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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 바깥 인물에 편승해 한 자리하겠다? 껍데기·줄서기 정당!”

[인터뷰] 대선 출사표 던진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원희룡 “당 바깥 인물에 편승해 한 자리하겠다? 껍데기·줄서기 정당!”

  • ● 집권하면 총리 지명권 민주당에 양보할 수도
    ● 586 이념 세력, 국정 중심에서 분리 수술
    ● ‘점령군’, 이재명 특유의 적반하장 논점 흐리기
    ● 李 역사관이면 文 정권보다 심한 정권 탄생
    ● 실수요자 1주택에 모든 세금 면제 가능
    ● 상위 2%에 종부세 부과? 블랙코미디
    ● 진보 최장집·진중권과 함께하는 보수 돼야


그는 유독 고수들에게서 호평받는다. “원희룡, 다른 사람에 비해 대통령직에 손색없는 인물”(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신동아’ 8월호 인터뷰), “내년 초 원희룡·남경필 바람 불 것”(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신동아’ 2016년 6월호 인터뷰). 김 전 위원장은 “‘탄핵 사태’ 이후 대통령 후보감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원희룡 하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직업이 ‘대통령후보 멘토’인 김 전 위원장이 그에게 극찬을 한다.

원희룡. 1964년 출생. 대입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운동권. 사법시험 수석. 검사. 보수정당 소장파. 3선 의원. 당 사무총장. 재선 제주지사. 그가 쓴 표현대로 “흠잡을 데 없는 게 흠”인 경력이다. 제주 출신인 기자는 어릴 적부터 ‘전국 수석 원희룡’이라는 말을 족히 수백 번은 듣고 자랐다. 그가 국회에 입성(2000년)하기도 전에 말이다. 그는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사람이다. ‘공부 1등’이 민주화운동까지 했으니 스토리도 갖췄다.

세평(世評)과 경력만 놓고 보면 그는 분명 잠룡(潛龍)이다. 그런데 좀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7월 13일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7월 10~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자동응답), 그의 지지율은 1.3%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

원희룡 제주지사는 7월 13일 서울 여의도 제주도 서울본부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며 “보수의 등번호를 달고 정권교체를 한 뒤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7월 13일 서울 여의도 제주도 서울본부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며 “보수의 등번호를 달고 정권교체를 한 뒤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조영철 기자]

가장 세(勢)가 큰 주자

아픈 대목일 듯싶어 굳이 묻지 않았는데, 그가 먼저 “늘어난 것은 경험이고 줄어든 것은 노출”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제주지사를 하면서 행정 경험을 쌓았지만 여의도에서 멀어지다 보니 미디어 노출 빈도가 적었다는 뜻이다. 노출이 늘면 그의 지지도가 탄력을 받을지는 향후 대선 정국의 관전 포인트다.



그는 요즘 부쩍 여의도행이 잦다. 인터뷰는 7월 13일 오전 제주도 서울본부(여의도)에서 했는데, 전날 오후까지 그는 제주도청에 있었다. 7월 7일에는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지지 모임 ‘희망오름’ 출범 행사를 열었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34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 ‘희망오름’에 현역의원 34명이 참여했던데, 당내 대선주자 중 가장 세(勢)가 큰 셈인데요.

“하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 그 후 한 분 더 참여하셔서 서른다섯 분이에요.”

- 많은 의원이 참여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20년 넘게 저와 보수정당의 개혁을 위해 함께해 온 분들이 주축이 돼주셨어요. 과거에는 보수정당이 억지로 떠밀려 개혁하는 시늉만 했는데, 이제는 국가 운영의 비전을 갖춘 개혁파가 중심에 설 사이클이 왔다는 데 공감대가 있죠. 또 독단이냐 통합이냐는 선택지에서, 통합의 길로 가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원희룡이 낫지 않나 실제 그렇게 말씀하세요.”

그는 대선 재수생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4위는 홍준표 의원이었다.

- 14년 사이에 원희룡은 어떻게 진화했습니까.

