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위기의 한국 제조업 / ①조선업

자원 패러다임 변화 읽고 ‘다음 사이클’ 준비해야

저가 수주전, 셰일 후폭풍에 휘청

  • 이상화 |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정동익 | 현대증권 조선·기계 담당 애널리스트

자원 패러다임 변화 읽고 ‘다음 사이클’ 준비해야

3/3
자원 패러다임 변화 읽고 ‘다음 사이클’ 준비해야

헬기에서 촬영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해양건조구역. 가운데 보이는 4개의 기둥은 장력 고정식 플랫폼의 하부 구조물로 수주액은 약 2억 달러(약 2140억 원)에 달한다.

치요다, JGC의 경우

한국 조선업체의 증설과 공격적 수주를 부정적 측면으로만 볼 수는 없다. 어떤 사업 분야든 초기 진입 단계에선 일정 부분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육상의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해양자원이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수업료’를 지불한다는 자세로 수주에 임하는 것이 잘못된 경영 판단이었는지는 다각도로 따져봐야 한다. 셰일 개발로 유가가 50% 이상 하락하고, 해양투자의 채산성이 악화되리라는 것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세계 에너지산업의 흐름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해 경영진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장 참여자 대다수가 유가 하락을 예측하고 인정했다면, 2014년 하반기에도 북해 브렌트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겠는가. 세계 원유 수급을 좌우하는 오일 메이저사들도 불과 1년 전에는 100달러 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분간 선박 과잉 문제와 저유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조선, 벌크선 등 범용 선박에서의 경쟁력 상실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또한 중국 경제의 하향 추세와 원재료 수입 감소는 철광석, 석탄, 구리 등 상품가격 하락을 초래한 마당이고, 셰일 개발과 이란 핵협상 타결로 유가의 반등 가능성은 낮아졌다.

현재로서는 외부 환경의 급격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 상황이 상승, 하락을 반복하는 산업 사이클의 문제라면, 버티고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셰일오일·가스라는 새로운 자원 개발로 세계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맞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다림보다는 적극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현재 한국 조선업이 풀어야 할 숙제는 과잉설비를 해소하고, 기술 축적을 통해 다음 사이클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잉설비를 해소하려면 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방향성 설정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조선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므로 국가 차원의 대승적 접근이 필요하다.

일본은 수십 년에 걸친 구조조정을 통해 ‘치요다’와 ‘JGC’라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부문 굴지의 기업을 키워냈다. 이 회사들도 최근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는 수십 년 동안 LNG 관련 플랜트 공정에 치요다, JGC를 전략적으로 투입했다.

LNG 1위 수입국 지위를 이용해 발주자를 설득한 ‘각고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였다.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업계 경쟁업체들의 대승적 접근과 이해, 양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과정이었다. 우리나라도 LNG 수입대국에 속하지만, 이러한 전략적 접근은 미미했다. 일본 정부와 업계가 던진 메시지를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상화 |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sanghwa.lee@hdsrc.com

정동익 | 현대증권 조선·기계 담당 애널리스트 newday@hdsrc.com

신동아 2015년 10월호

3/3
이상화 |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정동익 | 현대증권 조선·기계 담당 애널리스트
목록 닫기

자원 패러다임 변화 읽고 ‘다음 사이클’ 준비해야

댓글 창 닫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