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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출입기자들이 본 인수위 24시

  • 구자홍 기자│jhkoo@donga.com

“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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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장에서 모이 기다린다”

인수위의 사무 공간 부족으로 인수위원뿐 아니라 인수위를 취재하는 언론사 기자들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1월 15일 현재 인수위에 등록한 출입기자 수는 986명에 달한다. 그러나 인수위가 들어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는 이들을 수용할 만한 넓은 공간이 없다. 이 때문에 300석 규모의 대형 브리핑룸 1개와 소규모 브리핑룸 4개를 별도 운영한다.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좌석을 다닥다닥 배치한 탓에 인수위 출입기자들은 “양계장에서 모이(브리핑) 기다린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방송사와 신문사는 인수위 활동기간에 사용하기 위해 월세 200만 원을 넘게 주고 인수위 근처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했다. 한 경제신문은 커피전문점 한구석을 한 달 동안 빌려 취재와 기사 작성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 경제신문 소속 기자는 “쾌적한 커피숍이 (인수위) 기자실보다 일하기 편하다”며 “하루 평균 6만~7만 원어치 커피를 마셔가며 일한다”고 전했다.

한 일간신문의 인수위 출입기자는 “취재 공간이 협소한 데서 오는 불편은 몸으로 때우면 되지만, 부처 업무보고가 끝난 뒤에도 내용을 상세히 브리핑하지 않고, 위원들이 인터뷰도 하지 않는 데서 느끼는 모멸감과 열패감이 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 신문사 막내기자는 “인수위 출입문 앞을 교대로 지키는 게 일”이라며 “기자(記者)가 인수위에 오니 ‘대기자(大記者)’가 아닌 ‘대기자(待機者)’가 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 고참 기자는 “윤창중 대변인이 스스로 ‘인수위 단독기자’라면서 브리핑을 자세히 하려 들지 않는 태도는 900명 넘는 인수위 출입기자 전체를 ‘받아쓰기’하는 초등학생으로 만들겠다는 얘기 아니냐”며 답답해했다.



출입기자들은 대변인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는 오락가락 브리핑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된 직후 한 언론매체가 “박 당선인이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격노했다”고 보도하자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그런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대(對)언론 불통도 모자라 대변인끼리도 소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입길에 올랐다.

박 당선인을 오랫동안 취재해온 한 기자는 “대선 기간에 박 당선인이 줄기차게 ‘소통’을 강조했는데, 대선 승리 직후 꾸린 인수위가 ‘불통’의 대명사처럼 비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며 혀를 찼다.

“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1월 7일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동아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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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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