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호

“시대와 사회가 제시하는 물음에 답하다”

5 CAMPUS로 도약하는 고려대의료원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1-12-22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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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갑자기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의료기관의 역량을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고려대의료원은 팬데믹 상황에서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해 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서울 지역 대학병원 가운데 최초로 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 이후에도 서울·경기에서 생활치료센터 세 곳을 운영하고, SK하이닉스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 방역 및 확산 방지 최일선에서 뛰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 주요 의료진은 코로나19 진단 키트 개발, 백신 및 혈장치료제 연구개발에 힘썼다. 국가 방역 과정에서 정책 제언에 참여하고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는 것도 고려대의료원 의료진이었다.

    2021년 10월 7일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2021년 10월 7일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끊임없는 성장과 미래 준비

    고려대의료원은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 발전을 위한 가치 투자에도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국제보건 사업, 사회공헌 사업 등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각종 재난 상황에서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의료원장 직속의 사회공헌사업본부도 출범했다. 기금 모금 활성화를 위해 기금사업팀 조직을 키웠고, 2021년 6월 5일 시작한 ‘Again 65’ 캠페인을 통해 당초 목표 금액의 3배에 이르는 기금 조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고려대의료원이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고려대 의과대학을 비롯해 안암·구로·안산 등 3개 병원을 진료 공간을 넘어 연구와 교육까지 이뤄지는 캠퍼스로 재편하는 작업이다. 시설 및 인프라를 확충하고, 각 기관별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성화를 하는 데 한창이다.

    안암병원은 중증질환 중심의 환자 맞춤형 치료를 통해 스마트인텔리전트 병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2021년 신관 1차 공사를 마치고 일부를 오픈했다. 바로 이어 2차 공사를 진행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로병원은 2022년 완공 예정인 외래관 증축에 이어 첨단의학관을 신축함으로써 ‘환자 중심의 디지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최신 의료 인프라를 바탕으로 구로병원의 강점인 급성기·중증·응급환자 중심 진료에 집중하는 한편,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전달체계 최상위 병원의 롤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안산병원은 외래 공간 확장과 리모델링 등 중장기 마스터플랜 실현을 통해 스마트 진료 환경을 구축하고 나아가 서해권을 대표하는 중증질환 전문치료병원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고려대 의과대학은 전문성·창의성·윤리의식을 갖춘 미래보건의료 리더 양성에 나섰다. 이들이 창의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내실도 다지고 있다. 각 병원 캠퍼스화를 통해 교육 수월성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고려대의료원은 2021년 10월 미래의학 실현 및 사회공헌 사업의 전초기지로 청담 고영캠퍼스를 오픈했고, 정릉에는 메디사이언스 파크를 열어 의료원 본부를 이전했다. 메디사이언스 파크에는 현재 바이오벤처 기업 입주가 한창이다.

    지상 10층, 지하 5층에 연면적 1405평(약 4645㎡) 규모인 청담 고영캠퍼스에서는 맞춤형 특화진료를 기반으로 하는 최첨단 헬스케어 모델 창조, 융복합 연구, 사회공헌 사업 등 중 미래의학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인 도전과 탐구가 이뤄질 전망이다.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왼쪽)와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 [고려대의료원 제공]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왼쪽)와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 [고려대의료원 제공]

    서울 한복판에 미래의학, 사회공헌 인프라 구축

    청담 고영캠퍼스에는 국내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을 돕는 ‘임상연구지원본부’가 들어섰다. 임상연구지원본부는 고려대의료원이 2019년 9월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세계 최초로 국제 의료기기 임상시험 실시기관 인증(ISO14155)을 획득하면서 만든 조직이다. 현재 유럽 시장 진출을 원하는 의료기기 업체는 반드시 새로운 의료기기법(MDR)에 따라 ISO14155 규격에 맞는 임상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고려대의료원이 관련 인증을 받으면서 국내 임상시험도 유럽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려대의료원은 2020년 6월 MDR 기준에 맞는 ISO14155 기반 임상시험을 처음으로 수행했고, 이 과정을 거쳐 개발한 의료기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급여 인정을 받았다.

    청담 고영캠퍼스는 홈헬스케어 분야 연구 기지 구실도 담당한다. 한국이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 위협이 커지면서 청담 고영캠퍼스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청담 고영캠퍼스에 고려대의료원장 직속의 사회공헌사업본부가 입주했다는 점이다. 고려대의료원은 그동안 국가적 재난이 닥칠 때마다 의료기관의 사회적 역할 및 가치 실현을 강조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섰다. 이제 사회공헌사업본부를 통해 의료봉사, 국제보건사업, 통일보건의료사업, 국가 재난대응 등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인류를 감염병 위기에서 구할 최첨단 연구의 중심

    고려대의료원은 바이러스 및 감염병 연구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 연구 역량을 갖고 있다. 1976년 신증후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Hantaan)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고, 백신인 ‘한타박스’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고려대의료원 의료진은 실력을 입증해 왔다. 고려대의료원은 이 기세를 몰아 서울 정릉에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고, 백신 및 신약 등을 개발하며, 나아가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바이오 메디컬 분야를 이끌어갈 최첨단 연구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바로 고려대 메디사이언스 파크(Korea University Medi-Science Park)다.

    메디사이언스 파크는 최적의 입지를 갖고 있다. 인근에 고려대를 비롯한 9개 대학과 병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5개 연구기관 등이 있다.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라 불리는 이곳은 박사급 연구 인력 5200여 명이 모여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지식단지’다. 서울시는 이곳의 연구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플랫폼 ‘서울바이오허브’를 조성했고, 2020년에는 홍릉강소연구특구를 지정했다. 바이오메디컬 융복합 연구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고려대의료원은 메디사이언스 파크 조성을 바이오메디컬 연구·산업·교육의 전진기지이자 신약 개발의 요람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기부한 100억 원을 바탕으로 건설하는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는 메디사이언스 파크의 핵심 시설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국내 최고 수준 전문가들이 인류를 감염병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려대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의 각 캠퍼스가 서로 협력하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한다면 다가오는 2028년 고대 의대 100주년에는 세계 초일류 의료기관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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