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철학 헷갈려
▼ 안철수와 새정연은 철학이 맞나.“우리 당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다. 안 의원의 정치철학을 깊이 연구해본 적이 없다. 내가 정책위의장 시절 ‘자본독점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더니, 그도 동의하더라. 일정 부분 진보적이고 일정 부분 보수적인 것 같다. 솔직히 헷갈린다.”
▼ 문 대표로 20대 총선에서 이길 수 있겠나.
“혼자서는 어렵다. 문 대표의 고뇌가 깊다. 그런데 그가 물러나면 다른 ‘메시아’가 없다. 문 대표는 호남에 대해 진정성 있는 무엇인가를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수단이 별로 없다. 혼자 끌고 가서는 총선에 이기기 어렵다. 그래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제안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문-안-박 갖고 이길 수 있겠나. 호남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동영, 천정배 선배도 적극적으로 껴안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부족했다. 과거에 잘못이 있건 없건….”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떻게 보나
“비단길을 깔아주면 모를까, 현실정치에서는 어렵다고 본다. 과거 고건-정운찬 총리 사례도 있듯이 (반기문 대선후보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정치는 한판 붙자는 것이지, ‘우리가 양보할게’ 하는 게 아니다.”
민노총 폭력 시위 안 된다
▼ 새정연을 친노당이라고 부른다.“지나친 비약이다. 이분법에 익숙하다 보니 그런 프레임에 빠진다. 그것을 극복해야 한다. 친노, 비노, 주류, 비주류 같은 분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17대 때부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해 문제다. 싸울 상대가 여당이고 수구보수 세력인데, 우리끼리 분열해서야 되겠는가.”
▼ 새정연은 어떻게 탈바꿈해야 할까.
“단결해야 한다. 분열하면 수구세력의 압승이다. 혁신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자. 절체절명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끼리 싸우면 안 된다.”
▼ 민주노총 주도의 폭력시위를 어떻게 보나.
“협상을 끈질기게 해서 국민을 공감시키고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 위축, 공권력 강화가 두드러진 면이 있다. 대통령의 통치가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폭력 자체는 절대 찬성하지 않는다.”
▼ 우 의원을 ‘부드러운 작은 거인’이라고 하던데.
“내 가치와 철학은 상대 존중이다. 법사위원장 시절의 일이다. 법사위는 전투장이다. 야당이 위원장이기 때문에 더더욱 여당을 존중했다. 우리가 투쟁하면 상대방도 투쟁으로 맞선다. 여당을 잘 설득하고 공감시키는 것이 그때 내 목표였다. 운이 좋아 원내대표 할 때 야당 지지율이 계속 올라갔다. 의회민주주의를 신봉한다면 야당이 먼저 품격 있게 나가야 한다. 정책위의장·원내대표를 하면서 품격 있는 언어로 고상하게, 신사적으로, 그러면서도 집요하게 협상하려고 노력했더니, 운 좋게도 잘되더라.”
▼ 새정연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감을 회복해야 한다. 투쟁 일변도를 지양해야 한다. 투쟁은 과거에는 통했으나 지금은 아니다. ‘야당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표를 주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유념해야 한다. 야당이 지리멸렬하다. ‘새정연에 정권 맡기면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는 국민의 우려부터 씻는 게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