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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밑 가시’ 뽑고 지하경제 끌어내라

경제 1, 2 분과

  • 이상훈 |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january@donga.com

‘손톱 밑 가시’ 뽑고 지하경제 끌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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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선무는 복지 재원 마련

세입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증세(增稅)가 주로 활용돼왔다. 박정희 정부가 부가가치세를 신설하거나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를 새로 만든 게 대표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감세( 減稅)정책을 기치로 내걸었다. 세금을 깎아줘 기업의 활력을 높이면 생산이 늘어나 세수(稅收)가 늘어난다는 이른바 ‘낙수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증세에 줄곧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당선 후에도 “법인세를 인상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당선인의 세수 확보책 핵심은 지하경제를 양지(陽地)로 이끌어내 정당한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연간 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불법 석유 유통시장을 엄단하고, 예식장 대형음식점 골프연습장 등 탈세 가능성이 큰 대형업종과 변호사 의사 변리사 등 고소득 전문직 소득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핵심은 결국 세정당국이 얼마나 많은 과세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있다. 국세청이 가장 탐내는 것이금융거래 자료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현금 거래자료(CTR)가 대표적이다. FIU가 보유한 CTR 자료 규모는 200조 원에 달한다. FIU가 이 자료를 국세청에 제공하면 고액 금융재산을 가진 이들의 거래가 낱낱이 국세청의 감시 아래 놓이게 된다. 국세청은 이 자료를 확보할 경우 최소 연간 4조 원가량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국세청이 ‘빅 브러더’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검찰에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존폐 논란이 불거지는 데 비해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폐지해야 한다는 소리는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복지재원 확보의 간판이 될 국세청의 기를 꺾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금도 국세청의 고압적인 세무조사가 기업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세청에 더 큰 힘이 실리게 될 경우 과연 국세청이 자정(自淨)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국세청에 몸담았던 한 경제부처 고위관료는 이렇게 말한다.



“보수-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마다, 그리고 국세청 스스로가 세무조사를 정치적 목적에 따라 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국세청은 국세기본법에 따라 어떤 기준에서 누구를 어떻게 세무조사하는지 숨기고 있다. 자신들의 정보는 꽁꽁 숨기면서 다른 기관과 개인의 정보는 낱낱이 들여다보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세정 당국에 힘을 실어주기 전에 이 문제부터 짚어봐야 한다.”

‘경제민주화’ 어디까지 실현될까

대선이 끝난 뒤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는 다소 사그라진 게 사실이다. 당선인의 언급도 크게 줄었고 인수위원 인선 면면을 봐도 경제민주화 논의를 이끌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인수위가 경제민주화라는 화두에서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이미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 살리기’의 일환으로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공약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확대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검찰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형량을 강화해 횡령 등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위 경제분과에선 경제민주화의 수준을 어디까지 가져갈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대선 기간에 비해 다소 힘은 떨어졌지만 중요한 국정과제로 추진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방안 등이 주된 내용이다. 다만 박 당선인이 ‘중소기업 살리기’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상황에서, 대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를 마련하는 것보다는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을 골자로 경제민주화의 큰 틀을 짤 가능성이 높다.

신동아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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