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퍼스트! “세상이 바뀌었다”
- 핵심은 영상, 유통, 소통
- ‘자발적 공유’가 힘의 원천
- 콘텐츠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
“입은 건 멀쩡하이. 척 봐도 비싼 수영복. 호텔 피트니스 사진과 같은 근육을 가지고 있는 저런 자슥이 저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금마와 눈이 마주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저 자슥. 그래 분명히 내가 잘못 본 기고, 점마는 좋은 직장에서 인기가 많고,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절대 없을 기다.”
눈을 사로잡는 이미지, 귀에 쏙 들어오는 경쾌한 음악, 차진 대사의 혼합물. 한마디로 재미있다. 여기에 성추행을 막자는 공익적 메시지도 담았다.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몰이에 성공하며 공중파 뉴스에도 소개됐다.
패러다임이 변했다. 바야흐로 ‘모바일 퍼스트’ 시대다. 변화의 중심에는 호모 모빌리언스(Homo Mobilians)가 있다. 내 손안 똑똑한 기기를 열쇠로 네트워크 시대의 문을 연 이들이다.
파괴하고, 혁신하라!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만 19세 이상 성인의 84%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한국갤럽의 8월 여론조사 결과다. 20~50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쓴다. 60세 이상에서도 절반(49%)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1세대 격인 애플의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한 지 5년이 채 안 됐는데, 무서운 보급 속도다.
자연스럽게 모바일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소비된다. 이 같은 현상의 최전선에는 다양한 파괴적 혁신을 실험하는 제작자들이 서 있다.
모바일 환경을 통해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콘텐츠와 연결된다. 독자의 취향을 사로잡은 콘텐츠는 무엇을 담았을까. 선두는 동영상이다.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 콘텐츠 유통이 급성장한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감지된다. 페이스북은 2013년 12월 발 빠르게 동영상 콘텐츠를 자동으로 재생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후 동영상이 글이나 사진보다 사용자에게 더 자주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하루 평균 10억 회이던 동영상 재생 횟수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해 4월에는 40억 회로 증가했다.
콘텐츠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횟수가 높은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는 짧은 재생 시간이라는 특징을 가졌다. 5월 13일 첫 영상을 선보인 72초TV가 대표 사례다. 72초TV는 ‘처음 느끼는 모바일 쾌감. 초압축 드라마’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정의한다. PC 화면으로 보는 웹드라마가 편당 10분 내외라면, 모바일 영상 콘텐츠는 평균적으로 1~2분을 넘지 않는다. 지하철 한 정거장을 가는 시간에 볼 만한 길이다.
짧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내용도 호평을 받는다. 여자친구 생일에 돈이 없어 고민하는 상황, 벤치에 놓인 휴대전화를 주운 상황, 어머니가 빨리 오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은 상황 등 평소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익숙한 순간을 소재로 기발한 전개를 하는 게 일품이다. 감상하고 나면 폭소부터 감동까지 다양한 감정이 든다. 8월에는 전체 영상 재생 수가 1000만 회를 넘는 성과를 냈다.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세로 영상’을 실험하는 모바일 드라마도 있다. 신생 모바일 콘텐츠 기업 네오터치포인트의 ‘내 손안의 남자친구(이하 내손남)’다. 내손남은 20대 여성을 겨냥한 가상 연애 드라마. 화면 전면에는 남자친구 역인 배우가 등장해 “또 보네요” “오늘 나랑 나가서 밥 먹을래요?” 등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연기를 한다. 화면은 철저하게 시청자 시점으로 촬영돼 몰입도를 높였다. 모든 영상은 세로 화면으로 스마트폰에서 시청하는 데 적합한 형태로 제작됐다.
