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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미국은 우리를 오해하고 있다”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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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자유”

지금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해상공세나 군사적 옵션이 지금 거론되고 있습니다. 

“PSI(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는 전략 물자 반·출입에 대한 해상 수색과 차단을 정해놓았지만 실효성이 있진 않았어요. 검색하겠다고 하는 순간 충돌이 일어나거든요. 우리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섬세한 방책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자칫 국지적 충돌이 잦아질 우려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그건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봐요.” 

미국이 대북한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군사적 옵션이라는 것은 대화를 유인하기 위한 장군·멍군이라 할 수 있죠. 북한이 새벽에 미사일 도발을 하고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도 일단 ‘모든 옵션을 다 고려하겠다’고 해야죠. 뭘 배제한다고 할 수는 없죠. 그러나 우리의 분명한 원칙은 평화적 해결이고 대화는 항상 열려 있다고 하는 것이고요.” 북한 핵이 현안이 되는 상황에서, 추 대표의 이 같은 상세한 설명은 이 문제에 대한 여권의 스탠스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국내 정치와 관련해, 2018년 예산안이 쟁점이었습니다. 통과는 됐지만, 야당이 ‘세금으로 공무원 증원하는 건 일자리 정책이 아니다. 국가재정이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세계적으로 제일 심각한 문제가 무엇일까요?” 



글쎄요. 

“불균등, 양극화죠. 100m 뒤처져서 달리는 사람은 ‘열심히 달려도 앞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겠네’ 하는 좌절을 느끼죠. 의미 있는 자유는 ‘평등한 자유’인 거예요. 우리는 출발선이 같지 않아요. 공장에서 자동차의 왼쪽 바퀴를 다는 근로자는 정규직이라 두세 배 높은 임금 받고 자녀까지 취직 기회를 얻죠. 반면 같은 공장에서 자동차의 오른쪽 바퀴를 다는 근로자는 같은 일을 하는데도 비정규직이라 박봉에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근무하죠. 노동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필요 없다고 할 때 너는 빠져줘야 해’라고 말하죠. 이걸 고쳐야 한다는 것이죠.” 

그 취지에서 공무원 증원이 필요하다? 


“정부가 선도적으로 하는 거죠. 안전이나 복지 분야가 취약하니 이 분야에서 뽑는 것이고요. 우선 불균등, 양극화, 좌절의 세상, 평등하지 않은 자유와 관련해 정부가 먼저 일자리를 보완해 해나가고 민간에도 고용을 창출하는 분위기를 전파하는 것이 중요해요.”


“1km 앞서 달리는 토지상속자들”

양극화와 관련해 정부 여당 내에서 ‘다주택자 중과세’의 후속탄으로 ‘보유세 인상’ 이야기가 나온다. 이 문제는 아파트·건물·토지 소유주나 전·월세 거주자 모두의 관심사다. 추 대표는 토지공개념이 포함되는 개헌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소유와 처분을 공공 이익을 위해 적절히 제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대표가 ‘토지공개념’ 신념을 가지고 있나요? 

“어떤 국가 시스템을 검토할 땐 그 국가 시스템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조세제도까지 정의로운지, 효율적인지를 봐야 해요. 토지가 어느 계층에 독점되어 있다, 다른 계층이 접근할 기회가 없다, 토지를 먼저 취득한 사람이 그 초과 이익을 다 가지고 간다고 하면, 이 토지를 상속받은 사람은 1㎞ 앞서 달리는 것이죠. 나머지들은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고 불로소득을 그냥 인정하는 것이죠. 이런 사회는 공정하지 않아요. 이렇게 소수가 높은 지대(地代·토지 사용 대가로 주고받는 금액)를 차지하는 사회는 효율성도 없는 사회입니다. 인재가 커나가는 것을 가로막는 장벽이 바로 지대죠. 그걸 고치자는 거예요. 그 고치는 방법이 세금이면 세금과 관련된 처방을 찾는 것이죠.” 

노무현 정부 때 종합토지세 도입 방식으로 보유세를 인상했다가 잘 안 된 것 같은데요. 지금은 잘될 것 같습니까? 

“삼박자가 맞아야 해요. 정의로운 조세 정책을 꺼내는 전문가가 있어야 하고 공론이 형성되어야 하고 정치가 그걸 뒷받침해야 하죠. 제가 하는 것은 정치적 뒷받침이고요. 노무현 정부는 (보유세 인상을) 합리적으로 설계했지만, 언론과 지나치게 맞서면서 공론화에 실패해 사회적 저항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럼 지금 보유세 인상을 위한 공론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까? 

“토지공개념은 시장주의와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효율을 살리기 위한 것이죠. 최소 비용을 투입해 최대 효과를 얻는 효율은 시장주의의 기본 알맹이죠. 그런데 우리는 최대 비용을 투입하고 내 노후까지 희생해 자녀를 길러도 효율이 없잖아요. 취직을 못 하잖아요. 자녀가 머리가 나빠서도 아니고 공부를 안 해서도 아니에요. 우리 사회의 장벽이 많기 때문인데 그중 최대의 장벽이 바로 지대예요. 이 장벽을 제거해주면 효율이 높아지고 시장주의가 다시 작동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제가 지금 시장 친화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우리 당의 싱크탱크라고 할 수 있는 민주연구원이 실시한 한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59%가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포함해달라고 답해요.” 

정부 여당이 적폐청산을 시대적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정의 주요 과제로, 안보 위기에 잘 대처하는 것, 민생 경제가 따뜻하게 돌게 하는 것, 여기에 적폐청산이 있죠. 국민은 적폐청산이냐 정치 보복이냐에 대해 7:3으로 적폐청산이라고 보고 있어요. 2016년 12월 9일 국회의원 234명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단 말이죠. 국민 대부분은 정치 보복이 아니고 바로잡을 것을 바로잡아 새로 출발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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