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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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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매튜 A. 크렌슨 외 지음, 후마니타스, 524쪽, 2만3000원

성공한 국가 불행한 국민 外
A: “많은 사람이 연방정부에 고객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에게는 고객이 있다. 바로 미국 국민이다.”

B: “공직 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고객 마인드… 모든 것을 고객 마인드에서 바라봐야 한다.”

A는 1993년 집권한 미국 클린턴 행정부 부통령 앨 고어가 한 말이다. B는 그 몇 년 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시민고객론’을 주창하며 한 이야기다. 이것은 한국의 정치가 미국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시민을 고객으로 ‘재창조’해야 한다는 주장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등장한 새로운 것이 아니며, 미국 정치의 오래된 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왜 ‘시민’을 굳이 ‘고객’으로 만들고 싶어 했을까?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를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로 바꿔야 하며, 이런 정치개혁에 가장 큰 걸림돌은 부패구조를 양산하는 기존 정당들이다… 정당 없는 선거, 정당이 아닌 정책 중심의 선거로 선거경쟁이 바뀌어야만 정치가 혁신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언론, 재계, 정치인들이 주창해온 이 논리는, 한국의 유권자에게 매우 친숙하다. 하지만 이 주장은 한국의 특수한 정치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19세기 말 미국 정치의 어떤 조건에서 ‘발명’된 것이다. 늦게 국가를 건설했고 민주주의를 시작했던 대한민국이기에 미국이 앞서 그 고민을 했다는 게 이상할 것은 없지만, 똑같아도 ‘너무’ 똑같은 건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과 같은 ‘3김 정치’나 ‘차떼기’ 관행이 있었을 리도 없건만, 왜 1세기도 더 전에 미국에서 똑같은 주장들이 맹위를 떨쳤던 것일까.

건국 시점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제도, 정치인들의 인식과 가치관, 정치 행태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경험은 그야말로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미국은 가장 바람직하면서도 유력한 모델로 자리 잡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강도 높은 의존에 비해, 정작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경험 그 자체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명예교수인 벤저민 긴스버그와 매튜 A. 크렌슨은 미국의 건국 이후 2세기가 넘은 긴 역사를 단숨에 훑어내리며, 미국 민주주의의 속살을 보여준다. 드문드문 알려진 미국 정치의 소소한 에피소드와 역사적 인물들, 한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입법과 판결, 정치운동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통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하지만 한국 독자에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1987년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빌려온 미국 민주주의의 논리, 주장, 운동, 개혁 입법들을 하나의 큰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이해하게 만들고, 이것이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특별한’ 방식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서복경 |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New Books

어모털리티 | 캐서린 메이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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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타임’의 편집장을 지낸 캐서린 메이어가 지어낸 용어‘어모털리티’는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 그 자체다. ‘나이에 맞는’이라는 수식어는 의미가 없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는 연령층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 마케터들은 더는 나이로 소비자를 분류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이 원하는 나이에 머물러 사는 사람들, 그들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소비하는가. 이 책은 어모털족이 어떻게 일하며 무엇을 소비하는지, 사랑과 결혼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들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또한 이들이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 놀라운 과학기술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삶을 어떻게 추구할지를 보여준다. 퍼플카우, 400쪽, 2만 원

우리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철학적 질문들 | 앤서니 그레일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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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로 사는 길이란 무엇일까’ ‘행복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까’ 이 책은 누구나 삶에서 부딪히는 쉽게 풀리지 않는 101가지의 어려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영국의 손꼽히는 대중 철학자 앤서니 그레일링은 철학이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믿는 사상가다. 그가 지금까지 쓴 글 가운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글을 모았다. “철학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선택에 따라 살려고 하고, 그러면서 어떤 좋은 것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고 말하는 저자는 짧은 에세이들을 통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에서 부딪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스스로 대답하는 길을 찾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블루엘리펀트, 412쪽, 1만6000원

건곤일척 모든 것을 걸어라 | 하정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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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하위 팀인 그린베이 패커스를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팀으로 만든 빈스 롬바르디 감독,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 야구 한국대표팀을 맡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과 쿠바를 연파하고 9전 전승으로 우승한 김경문 감독, 꼴찌를 도맡아 하던 롯데를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킨 제리 로이스터 감독,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한국 양궁을 천하무적 팀으로 만든 서거원 전무이사…. 그들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신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독창적인 전술과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 책에서 소개한 18명의 명장은 뛰어난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경영인이기도 하다. 치밀한 전략을 짜고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과감한 결단력,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조직 관리의 혜안을 분석했다. 레인메이커, 308쪽,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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