“당 사무총장 등 당 조직을 책임진 경험이 있고, 제주지사로서 행정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탄소중립과 중국 자본에 대한 차단 등 혁신을 실천한 경험이 풍부해졌습니다.”

-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이기 때문에 규모에 비해 도지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까.

“규모는 작지만 내용 면에서나 일의 밀도 면에서는 국가 운영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다 민주당 절대 우세의 의회에서 협치를 하지 않고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극한의 정치 환경이죠. 그런 환경에서 제주의 갈등과 현안을 다뤄본 게 밀도 있는 경험이죠.”

- 인물 평가에 까다로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원 지사를 두고 “경제문제도 윤곽은 아는 것 같고, 국제사회의 변화에 대한 감각도 있고, 인품이나 성향을 놓고 봤을 적에 실패하는 대통령은 되지 않을 거란 생각도 든다”고 말하더군요.

“국제 감각이나 디지털에 대해서는 아마 정치권에서 제가 가장 이해가 깊을 거예요. 저는 아주 어렵게 컸고 민주화 투쟁 경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역사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요. 경제성장과 민주화, 복지국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덧셈 정치를 해왔어요. 다양성이 갖는 힘이 독단의 힘보다 크다는 걸 믿고요. 그런 면에서 김 전 위원장이 저를 두고 실패 가능성이 적지 않겠는가 말씀한 게 아닌가 싶어요.”

자강 않는 당은 문 닫아야

- 김 전 위원장은 11월에 뽑히는 국민의힘 후보와 당 바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0% 무선전화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가능한 경우의 수라고 생각해요. 제가 무엇이 좋다고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죠. 대신 국민의힘에는 정해진 규칙이 있고 일정이 있잖아요. 합의에 의해 변경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일정과 규칙은 공정을 위해서라도 지켜져야 합니다. 특정인을 위해 일부러 맞추다 보면 큰 문제를 낳겠죠.”

- 어제(7월 12일) 김기현 원내대표는 경선 룰이나 시기 조정은 열려 있다고 표현하더군요.

“민주주의에서는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규칙이니까요. 일정은 경선준비위원회가 실무적으로 선거법 규정을 보면서 잡을 테고요.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 필요하다면 규칙 변경 가능성까지도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겠지만, 유·불리가 갈린다거나 누군가에게 유리하도록 갖다 붙이는 것이라면 합의가 힘들겠죠.”

- 김 전 위원장은 원 지사를 언급하면서 자강론을 강조했습니다.

“자강하지 않는 정당은 문 닫아야 합니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뜻을 모으고 공직 후보자를 키워 공천하는 데 있어요. 정당이 자기네끼리 모여 시간 때우다 바깥을 쫓아간다면, 그것은 해산 사유에 속하죠. 범야권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전제를 두되, 국민의힘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최상의 후보를 만들어내야죠. 바깥에 있는 특정 인물한테 편승했다가 거기가 대통령 되면 한 자리씩 하겠다? 이것은 껍데기 정당이고, 줄서기 정당이죠.”

- 차기 대통령은 민주당 의석이 절대 다수인 의회와 상대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대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최소치는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은 정책을 협치를 통해 집행하는 것이죠.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소(小)연정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절대 다수 의석을 갖고 있으니 서로 협약을 맺어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민주당이 장관으로 참여할 수 있죠. 더 큰 연정을 한다면 현행 헌법하에서지만 총리 지명권을 민주당에 양보하는 것도 가능하죠.”

- 그러면 분할 내각처럼 정권을 같이 운영하는 상황 아닙니까.

“그렇죠. (정권 출범) 2년 뒤에 있는 총선에서는 국민이 새로 만들어준 정치 질서를 갖고 주도성을 가질 수 있죠. 총선에서 지지를 받으려면 대통령은 폭넓은 국정 운영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거고요. 대한민국 역사상 없던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지겠죠.”

그가 제주지사로 재직하는 7년간 제주에서는 보수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단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그 역시 지사 재선에 나설 때는 무소속 신분이었다. 현재 도의회 의석 43석 중 국민의힘 몫은 5석뿐이다. 규모는 작지만 또렷한 여소야대 구도다.

