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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혹의 종착역 ‘도곡동 땅’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퇴임 후 MB’의 아킬레스건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모든 의혹의 종착역 ‘도곡동 땅’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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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혹의 종착역 ‘도곡동 땅’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지난해 10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아들 시형 씨가 서울 서초동 ‘내곡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현직 대통령 아들로선 처음으로 특검 소환 대상이 된 시형 씨는 이날‘피의자’로 불리며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다스 및 BBK 실소유주 의혹 등 MB와 관련된 갖가지 잡음을 쫓다보면 어김없이 도곡동 땅에 다다른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 언론인이 이회창 당시 무소속 후보를 만난 후 쓴 것으로 알려진 칼럼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면 이렇다.

“이회창 씨는 명석한 분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회창 씨의 선거 참여는 그 방식과 절차에 있어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이씨는 근자에 몇몇 지인(知人)에게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정권교체의 질(質)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 말은 이명박 후보의 정권교체자로서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범여권은 이명박 씨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고 했다. 어쩌면 이회창 씨는 그 ‘한 방’의 실체를 알고서 저러는 것이 아닐까 추정해볼 수 있다.”

도곡동 땅은 세간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언제든 MB에게 ‘한 방’이 될 수 있는 사안이다.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는 당시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이 이명박 의원이 1993년과 1994년 세 번이나 찾아와 (도곡동 땅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도 “2007~2008년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의 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자료를 봤다”고 폭로했다. 포스코건설 내부 서류에 ‘실소유주 : 이명박’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MB가 땅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거나 실소유주가 MB라는 메모가 있다는 것은 정황일 뿐이다. 금융 사기꾼으로 드러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 씨의 증언도 신뢰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다스의 절묘한 지분 구조



숱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도곡동 땅은 난공불락의 수수께끼다. ‘문제 낸 사람만 풀 수 있는 난제’라는 촌평도 있다.

도곡동 땅의 소유권 이전 과정은 단출하다. MB의 큰형인 이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가 1985년 15억6000만 원에 도곡동 땅 4240㎡를 매입한 후 1995년 263억 원을 받고 포스코건설에 매각했다. MB가 형과 처남의 명의를 빌려 땅을 샀다는 게 의혹의 핵심. 이 씨와 김 씨가 땅을 판 시점은 김영삼 정부가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해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를 의무화했을 때다.

검찰이 도곡동 땅 실소유주 규명에 맨 먼저 도전했다. 검찰은 2007년 8월 “이상은 씨가 갖고 있던 도곡동 땅의 지분은 이 씨가 아닌 제3자의 차명 재산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검찰은 제3자가 누구인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MB가 실소유주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

MB는 대통령 취임 열흘을 앞두고 출범한 정호영 특검검사팀의 조사도 받았으나 BBK 주가조작 의혹, 도곡동 땅·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MB와 특별검사가 꼬리곰탕을 함께 먹으면서 조사가 이뤄져 ‘꼬리곰탕 특검’이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특검팀은 “이상은 씨가 목장 경영 등을 통해 땅을 구입할 자금력이 있었다”고 봤다.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중 일부는 ㈜다스로 흘러들어갔다. ㈜다스는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일하는 회사다. 김재정 씨의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의 상당액이 ㈜다스 출자금으로 사용됐다. ㈜다스 본사가 있는 경북 경주시에선 오래전부터 이 회사가 MB 소유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비상장 회사인 ㈜다스의 과거 지분구조는 흥미롭다. 이상은 씨가 46.85%, 김재정 씨가 48.99%, 이 대통령의 친구인 김모 씨가 4.16%를 소유하고 있었다. MB의 형, 처남, 친구가 지분 100%를 나눠 갖고 있었던 것. 한 회사법 전문 변호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다스의 지분구조에선 특정인이 회사를 차명으로 보유할 때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나타난다. A와 B에게 50%에 조금 못 미치는 지분을 나눠주고 또 다른 믿을 만한 사람에게 약간의 지분을 주는 것이다. A와 B 중 한 명이 배신하더라도 과반 지분을 갖지 못했기에 C를 통해 방어할 수 있다.”

현재 ㈜다스의 최대 주주(46.85%)는 이상은 씨다. 김재정 씨가 사망한 후 김씨의 부인 권모 씨가 주식의 5%(100억 원 상당)를 청계재단에 기부하면서 최대 주주 자리를 내놓았다.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 부부가 출연해 세운 장학재단. 권 씨는 상속재산세를 주식(다스 지분 19%)으로 물납하면서 2대 주주(24.26%)로 내려앉았다. 청계재단은 지분 5%로 3대 주주가 됐으며 4대 주주는 지분 변동이 없는 이 대통령 친구 김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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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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