1인 아마추어 방송인들도 영상 콘텐츠 혁신을 이끈다. 이들은 자신만의 특화된 콘텐츠를 가졌고,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영상을 만들며, 전통 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3900만 명)를 보유한 유튜브 스타 퓨디파이. 스웨덴 출신의 그가 하는 개인 방송은 게임 리뷰다. 세계인이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익살스러운 행동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에 열광한다. 퓨디파이는 독자를 형제(bro)라고 부르며, 언제나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방송을 끝낼 때는 항상 카메라 앞으로 주먹을 가져가 형제를 위한 주먹 인사(bro fist)를 한다. 2015년 8월 그의 영상 콘텐츠 누적 조회 수는 90억 회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비디오 스타들을 BJ(Broadcasting Jockey)라고 칭한다. 게임을 하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BJ 대도서관, 블록 장난감 레고(Lego)의 PC게임 버전 마인크래프트를 하며 게임 예능 방송을 만드는 BJ 양띵, 여신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다양한 주제의 토크쇼를 하는 BJ 김이브, MBC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길거리 게릴라 인터뷰를 통해 이름을 알린 BJ 최군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유튜브나 한국형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를 이용해 자신만의 방송 영역을 구축했다. 많게는 십수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다. 온라인에서 유명 BJ의 인기는 공중파 방송의 ‘대세’ 방송인 못지않다.
실시간 영상 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MSNBC와 인터뷰하는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왼쪽) 네오터치포인트의 모바일 드라마 ‘내 손안의 남자친구’.(오른쪽)
성공한 온라인 스타들을 지원하는 산업도 급부상하고 있다. 다중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이하 MCN)가 대표적이다. MCN은 1인 창작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회사다. 인터넷 셀러브리티의 활동과 마케팅,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소속사 기능부터 전문적인 콘텐츠 제작 교육, 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제공, 콘텐츠 배급, 각종 데이터 분석까지 개인이 하기 벅찬 전문 영역에서 지원 활동을 하며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을 돕는다. 대표적인 MCN으로는 CJ 계열의 다이아TV(DIATV)와 다수의 인기 BJ가 속한 트레저헌터가 있다.
수많은 유튜브 스타의 성공으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면, 모바일 기술 혁신 덕분에 누구나 시간과 장소, 장비의 제한 없이 실시간으로 생방송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녹화한 영상을 시차 없이 지구 반대편의 구독자가 받아보게 된 것.
올해 2월 출시된 실시간 방송 중계 애플리케이션 미어캣(Meerkat)은 원클릭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해당 영상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 주소만 열면 누구나 생방송 영상에 접근할 수 있다. 미어캣은 출시 한 달 만에 30만 명이 넘는 서비스 이용자를 모았고, 현재는 약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한다.
트위터 역시 실시간 영상 중계 서비스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선보이며 영상 부문을 강화했다. 친구들의 방송, 팔로우한 인기인의 영상을 즐기며 언제든지 댓글과 하트 등을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실시간 방송의 쓰임새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화산 폭발 같은 재난 상황 생중계, 현장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개인 방송, 선거운동 기간 정치연설 방송 중계 등 전통 매체에서 담당한 영상이 모바일 개인 방송의 침공을 받을 것이란 뜻이다. 전통 매체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간다. 미국 MSNBC는 미어캣 서비스를 이용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책이 네트워크가 됐다”
모바일 생중계 영상과 셀러브리티를 엮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도 많다. 네이버와 연예기획사의 합작 서비스 브이(V)가 그렇다. 브이에서는 SM과 YG 등 유명 연예기획사 소속 인기 아이돌, 연예인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제작한다.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방송은 브이에서 단연코 인기 있는 콘텐츠다. 그는 방송에서 무선 모형자동차를 조종하는 모습, 편하게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드래곤의 말을 해석한 영어 자막도 함께 나온다. 팬들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스타의 일상생활 모습을 보고, 댓글로 직접 대화하며 연예인과 친밀감을 느낀다. 이 방송은 100만 회 이상 재생됐고, 수천만 개의 하트를 받았다.
