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호

“조루? 왜소한 성기? 부끄러워 말고 드러내봐”

섹스문화운동가 백상권 레드홀릭스 대표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입력2014-06-20 13:2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온라인마케팅 전문가이자 섹스문화운동가로 활동
    • 섹스 콘텐츠 플랫폼, 재미있는 섹스 놀이터 만들 것
    • 스마트폰 앱 ‘조루마스터’ ‘오르가즘마스터’ 개발
    • 팟캐스트 ‘토크온섹스’ 다운로드 15만 회 기록
    “조루? 왜소한 성기? 부끄러워 말고 드러내봐”
    6월 9일 야릇한 사이트가 오픈했다. 레드홀릭스(redholics.com). 빨강을 상징색으로 사용하는 새누리당 관련 사이트도, 공산주의 사상에 중독된 자들이 만든 사이트도 아니다. 우리가 흔히 ‘빨간책’이라 할 때의 빨강, 즉 ‘섹스’ 관련 사이트다.

    ‘성’과 ‘섹스’를 주제로 한 사이트는 이미 여럿 있다. 하지만 레드홀릭스는 이런 사이트들과는 다르다. 콘텐츠도 다양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과감하고 재미있다. 게다가 네티즌이 ‘눈팅(눈으로만 보는 것)’만 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 활동도 함께 진행하겠다고 한다.

    누가 만들었나 했더니 이 세계에서는 ‘섹시고니’란 닉네임으로 제법 유명한 백상권(42) 씨다. 이력을 보니 온라인마케팅 전문회사인 나인팩토리인터랙티브를 운영하는 번듯한 사업가다.

    “도전하는 삶이 재미있다”

    ▼ 나인팩토리인터랙티브는 뭘 하는 회사인가.



    “기업의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운영을 대행하거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고객사가 자주 노출되게 해주기도 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회사나 상품을 재미있게 홍보하는 인터넷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업계에서 인정하는 온라인마케팅 대행사가 8개 정도 되는데, 그 안에 들어간다. 연매출은 15억~20억 원이며, 직원은 11명이다. 현재 강남밝은성모안과, 석플란트치과 등 병원과 기업의 페이스북 운영을 대행하고, 넥센타이어 쇼핑몰, 부산대도서관 홈페이지와 부산대 기증기부 사이트 운영도 대행한다. 30여 개 업체의 일을 한다.”

    ▼ 최신 사업을 하는 셈인데, 어떻게 하게 되었나.

    “기계공학과를 나왔지만 기계 설계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았다. 졸업 후 기계설계사무소에 취직했지만 3개월 만에 그만두고 나와 무작정 창업을 했다. 원래 마케팅에 관심이 있었다. 기계와 달리 인간적인 면이 있는 게 좋았다. 그때가 2001년이었다.”

    ▼ 원래 컴퓨터를 잘했나.

    “대학 때 인터넷 창업을 한 경험이 있어서 관심이 조금 있는 정도였다. 온라인마케팅은 컴퓨터가 수단이긴 하지만, 마케팅이 중요하지 컴퓨터를 잘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도 잘 못한다. 포토샵도 할 줄 모른다. 그런 건 개발팀에서 알아서 한다. 나는 기획과 영업, 마케팅을 전문으로 한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할 무렵 결혼해 아이까지 있는 가장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처음 시작한 도메인 호스팅 사업이 쫄딱 망했다. 이후에도 다양한 아이템으로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오늘의 나인팩토리인터랙티브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는 “항상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조루? 왜소한 성기? 부끄러워 말고 드러내봐”
    “2007년 신발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온라인마켓에서 판매대행 사업을 할 때, 아는 분이 신발을 만들었는데 안 팔린다며 푸념하기에 내가 팔아줬다. 두 달 만에 10억 원어치가 팔릴 정도로 대박이었다. 직접 만들어 팔면 돈이 되겠다 싶어 시작했는데,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더라. 사기꾼도 끼어들고 해서 실패했다.”

    그는 2008년 올블로그에서 뽑은 블로그어워드 비즈니스 부문 파워블로거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콘텐츠진흥원에서 온라인마케팅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뽑아 위촉한 스마트콘텐츠사업화 컨설턴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업계와 정부에서 인정한 전문가인 셈이다.