- 제주에서 경험을 해봤으니….

“그러니까요. 연합정치 없이는 나라가 ‘광화문 대한민국’과 ‘서초동 대한민국’으로 갈려 (총선 전까지) 2년 내내 대통령이 아무 일도 못 할 겁니다.”

586 이념 세력 분리 수술

7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원희룡 제주지사 지지 모임 ‘희망오름’ 출범식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원 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7월 7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원희룡 제주지사 지지 모임 ‘희망오름’ 출범식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원 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한 세대가 주도권을 움켜쥐면 다른 세대는 원 바깥으로 튕겨나가기 마련이다. 그가 보기에 주도권을 놓지 않는 세대는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이다. 그는 “586 기득권을 고착화하는 노동정책을 개혁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활로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586 이념 세력은 이재명 경기지사를 내세워 국민을 홀릴 수도 있다”고 본다. 마치 586이라는 견고한 성벽을 깨부수려는 저항군처럼 보인다.

- 원 지사도 586 운동권 출신입니다. 586 기득권을 막기 위해 원 지사가 나서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586이 군부독재 기득권에 저항한 역사적 역할은 매우 높게 평가받아야 합니다.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제 20대 청춘도 결코 부끄럽지 않아요. 그런데 이념이 권력화한 게 문제예요. 정의와 공정을 외치던 세력들이 기득권이 됐어요. 아이들 부정 입학시키고, 부동산 투기하고, 청와대 장악해 낙하산 인사하고, 기모란 방역기획관(임명)까지…. 이게 뭡니까.”

강고한 적과 맞서야 할 때, 이념은 결속력을 다지는 사슬이다. 그도 소싯적에는 이념 서적을 적잖이 읽었다. 서울대 똥파리(82학번을 가리키는 말) 운동권의 대표 주자 중 한 사람이었다. “운동권에서 조국(전 법무장관)은 사실 저한테 명함도 못 내밀 정도였다”(1월 14일)는 자신감도 있다. 이념과 조직의 생리를 모르지 않는다.

“(586은) 이념을 통해 저항적 신념을 강화했죠.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어요. 투쟁을 위한 이념화가 이제는 경직된 사고가 돼 변화를 거부한단 말입니다. 권력화한 이념이 불공정의 상징이 돼버린 거예요. 저는 그 이념을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붕괴하는 3년 사이에 깼어요. 그때 탈운동권을 했습니다. 1980년대 ‘해방전후사의 인식’ 수준에 머물러 있는 586 이념 세력을 대한민국 국정 중심에서 분리 수술해서 시대의 뒤안길로 보내줘야죠.”

단호하고 결연하다. 그는 586 기득권 극복이 “세대적 사명”이라고 했다. 대선 출마 명분을 자기 세대 기득권 혁파라고 밝힌 정치인은 흔치않다. 586 세대의 명망가 사이에서는 자신이 가치와 당위를 좇아 헌신해 살았다는 선민의식이 존재한다. 그에게는 이것이 없다. 그가 민주당 586과 무엇이 다른지 더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 586세대의 역사관이 단적으로 드러난 게 이재명 지사의 발언입니다. “친일세력과 미 점령군이 합작해 지배체제를 유지했다”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출발을 부끄러워하고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대한민국 거부 세력’의 망령이 부활을 시도하는 겁니다. 민주화와 복지에 편승해 대한민국 역사를 다르게 색칠하려는 좀비 역사관이죠. 헌법을 지키고 대한민국 역사를 계승하며, 북한과 중국에 맞서고 좌·우파를 모두 끌어안아야 할 대통령이 그런 역사관을 갖는 건 (대통령으로서) 자격 미달이죠.”

- 이 지사는 점령군이라는 단어가 미군도 썼던 단어라면서 재반박했는데요.

