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호

수요자 중심, 질환 중심 진료 환경 구축 고려대구로병원

“외래관 준공으로 중증환자 진료 시스템 강화, 상급종합병원 위상 확고히”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1-12-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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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래관(왼쪽) 완공 이후 고려대구로병원 조감도.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외래관(왼쪽) 완공 이후 고려대구로병원 조감도.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고려대구로병원은 1983년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던 ‘의료 불모지’ 구로 지역에 터를 잡았다. 이후 1075병상, 교직원 수 3040명 규모를 갖춘 국내 대표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최근 고려대구로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 분야 전문성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정부에 방역 정책을 자문하는 많은 전문가가 이 병원 출신이다. 고려대구로병원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8개 기업 가운데 3개사 임상시험을 고려대구로병원이 진행하고 있다.

    감염, 외상, 고위험 임신·출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상급 위상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외상전문의수련센터(왼쪽)와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등을 운영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외상전문의수련센터(왼쪽)와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 등을 운영하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고려대구로병원은 2014년 국내 최초로 보건복지부가 선정하는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병원’이 됐다. 이후 지금까지 국내 유일의 ‘중증외상전문의수련센터’를 운영하며 중증외상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외상골절 및 골수염 분야에서 세계적 명의로 손꼽히는 정형외과 오종건 교수가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장을 맡고 있고, 다발성 중증외상환자 발생을 대비해 외상전문의로 이루어진 외상팀이 24시간 대기한다.

    중증외상환자 치료에 있어 선진적 의료 인프라를 보유한 고려대구로병원은 2021년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로도 선정됐다. 서울시가 관내 중증외상환자 진료 질을 높이고, 예방 가능 사망률을 낮추고자 시작한 사업으로, 고려대구로병원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중증외상환자를 적극 수용하고 이들 환자에게 최종 치료를 제공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됐다.

    고려대구로병원은 2016년 응급환자 케어를 위한 권역응급의료센터도 오픈했다. 이곳에서 숙련된 응급전문인력이 전문중증외상팀을 비롯한 여러 진료과와 유기적으로 협진하며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비하는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201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고위험 산모 및 태아,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이 시설은 서울에 고려대구로병원을 비롯해 4곳(고려대안암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뿐이다. 충남 당진에서도 고위험 산모가 분만을 위해 고려대구로병원을 찾아올 만큼 전문성으로 명성이 높다.

    이처럼 중증질환치료 전문화와 연구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미래의학 선도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 고려대구로병원은 2022년 5월 외래관 준공을 통해 또 한 번 도약할 전망이다.

    외래관은 연면적 2만8290㎡(약 8557평), 지상 6층, 지하 6층 규모 건물이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환자가 쾌적하게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외래관이 완공되면 상대적으로 중증환자 비율이 낮은 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 9개 진료과가 이곳으로 확장·이전할 예정이다. 각 과의 진료실, 대기실, 검사실 등 공간이 현재보다 약 1.5배 넓어진다. 또 지하에 주차면을 증설해 환자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외래관은 건물이 도로와 인접해 있어 환자가 병원에 접근하기도 수월해진다. 이동 동선 또한 최소화했다. 외래관 지상 3층에서 구름다리를 통해 메인빌딩에 갈 수 있어 검사 등의 목적으로 여러 건물을 오갈 때 불편하지 않다.

    병원 공간 재배치로 급성·중증·응급환자 진료 집중, 암병원 강화

    외래관으로 9개 임상과가 확장 이전하는 것과 동시에, 본관·신관의 메인 빌딩 공간은 중증질환 집중 치료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중증환자 비율이 높은 진료과 또는 특성화센터를 기존보다 약 2배 넓은 공간에 확장 재배치한다.

    현재 신관 지하 1층과 지상 3층에 분리돼 있는 암병원을 신관 3층에 통합 배치해 다학제 협진 및 암질환 통합치료가 가능하도록 정비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2009년 국내 최초로 유방암 분야 다학제 진료를 도입하며 이 분야에서 선구적 역할을 한 기관이다. 다학제진료는 환자 치료와 관련된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최선의 치료법을 도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고려대구로병원 대장암센터에서는 환자 수술 전 8개 과 의료진이 최소 두 번 정도 환자 상태를 의논하고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회의를 한다. 이처럼 여러 진료과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치료법이 마련된다고 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암병원 통합 후 그동안 축적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살려 암 다학제 진료에 특화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암종별 센터 운영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외래관 완공 후 메인 빌딩 공간 재배치가 완료되면 심혈관센터는 지금보다 2배 이상으로 커진다. 관련 검사실을 통합 배치해 이동 동선을 최소화함으로써 환자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역시 규모를 키우고 주요 시설을 통합 배치·운영한다.

    이 밖에 영상의학과, 뇌신경센터 검사실, 스포츠의학센터 등 각종 진료지원 시설을 확장해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며, 고려대구로병원의 강점인 ‘급성기·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에 집중할 방침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도 공간을 확장하고 설비를 업그레이드해 고난도 중증질환 치료 분야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기반을 다져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희귀난치질환센터 등 기존에 운영하던 특성화센터 운영을 강화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2022년 5월 완공 예정인 고려대구로병원 내·외부 조감도.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2022년 5월 완공 예정인 고려대구로병원 내·외부 조감도.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연구 활성화 및 특성화 통해 의료사업화 견인

    고려대구로병원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처음 지정된 후, 국내 10개 연구중심병원 중 가장 많은 자회사(9개)를 설립하는 등 연구 사업화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 현장 요구를 반영한 실증적 연구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누구나 연구할 수 있는, 연구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게 고려대구로병원의 자랑이다. 향후 의생명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신진연구자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 고려대구로병원이 잘하고 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연구 분야에 집중하는 연구특성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미 고려대구로병원은 의료기기 개발 기획부터 제품 시판까지 전 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장비, 공간, 전문 자문 시스템 등 내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스마트 헬스케어, 정밀의료기기, 차세대 신약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갖추고 의료 창업을 지원한다.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장은 “더 많은 교원이 외부 기업들과 함께 의료기술개발 및 실용화에 나서고, 그 결과로 실질적인 수익까지 낼 수 있도록 총괄 관리,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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