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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트’ 청년 표심 잡기에 ‘대선판 오리알’ 신세

[특집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노인을 위한 대선후보는 없다?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캐스팅보트’ 청년 표심 잡기에 ‘대선판 오리알’ 신세

  • ● 양강 후보…노인 공약 구체성 부족
    ● “부동층 비율 높은 점이 영향”
    ● 기초연금으로 공략 나선 18·19대 대선과는 딴판
    ● “우리가 대한민국 일궜는데…”
    ● 李 “노인기본소득” 尹 “돌봄·요양 걱정 없는 나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미국(23.1%)·일본(19.6%)·영국(14.9%)와 비교해 보면 압도적인 수치다. [GettyImage]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미국(23.1%)·일본(19.6%)·영국(14.9%)와 비교해 보면 압도적인 수치다. [GettyImage]

노인이 실종됐다. 여야 양당 후보가 2021년 4·7 재보선 이후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청년 표심 잡기에 나서면서 ‘연 200만 원 기본소득’(이재명) ‘무주택 청년 건설 원가 분양’(윤석열) 등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인 고령층을 겨냥한 구체적인 공약 제시는 부족한 상황이다.
2021년 7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11월 1일 전체 인구(약 5183만 명)으로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4%(820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유권자 전체 수(약 4399만 명) 중 18.7%를 차지하는 숫자다.

820만 표 쥔 노인

2021년 11월 1일과 9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아래)는 대한노인회를 각각 방문했다. [뉴스1]

2021년 11월 1일과 9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아래)는 대한노인회를 각각 방문했다. [뉴스1]

하지만 대선에서 양강 후보들은 청년층 공략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21년 11월 2일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 시킨 뒤 ‘청년 스타트업’ ‘가상 자산’ ‘기후 위기’ 등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주제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도 각 지역 청년들과의 대화를 포함시켰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인 11월 6일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포문을 연 뒤 직접 위원장을 맡은 당내 청년 조직을 발족시키고, 청년 토크 콘서트를 여는 등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상대적으로 노인의 목소리를 듣는 창구는 적었다. 각각 대한노인회를 이재명 후보는 11월 1일, 윤석열 후보는 경선 후보였던 9월 1일 한 번씩 찾았을 뿐이다.

이는 지난 18·19대 대선과는 다른 양상이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월 20만 원을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을 제시했고, 이는 당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80만 개의 노인 일자리 창출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뿐 아니라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도 기초연금 인상(30만 원)을 노인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선후보들이 청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이들이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2021년 12월 3~4일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현재 지지하는 대선후보를 교체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20대 중 46.7%가 “바꿀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30대 역시 같은 응답이 27.5%가 나와 전체 평균(23.1%)을 상회했다. 반면 60대 이상의 경우 81.7%는 “(같은)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으며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답변은 14.4%에 머물렀다. (이하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노인도 청년만큼 힘들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양 후보가 실용적이고 탈이념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MZ세대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30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이다. 그러다 4·7 재보선에서는 국민의힘으로 지지 정당을 바꿨고, 이준석 대표를 당 최고 자리에 올렸다. 대선후보들이 표심이 유동적인 2030의 호감을 사고자 노력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기성세대는 한번 정한 정치적 신념을 잘 바꾸지 않는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른바 ‘집토끼’로 분류하고 있다.”

고령층 목소리를 대변할 시민단체나 이익단체가 부족하다는 점도 꼽힌다. 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지금은 대한노인회가 주도적으로 노인 처지를 대변하고 있지만 시민·이익 단체는 경쟁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며 “고령층도 계층·성별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니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줄 다양한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고령층 사이에서는 “섭섭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80대 A씨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건 여기 모여 있는 이 사람들”이라며 “노인들의 삶도 청년만큼이나 어려운데 대선후보가 청년들만 쫓아다니는 게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노인빈곤율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가장 높았다. 미국(23.1%)·일본(19.6%)과 비교해 봐도 압도적인 수치다.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국회의원 비례대표만 해도 청년·여성·노동자 몫은 있는데 노년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인물은 없다”며 “정치권에서 소외된 노인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각 당에 요구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강 캠프 측은 “청년층뿐 아니라 고령층을 위한 공약에도 비중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캠프 측은 “선대위 산하에 노인위원회·국가책임어르신행복위원회 등을 두고 협업 속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측은 “청년층과 고령층에 동등한 비중을 두고 있다”며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산업화 이전 및 산업화 세대 노인들이 겪는 소득 보전 문제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李 “노인기본소득” 尹 “중하위층 차등 지원”

‘신동아’는 각 후보 정책담당자에게 일자리·노인연금·주거·돌봄 고령층 관련 공약을 구체적으로 물었다(표 참고). 이 후보는 노인기본소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재명 캠프 측은 “노인기본소득과 더불어 취약계층에 추가로 연금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노인빈곤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액수와 시행 방법은 차차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민간 부문 노인 일자리 창출 △5대 돌봄 국가책임제를 바탕으로 한 어르신 요양 돌봄 확대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 후보는 ‘요양·간병 걱정없는 나라’를 내세우며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급여화, 돌봄 가족 지원법 등을 중요 공약으로 제시한다. 윤석열 캠프 측은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어르신 돌봄과 간병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어르신 돌봄 공약을 전방위로 강화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윤석열 캠프 측의 노인공약에는 △중하위층 노인연금 차등 지원을 통한 노인빈곤 해소 △고령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편의시설 조성 등이 포함됐다.

#대선공약 #노인 #청년 #노인을위한나라는없다 #신동아



신동아 2022년 1월호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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