페이스북의 ‘좋아요’에 해당하는 이 영상의 하트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모바일 시대 콘텐츠가 가져야 할 핵심 가치인 소통과 쌍방향성을 의미한다.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 간단하게는 ‘좋아요’ 버튼 클릭부터, 적극적으로는 콘텐츠에 대한 공유와 비평까지 다양한 양상을 취한다. 콘텐츠와 생산자, 수용자가 한 콘텍스트 속에서 상호 작용하는 것이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네트워크의 힘을 이용한다. 오가닉 미디어 윤지영 대표의 저서 ‘오가닉 미디어’가 바로 그것. 윤 대표는 출판에 앞서 원고를 하나하나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자신 있었던 글은 싸늘한 반응을 받고, 책의 흐름상 쓸 수 없어 치워두었던 글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이 실험을 통해 “책이 네트워크가 됐다”고 했다.
오프라인 매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편집자가 중요시한 콘텐츠를 독자가 외면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독자가 실제로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면에 올린 콘텐츠가 버림받고 27면에 실린 콘텐츠가 모바일에서 막강한 생명력을 얻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윤 대표는 “독자 역시 콘텐츠의 일부”라면서 모바일 시대에 출간, 공개, 출시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즉, 콘텐츠를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 봐야 하며, 네트워크 속에서 공유, 언급, 리뷰, 구매 등의 관계가 발생하면서 콘텐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의 힘이 콘텐츠에 개입한다.
온라인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은 시청자의 댓글에 민감하다. 실시간 댓글은 방송의 시나리오를 바꾸고, 인터넷 방송을 완성하는 요소가 된다. 온라인 개인 방송인이 출연자라면 댓글을 다는 독자가 재능 있는 PD 노릇을 하는 것이다.
온라인 방송과 공중파 방송의 혼합을 시도한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은 한발 더 나아간다. ‘정제되지 않은 시청자 댓글’이 ‘정제된 방송용 자막’으로 바뀐다. 순간순간의 기지로 튀어나오는 댓글은 한두 사람의 작가나 PD가 고심해 쓴 자막보다 훨씬 강력한 웃음 코드를 지닌다. 시청자 댓글 자막이 이 프로그램의 흥행 요소가 된 것은 당연지사다.
‘수용’에서 ‘예측’으로
댓글 참여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실험적으로 쓰인다. 음악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세계적인 플랫폼 사운드클라우드에서는 청취자가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느낀 그 순간에 댓글을 적는다. 순간적으로 느낀 감각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같은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음악 제작자는 매초 반응을 보고 다음 음악을 만들 때 참고한다.
독자의 반응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신생 콘텐츠 미디어 버즈피드는 2월 한 장의 드레스 사진으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콘텐츠의 제목은 ‘드레스의 색은 무엇인가요?(What colors are this dress?)’였다.
사람들은 사진의 드레스가 흰색과 황금색 줄무늬라는 편과 파랑과 검은색 줄무늬라는 편으로 갈려 수많은 댓글을 양산했다. 버즈피드는 재빠르게 투표 기능을 콘텐츠에 보강했다. 이 콘텐츠는 3800만 이상의 뷰를 기록했고, 투표에 참여한 사람도 340만 명을 넘었다. 수많은 이의 ‘공유’를 거치면서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네트워크로 퍼져나갔음은 물론이다.
버즈피드는 2차 콘텐츠 제작에 돌입했다. ‘드레스가 파랑과 검은색이 확실한 이유를 보여주는 두번째 사진’ ‘사람들이 드레스를 다른 색으로 보는 이유’ ‘드레스를 보고 멘붕에 빠진 사람들의 반응’ 등 추가로 관심을 기울일 만한 소재를 찾아 콘텐츠를 늘려갔다. 그 결과 버즈피드는 40여 개의 관련 콘텐츠에서 5200만 넘는 트래픽을 얻었다. 이처럼 독자의 반응을 수용하는 단계를 넘어,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를 예측해 만들어내는 것이 모바일 콘텐츠 제작자의 숙제다.
비용 ‘제로’의 채널 입점
모바일 콘텐츠에 생명을 불어넣는 핵심 과정은 콘텐츠 유통이다. 과거 활자와 방송 콘텐츠가 정해진 방식으로만 전파됐다면 모바일 콘텐츠는 수많은 경로로 독자와 만난다.
