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호

페북·유튜브서 내쫓긴 트럼프 “나만의 SNS 제국 만든다”

[잇츠미쿡] 트럼프 미디어 그룹 주가 향방…중간선거 결과에 달려

  • 황장석 ‘실리콘밸리 스토리’ 작가·전 동아일보 기자

    surono@naver.com

    입력2022-01-07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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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미디어 그룹’ 우회상장 돕는 DWAC

    • 합병 소식에 주가 9배↑…투자받은 금액만 3500억 원

    • 트럼프 “주류 언론과 실리콘밸리가 정보 통제”

    • 바이든 지지율 하락 추세에 DWAC 주가 뛸까

    • 레드오션 SNS 시장…부정적 전망도

    2021년 10월 20일 DWAC(Digital World Acquisition Cor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과의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AP=뉴시스]

    2021년 10월 20일 DWAC(Digital World Acquisition Cor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과의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AP=뉴시스]

    2022년 11월 8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이 선거를 앞두고 미국에서 대표적인 정치 테마주로 부각된 주식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소셜미디어 회사와 합병을 발표한 DWAC(Digital World Acquisition Corp.)다. 2021년 10월 DWAC 측이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과 합병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1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때 90달러를 넘을 정도로 폭등했다. 이후 다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2021년 12월 현재 5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통령 연임에는 실패했지만 2024년 차기 미국 대선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트럼프. 그가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추진하는 ‘트럼프 버전 뉴미디어’ 회사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트럼프 미디어 그룹’ DWAC 통해 우회상장

    2021년 11월 3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40% 초반대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2021년 11월 3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40% 초반대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연방의회 의원(상원의원 100명 중 34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36개 주 주지사가 새로 뽑힌다. 바이든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지닌 이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의회에서 현재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지, 공화당이 그 자리를 빼앗을지가 결정된다. 2024년 차기 대선에 등장할 양당 대권후보의 영향력을 판가름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트럼프 버전 소셜미디어는 바로 이 시점에 데뷔한다.   

    2021년 10월 20일 DWAC는 트럼프가 회장으로 있는 TMTG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DWAC가 TMTG에 흡수되는 방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최종 승인을 받아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기존 주식시장에 상장(IPO)돼 있던 DWAC 이름이 TMTG로 바뀐다. 

    이런 방식은 일종의 우회상장이다. DWAC는 다른 회사를 인수할 목적으로 상장된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특수목적인수회사)이다. SPAC은 ‘백지수표회사(blank check company)’로도 불리는데, 일단 상장해서 자금을 모은 뒤 일정 기간 내에 실제 사업을 하는 비상장회사와 합병한다. 기업이 주식시장에 정식으로 상장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SPAC 회사와 합병해 우회상장을 하면 훨씬 쉬운 방식으로 상장할 수 있다. 스팩리서치(SPAC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248개 회사가 SPAC 상장으로 834억 달러를 모았고, 2021년에는 564개 회사가 같은 방식으로 1526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두 그룹의 합병 과정에서 DWAC가 TMTG에 건네주게 될 자금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2021년 9월 DWAC가 상장하면서 투자받은 금액이 약 2억8200만 달러, 상장 전 투자받은 금액(1100만 달러)를 합치면 총 3억 달러 정도를 모은 셈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합병 완료 시 DWAC의 회사 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대략 2억9300만 달러가 TMTG 계좌로 옮겨지게 된다고 한다. 한화(2021년 12월 2일 기준)로 3444억 원에 달한다.



    ‘나를 위한 트위터’ 만들겠다는 트럼프

    트럼프는 TMTG를 통해 트럼프 버전의 트위터 ‘트루스 소셜(TRUTH Social)’과 트럼프 버전의 넷플릭스 ‘TMTG+’ 같은 플랫폼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TMTG 웹사이트에 게시된 미디어 플랫폼 제작 이유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디어 세계 균형추가 위험할 정도로 좌파 쪽으로 기울었다.(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기업이 위치한) 실리콘밸리와 ‘주류 언론(mainstream media)’ 그리고 구글·아마존 등 거대 테크 기업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목소리만 허용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그들은 당신을 통제한다. 이 위험한 거대 테크 기업의 독점에 맞서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방형 미디어 플랫폼을 제공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트럼프의 이러한 생각에는 그간 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이 운영 중단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의 트위터·페이스북 계정은 폐쇄됐고, 트럼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영상 업로드도 불가능하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현직 대통령 시절 트럼프 계정을 폐쇄하고 이용을 제한한 건 그가 2020년 대선과 관련해 “투표 조작이 있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1월 초 의사당 난입 시위대를 선동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TMTG 측은 2022년 2월 말 ‘트루스 소셜’ 론칭을 시작으로 다른 서비스를 차차 내놓을 계획이다.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서비스를 제공할지, 약속된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될 부분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트럼프의 개인 영향력이다.

    방송사 ABC에서 방영된 창업 지원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 오디션 패널로 유명한 스타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는 트럼프 미디어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그는 트럼프의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 계정을 통해 그를 지지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만드는 미디어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트럼프 SNS 성공 여부는 2024 대선 미리 보기?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러지 그룹(TMTG)’ 홈페이지 화면.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결속의 힘’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TMGT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러지 그룹(TMTG)’ 홈페이지 화면.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결속의 힘’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TMGT 홈페이지 캡처]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는 7400만 표 이상을 획득했다. 8100만 표 이상을 받아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한 바이든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많은 득표수다. 현재 트럼프는 공화당의 2024년 대선 잠재 후보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할 만큼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 수천만 명이 트럼프 버전의 트위터(트루스 소셜)와 넷플릭스(TMTG+)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부정적인 전망도 존재한다. 소셜미디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고, 기존 미디어 시장에서 폭스뉴스 같은 공화당 성향의 레거시 미디어와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2020년 대선 당시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트럼프 세금 보고 자료를 보면 막대한 사업 손실로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을 정도로 그의 사업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정치 상황은 트럼프에게 우호적이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 추세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추세는 대체로 일치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임기 초반 50~60% 수준이던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해 2021년 11월 실시된 20여 개 여론조사에서 모두 40% 초반대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지지율 하락은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사태 이후 계속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지지부진한 코로나19 방역,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30% 중·후반까지 떨어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후보 교체 얘기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바이든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면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성향 유권자를 대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2022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과연 트럼프 브랜드의 미디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될 것인가. 5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는 현재 주가에는 완고한 트럼프 지지층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트럼프 #SNS #TMTG #DWAC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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