시아파인 알 말리키 총리와 수니계 주도의 이라키야당을 양축으로 정치권이 다투고 있다. 이라크 인구는 시아파 65%, 수니파 35%로 구성돼 있다.

테러집단은 수니파보다 시아파에 더 많다. 시아파 테러리스트는 미군 철수 이전 미군과 서방을 상대로 테러를 벌였다. 시아파 내부가 친미와 반미로 갈려 유혈 충돌을 빚기도 했다. 미군 철수 이후 시아파가 벌인 테러는 극소수다.

수니계 알 카에다의 테러활동은 외국인이 아닌 시아파를 향한 공격에 집중해 있다. 수니파 과격집단은 시아파와의 대립을 통해 수니파의 결속을 다지고자 한다.

시아파 축제 때마다 수니파에 의한 테러가 벌어진다. 2012년 11월 29일 시아파 성일(聖日)인 아슈라를 맞아 성지 순례자를 겨냥한 폭탄 공격이 잇달아 발생해 31명이 사망하고 98명이 다쳤다. 아슈라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이 서기 680년 수니파에 의해 살해된 날로 시아파 최대의 애도일이다.

요컨대 미군 철수 이후의 테러 양상은 수니계 알 카에다가 시아파 행사 때마다 테러 공격을 저지르고, 외국 공관과 외국인을 상대로 한 테러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풍부한 오일 달러로 재건 삽 삼엄한 경비…외국인 테러 全無

상점이 거의 없다보니 거리에서 생필품을 판다. 길거리의 양고기 가게.

원유 수출 年1000억 달러

폐허라는 단어가 바그다드보다 더 잘 어울리는 도시가 있을까?

포탄을 맞아 벽에 구멍이 난 작은 주택에서 10여 명이 모여 산다. 저소득층 거주지는 철거가 한창 진행 중인 재건축 현장을 연상케 한다. 1980년대 건설한 도로는 정비를 하지 못해 울퉁불퉁한데다 신호등, 표지판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중교통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한국에서 1990년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중고차가 자주 눈에 띈다. 자동차 측면에 한글로 ‘수능 완전 정복’이라고 적은 학원버스, ‘주 예수를 믿으라’는 문구가 적힌 옛 교회차량이 바그다드 거리를 오간다. 독일제 고급 승용차를 타는 부자도 없지 않다.

현대자동차 SUV 산타페도 잘 팔린다. 두바이에서 중계무역으로 들어온 것. 도심에서 가장 럭셔리한 상점이 현대·기아자동차 대리점이다. 이유를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도로에서 눈에 띄는 신형 소형 트럭의 대부분이 기아자동차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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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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