    섹스문화운동가

    백 대표의 또 다른 직업은 ‘섹스문화운동가’다. 성전문가를 자칭하는 사람은 많아도 섹스문화운동가를 직업으로 내세운 건 그가 처음일 것이다. 인기 팟캐스트 ‘토크온섹스’를 운영하는 그는 최근 같은 제목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레드홀릭스를 오픈하기 전에도 성 관련 블로그와 ‘뷰티e넷’이란 성인 콘텐츠 사이트를 운영했다.

    ▼ 언제부터 성에 관심을 가졌나.

    “청소년 때부터였다. 그렇다고 음란한 만화나 포르노를 탐닉한 것은 아니었다. 세계명작소설을 읽는데 성적인 부분이 많이 나왔다. 철학책에도 섹슈얼리티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성이 뭘까 생각했다. 청소년 시절에 주로 고민한 게 죽음과 섹스였다.”

    ▼ 혼자 고민하는 편이었나.

    “성격이 외향적이고 직설적이라 처음 만난 사람과도 섹스를 화제로 꺼내곤 한다. 오해도 많이 받았다. 사람들이 섹스를 숨기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재미있어 화제를 그쪽으로 더 끌고 가곤 했다.”

    ▼ 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카사노바이거나, 성에 대한 어떤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던데.

    “조루가 심한 편이긴 했지만 그걸 콤플렉스로 여기거나 거기에 매몰되진 않았다. 오히려 그걸 들춰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성 이야기를 풀어갔다.”

    술자리에서, 혹은 아는 사람끼리 성을 이야기하는 수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004년 블로그를 만들어 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올리기 시작했다. 2007년엔 유료 성인 콘텐츠 사이트인 ‘뷰티e넷’을 인수하기도 했다.

    “원래는 아는 사람이 치과 홈페이지용으로 만든 사이트였다. 그런데 운영이 잘 안 되자 자기가 섹스 콘텐츠는 많이 갖고 있으니까 날더러 서비스 운영과 마케팅을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왔다. 그래서 처음엔 동업으로 하다 내가 맡아 하게 된 것이다. 2~3년 운영했는데, 그 기간 누적매출이 2억 원이 넘었고, 회원도 8만5000여 명이 모였다. 이게 성공하면서 유사한 사이트가 많이 생겨났다.”

    ‘조루마스터’

    ▼ 팟캐스트 ‘토크온섹스’를 하게 된 계기는.

    “내 블로그가 섹스를 다룬다는 이유로 자꾸 차단당해 2008년부터 아예 토크온섹스란 사이트를 만들어 글을 올렸다. 그때 인터넷방송이 막 시작되었다.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어 2009년 5월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처음엔 다운로드 횟수가 100회도 안 됐다. 그러다 2010년엔 회당 15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피드 접속자가 200만 넘게 올라간 적도 있다. 올 3월 팟빵 팟캐스트에서는 전체 2위를 기록했다.”

    ▼ 주로 어떤 내용인가.

    “섹스전문가가 출연하기도 하고, 일반인이 나와 섹스 체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취지에 공감한 일반인의 참여 신청이 의외로 많이 들어온다. 성교육에 대한 토론도 하고, 성인용품 활용법 등 기성 방송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를 매회 풀어나갔다. 수위가 높긴 하지만 음란하거나 저질스러운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애플 측에서 한 번도 문제 제기한 적이 없었다.”

    ▼ 음란하다는 게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

    “그렇긴 하다. 한번은 마케팅 커뮤니티 모임에 갔다가 한 사람이 술에 취해 이런 말을 해 깜짝 놀란 일이 있다. 내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데, 들으면서 자위를 했다는 거다. 생각해보니 젊은 여성들이 나와 자기 성경험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니까 자극적일 수 있겠다 싶기도 했다. 듣는 사람이 건강하게 듣길 바랄 뿐이다.”

    ▼ 지금까지 몇 회나 했나.

    “레드홀릭스 오픈 준비하느라 너무 바빠서 약간 소홀해진 면이 있었다. 이번에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인기 있었던 에피소드만 추려 올렸다. 앞으로는 꾸준히 할 생각이다.”

    ▼ ‘조루마스터’와 ‘오르가즘마스터’란 스마트폰 앱도 만들었던데.

    “성인 콘텐츠의 시장성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우리나라 남성의 70%가 조루로 고민한다는 통계가 있다. 그래서 2011년 조루 극복을 돕는 앱을 개발했는데, 처음엔 아이폰 유료 앱스토어에서 하루 매출 8위까지 올랐다. 첫달에만 2000만 원 정도 팔렸고, 누적 매출이 5000만 원 정도 된다. 지금도 한 달에 20만~30만 원씩 판매대금이 들어온다. 내용이 조잡한 부분이 있어서 업그레이드해 다시 출시할 생각이다.”