모바일 네트워크를 넘나들며 살아 움직이는 콘텐츠는 독자에게 선택받을 확률이 점점 더 높아지는 반면, 한 사이트, 한 서비스 안에서 정체된 콘텐츠는 생명력을 잃어간다. 콘텐츠의 질이 좋고 의미가 있다 한들 눈앞에 보이지 않는 콘텐츠를 선택할 독자는 없다.
콘텐츠 생산자는 모바일 생태계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네트워크는 그물망이다. 서로 이어진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유튜브와 카카오톡이,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가 다 연결됐다. 한 플랫폼과 다른 플랫폼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그곳으로 정보의 상호교류가 일어난다.
따라서 다양한 모바일 유통 채널을 활용해야 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의 채널은 현실 세계의 백화점, 대형마트, 재래시장과 유사하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각 유통 지점에 입점하거나, 콘텐츠를 유통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제로다. 서로 다른 유형의 독자를 가진 여러 플랫폼에 동일한 콘텐츠를 퍼뜨려야만 잠재고객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콘텐츠의 노출 방식도 변했다.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시대에는 콘텐츠 유통이 검색에 의존했다. 검색 키워드에 맞는 콘텐츠를 정확하게 화면에 보여주는 것이 가치 있는 행위였다.
모바일 시대는 검색이 불편하다. 좁은 화면에 모든 정보가 나열될 수 없다. 오히려 몰랐던, 다시 말해 개발되지 않았던 관심사가 우연인 것처럼 모바일 화면에 나타날 때 가치가 발생한다. 물론 우연일 리 없다. 사용자의 선호도, 친구 관계망, 행동양식 등을 알고리즘이 분석해 최적의 콘텐츠를 노출한다.
그렇다면 네트워크에서 가장 가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스스로 공유되는 콘텐츠가 그것이다. 힘이 있는 콘텐츠는 사람들의 자발적 공유를 통해 여러 네트워크를 넘나들며 파급된다. 독자가 마케터 구실도 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콘텐츠는 트위터에서 처음 게시돼 페이스북으로 공유된 후, 다시 카카오톡으로 넘어간다. 이후에도 또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콘텐츠 플랫폼으로 퍼져나간다.
‘재구성’의 시대
모바일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피키캐스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창작 영상이 하나 있다. 영상은 한 주 만에 220만 번 재생됐다. 그런데 그중 160만 번은 페이스북 인기 스타가 자신의 페이지에 영상을 직접 공유한 덕분에 재생됐다. 좋은 콘텐츠가 파괴력 있는 유통 채널을 만났을 때 파급력을 얻는다는 점을 본 사례였다. 영향력 있는 유저가 공유했을 때 콘텐츠는 날개 단 듯 퍼져나간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라고 해서 콘텐츠의 본질이 변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핵심은 내용이다. 나영석 CJ E·M PD의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온라인 전용으로 서비스한 신서유기는 공개 3일 만에 전체 영상 재생 수가 1500만 회를 넘었다. 아직 일부만 공개된 상황에서도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면서도 내용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 것이다.
모바일 화면 속에 귀여운 고양이 동영상과 인터뷰 기사, 깊이 있는 칼럼, 탐사보도 기사가 함께 자리하는 시대다. 콘텐츠 간의 가치 우위는 무너졌다. 기존의 약자가 강자가 될 수 있으며 강자가 약자로 전락할 수 있다. 독자는 각자의 흥미와 관심사에 따라 ‘좋아요’ ‘공유하기’ ‘댓글’ ‘하트’로 콘텐츠를 소비한다.
모바일 시대에는 모든 콘텐츠가 그 나름의 방식으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편집자의 선택이 아니라 독자의 반응 및 재구성, 공유, 전파가 콘텐츠의 생명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요컨대 새로운 시대에는 공급자가 선택한 콘텐츠가 아니라 독자가 선별해 ‘스스로 공유하면서 재구성되는’ 콘텐츠가 가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