“‘대한민국의 깨끗하지 못한 출발’ ‘친일세력이 지배세력이 됐다’는 그 인식을 문제 삼는 겁니다. 포고령에 ‘점령군’이라고 쓰였느냐 안 쓰였느냐는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지엽적인 문제를 갖고 거꾸로 공격하는 이재명 특유의 적반하장식 논점 흐리기가 나왔는데요.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되죠.”

- 이 지사는 2017년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 매국 세력의 아버지”라고 했습니다.

“이승만은 가장 반일(反日)적이었던 사람입니다. 심지어는 일본과 전쟁까지 하려 했어요. 이승만을 친일 매국 세력이라 말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과정에서 패배하고 북으로 도주했거나 또는 지하로 스며들 수밖에 없던 ‘좀비화’ 된 역사관을 그대로 대변하는 거죠. 이런 역사관은 ‘편 가르기’ ‘적 만들기’의 정치관으로 이어져요. 분열 정치, 적대 정치, 선동 정치로 갈 수밖에 없는 속성을 갖고 있죠. (이 지사는) 과거 지향, 분열 지향 역사관을 갖고 있는 겁니다. 이재명 같은 역사관이면 더 심한 ‘슈퍼 문재인 정권’이 나오는 겁니다.”

LTV 110% 적용 가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8월 당 정강·정책을 바꾸며 강령 1조 1항으로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문장을 넣었다.

- 기본소득을 강령에 새긴 정당은 국민의힘밖에 없습니다.

“소득 복지에 대한 이론과 정책은 많습니다. 범위를 가장 넓힌 게 보편적 기본소득이고요. 가장 좁힌 게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기초생활 보장이죠.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개념도 있죠. 소득이 일정 단위에 도달하지 못하면 (소득을) 제공한다거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 실업자가 직업 재교육을 받는 동안 소득을 제공하는 등 부분적 소득보장제가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소득보장적 복지정책에 대해 검토 가능성을 열겠다고 했고, 그래서 (당내에서) 동의가 됐던 거예요.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소득을 나눠주자는 게 ‘이재명식’ 기본소득인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동의한 적이 없어요.”

그가 보기에는 3가지 이유로 ‘이재명식 기본소득’은 가능하지 않다. 공정하지 않고, 가능하지 않으며, 실효성이 없다는 거다.

“26조 원이면 육아휴직, 실업급여, 실업보험 다 해결할 수 있는 돈입니다. 왜 복지국가의 기둥을 세울 수 있는 돈을 복지국가를 허물면서 국민에게 월 4만 원씩 줘야 합니까? 공약한 바 없다고 하는데, 이렇기 때문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거예요. 인기몰이를 위해 손님을 모아서 약은 팔아놓고 ‘내가 언제 그 약이 그런 약이라고 했느냐’고 얘기하면 안 되죠.”

- 대통령이 되면 부동산값을 잡을 묘안이 있습니까.

“우선 다양한 형태로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야 합니다. 또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에 대해서는 융자나 세금 지원을 해줘야 해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실수요자 1주택에 대해서는 모든 세금을 면제하거나 연장을 시켜줘야 한다고 봐요. 출산, 육아, 중소기업 근무 등 국가의 성장을 위해 정책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경우에는 110%까지도 LTV(주택담보대출)를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맞게 살고 싶은 국민들께는 ‘공유 하우스’ 같은 혁신적 주거 비즈니스를 제공할 수 있죠. 대신 3주택 이상 투기 등에 대해서는 세금이건 개발이익 환수건 정부가 강력히 대처해야 합니다.”

보수정당의 嫡子

원희룡 제주지사가 7월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민선 7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가 7월 1일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민선 7기 3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최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기존 ‘공시가격 9억 원’에서 ‘공시가격 상위 2%’로 바꾸는 내용이 골자인 종부세 개정안을 내놨다.

- 이변이 없다면 종부세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인데, 어떻게 봅니까.

“노무현 정부 때 종부세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상위 2%를 자르면 6억 원 정도였어요. 그래서 종부세 기준이 6억 원이 됐는데, 그때 6억 원 아파트가 지금 15억 원이 돼버렸던 말이에요. 6억 원 아파트가 15억 원이 된 충격적인 ‘팩트’를 국민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기 위해 2%라는 기준을 만들어 마술을 부린 겁니다.”