    “조루? 왜소한 성기? 부끄러워 말고 드러내봐”

    레드 어셈블리 섹스파티에 모인 참가자들.

    ▼ ‘오르가즘마스터’는 어땠나.

    “2012년 만들었는데, 출시 3일 만에 유료 앱스토어에서 전체 1위를 했다. 그런데 애플 본사에서 ‘너무 섹슈얼한 이미지가 있다’며 보완을 요청하는 연락이 왔다. 보완해서 다시 신청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올리지 않더라. 심한 내용은 아니었는데 전체 1등을 하니까 눈에 띄어 한국에서 항의와 신고가 많이 들어와 애플로서도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일주일쯤 판매한 게 1500만 원이나 됐다. 계속 판매했으면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섹스 콘텐츠 플랫폼

    지난해 6월, 그는 사무실을 서울로 옮겼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였다.

    “온라인마케팅 사업만 하기엔 부산도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거래처가 부산에 많아서 거기에 있는 게 더 좋은 점도 있다. 하지만 레드홀릭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아무래도 서울이어야겠더라.”

    ▼ 레드홀릭스를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섹스를 정면으로 다루는 섹스 콘텐츠 플랫폼이라고 말하고 싶다.”

    ▼ 정면으로 다룬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보통 섹스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곁눈으로 바라본다. 단적으로 성기 호칭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게 우리 성문화다. 성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는 게 원칙이다. 섹스에 대한 것은 다 다룰 것이다. 체위는 물론 SM도 다룰 것이다. 스와핑도 스윙도 상관없다. 그걸 하느냐 안 하느냐는 개인 선택일 뿐이고, 그 자체는 인정해야 한다. 몸을 상하게 하거나 상대 의사에 반하는 것이 아니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게 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왜 이런 사이트를 만든 건가.

    “마케팅은 다른 사람 뒤치다꺼리하는 건데, 지겨웠다. 내가 브랜드 전략을 가지고 있어도 광고주들 입김 때문에 제대로 펼쳐보일 수 없었다. 재미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내 생각대로 콘셉트와 마케팅플랜을 짜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게 이거라고 생각했다. 2011년 레드홀릭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 성인 사이트는 이미 여럿 있지 않나.

    “성을 다룬 사이트는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콘셉트는 없었다. 흔히 ‘섹스’와 ‘성인’을 혼동한다. 그래서 여성의 몸을 대상화, 상품화하고, 유흥문화와 연결된다. 유흥문화는 섹스가 아니다. 우리는 유흥문화를 다루지 않을 것이며, 여성의 몸을 대상화, 상품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게 원칙이다.”

    “조루? 왜소한 성기? 부끄러워 말고 드러내봐”

    온라인마케팅 강의를 하는 백 대표(왼쪽). 그는 팟캐스트 ‘토크온섹스’도 진행한다.

    섹스 파티

    레드홀릭스 홈페이지엔 이미 1000개가 넘는 콘텐츠가 올라 있었다. 그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느껴졌다. 홈페이지는 크게 ‘팩토리’ ‘토크’ ‘아카이브’로 나눠져 있다. 팩토리는 섹스와 관련된 칼럼, 뉴스, 방송을 모아놓은 일종의 섹스 종합 매거진이라 할 수 있다. 토크는 섹스를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고, 아카이브는 세상의 모든 섹스 콘텐츠를 만나고 구매할 수 있는 장터다. 체위 등 섹스 실전 노하우가 적나라한 사진 또는 그림과 함께 올라 있다.

    아직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비장의 콘텐츠가 ‘레드 어셈블리(RED Assem-bly)’다. 회원들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미나, 강연, 파티 등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활동이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재미있고 신선한 다양한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1년에 한두 차례씩 레드 어셈블리라는 이름으로 섹스를 주제로 한 파티를 6차례 진행한 경험이 있다. 참가비는 받지 않았다. 자기소개, 첫 성경험 나누기, 성인용품 체험, 성을 주제로 한 토론, 와인 파티 등 섹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보통 20~30명씩 참가했다. 나이 제한은 없다. 참가 연령은 주로 20대가 많은데 40대, 50대도 있었다.”

    ▼ 아무래도 남녀가 모여 성 이야기를 하다보면 눈이 맞아 행사가 끝난 후 2차를 가는 커플도 있었겠다.

    “2차를 조장하지는 않는다. 내가 돈 받고 성매매를 조장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좋아서 가는 것까지 막을 순 없지 않나. 남녀가 섹스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니까. 참가 조건은 딱 한 가지다. 우리가 행사 내용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린다. 자기 얼굴을 공개할 수 없다면 참가할 수 없다. 섹스를 이야기하는 게 부끄러운 사람은 오지 말라는 뜻이다.”

    백 대표는 섹스토이체험단도 꾸리고, 성을 주제로 한 영화를 함께 보거나 성과 관련된 책, 영화, 연극을 함께 본 후에 토론하는 모임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성 전문가들이 섹스에 대해 공개강연을 하는 세미나도 진행한다고. 지난 4월 26일에도 ‘조루, 하루 만에 극복하기’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RED15’라는 코너와 ‘커밍아웃샤우팅’이란 코너도 준비 중이다. RED15는 섹스를 주제로 전문가나 일반인이 15분 동안 강연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한 후 이를 동영상으로 올리는 것이다. 커밍아웃샤우팅은 섹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얼굴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동영상 인터뷰하는 것이다. 백 대표는 앞으로 1000명, 1만 명의 성 이야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7월 중엔 안드로이드용 앱을 서비스하는 등 스마트폰으로도 레드홀릭스를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올해 안으로 1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섹스에 솔직해져라

    ▼ 이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해 가족은 어떻게 생각하나.

    “아내는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워하지만 내가 이런 활동을 하는 건 적극 지지한다. 단순히 섹스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것도 아니고, 이상한 의도로 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아니 응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제가 4명인데 모두 내가 하는 일을 안다. 집에서도 다 알고.”

    ▼ 주위 시선이 곱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경험은 없었나.

    “특이하게 보는 건 사실이다. 특히 동창회에 가면 ‘쟤 이상한 일 하는 놈이야’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그런 말 들으면 재미있다. 편견에 사로잡힌 그 친구가 더 웃기게 생각되고, 왜 저렇게 살까 싶다. 저런 친구들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사람은 섹스에 솔직하지 못하다. 섹스뿐 아니라 자기 욕망에 솔직하지 못한 거다.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게 뭐가 잘못인가. 자기 욕망을 솔직히 드러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사람이 살면서 욕망을 다 실현하며 살 수는 없지 않나.

    “실현은 못하더라도 드러낼 수는 있어야 한다.”

    ▼ 섹스를 드러내면 왜 좋은가.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자기 안에 감추기 때문에 더 커지는 것이다. 섹스 트러블의 원인이 드러내지 않고 꽁꽁 숨기는 데 있다. 드러내면 해결방법이 생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람들의 잠재된 욕망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것도 유쾌하게 끄집어내는 일이다. 우선 드러내야 그다음에 이걸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등감을 해결하려면 우선 드러내야 한다. 특히 섹스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다보면 이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번뿐인 인생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감추고 눈치 보고 살 필요는 없지 않나.”

    ▼ 섹스를 드러내는 게 본인의 실제 성생활에 도움이 되나.

    “나부터 솔직해졌다. 누구에게든 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섹스 이야기를 하다보면 술자리에선 다들 변강쇠고 카사노바다. 그런데 나중에 내게 전화해서는 ‘사실 나 조루인데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어온다. 남자는 대부분 그렇다. 성기가 작다, 발기가 잘 안 된다, 조루다, 이런 건 병이 아니다. 일부에서 돈을 벌기 위해 문제라고 부풀리는 것뿐이다.”

    재미있는 섹스 놀이터

    ▼ 어떻게 꾸려나갈 생각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재미있는 섹스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이걸 글로벌하게 운영해보고 싶다. 내 역할은 플레이어들이 놀이터에서 잘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그걸 즐기고 재창조하는 것은 모두의 몫이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또 다른 재미있는 일로 넘어갈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포용력이 크면 좋겠다. 성 하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본다. 우리 사무실을 한번 둘러봐라. 컴퓨터 모니터마다 적나라한 사진으로 가득하고, 섹스 관련 서적이 곳곳에 널렸다. 그렇다고 직원들이 음란해보이고, 변태 같아 보이나? 섹스를 이야기하지만 즐겁고 명랑한 분위기지 않은가. 관음클럽, SM, 스리섬(2대 1 섹스), 애널섹스도 마찬가지다. 그 자체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성을 곁눈질로 보지 말고 똑바로 봤으면 좋겠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