- 갈라치기라고 보겠죠?

“그렇죠. 국민들을 갈라치고 2%를 적으로 만들어 때리는 분열적인 정치라는 점에서 문제이고요. 부동산 정책 실패를 눈가림하는 술수라는 점에서 블랙코미디입니다.”

그는 보수의 울타리를 떠난 적이 없다. 바른정당에 몸을 의탁한 바 있지만 어쨌든 이 당도 보수를 표방했다. 스스로도 “보수정당의 적자이며 정통개혁파”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사실 보수는 별로 인기가 없는 단어다. 좋건 싫건 ‘탄핵 사태’의 역사적 얼룩도 묻어 있다. 중도 이미지가 강한 그가 굳이 보수라는 표현을 써야 할까.

- 보수가 국정농단, 적폐 등의 이미지를 뒤집어써 왔습니다. 그럼에도 ‘보수의 적자’라는 표현을 굳이 쓴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보수의 공(功)이 대한민국 수립과 안보, 경제성장에 있다고 생각해요. 또 1987년 개헌을 함으로써 민주화가 쿠데타로 뒤집힐 가능성도 제거했어요. 대신 과(過)가 있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혁신했어야 했는데 못했고, 복지 문제 등에 소극적인 인상을 줘서 양극화 등의 문제를 초래했죠. 기득권이 독점하면 젊은 세대와 중소기업 등 창의성을 갖춘 사람들에게 혁신에 대한 보상이 안 주어져요. 그러니 보수를 확장해서 다음 세대가 더 많은 기회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야죠. 또 보수가 생산적 복지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제주에서 탄소중립과 디지털 혁신을 추구했고, 중국 자본으로부터 환경을 지켜내는 등 보수의 가치를 확장했다”면서 스스로를 “중도·진보와 대화와 연정이 가능한 보수”라고 규정했다.

- 김종인 전 위원장은 보수는 20%밖에 안 된다면서 ‘보수의 적자’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요.

“저는 보수가 가장 확장되면 70%의 국민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적인 대안을 갖춰야 주도권을 쥐고 중도와 진보를 포용할 수 있죠. 역동적이고 확장적이면서, 현실주의적 미래주의를 추구하는 게 제가 생각하는 보수예요.”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도 함께할 수 있는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일전에 말한 적이 있죠. 최근에는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제주연구원에서 강연할 때 원 지사가 참석했더군요.

“최장집, 진중권 두 분 정도면 충분히 같이할 수 있습니다. 보수 내에도 야당이 존재할 수 있으니 모든 게 획일화될 필요는 없죠. 보수정당은 이념정당, 계급정당이 아니라 포용적인 국민정당이어야 합니다.”

중국 백신과 제주지사

애당초 그는 대선에 집중하기 위해 7월 11일 지사직에서 사퇴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계획을 미뤘다. 지금 그는 대선주자이자 제주 방역 사령탑이라는 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서는 유독 할 말이 많아 보였다. 행정가의 면모와 정치인의 자의식이 묘하게 섞여 있다.

“중국 백신을 맞은 사람이 한국에 공무, 학술, 비즈니스 등의 이유로 올 때 정부가 격리를 면제해 주고 있어요. 한국 국민은 화이자를 맞았더라도 중국에 가면 2주간 무조건 격리돼요. 각 성에 따라 1~2주 추가 격리됩니다. 중국 백신이 51% 정도 효과밖에 없는데, 95% 효과가 있다고 국제 공인된 화이자를 맞아도 격리되는 겁니다. 상호주의에 안 맞습니다. 제주지사는 감염병에 대한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습니다. 정부가 즉각 중국에 요구해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중국 백신을 맞은 사람이 제주도를 찾을 경우 도는 자체 격리조치를 할 겁니다.”

#원희룡 #김종인 #대선 #국민의힘 #신동아



신동아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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