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호

롯데 상징성 큰 잠실에 제타플렉스 둥지 틀다!

“유통의 본질은 매장”…롯데마트의 무한도전

  • 입력2021-12-31 1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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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프라인 유통사 강점 집약

    • 1층 면적 70% 와인 전문점에 할애

    • 상품 수 30%↑…식품 매장 차별화

    롯데마트가 선보인 ‘제타플렉스’ 서울 잠실점 1층에 있는 ‘보틀벙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가 선보인 ‘제타플렉스’ 서울 잠실점 1층에 있는 ‘보틀벙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가 선보인 ‘제타플렉스’ 서울 잠실점이 개장 초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바람이 거센 유통업계에서 롯데마트는 외려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장소가 잠실이라는 점도 함의가 깊다. 잠실은 롯데월드타워가 있어 롯데그룹의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12월 23일 롯데마트는 서울 송파구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바꿔 문을 열었다. 제타플렉스는 10의 21제곱을 의미하는 제타(ZETTA)와 결합된 공간을 뜻하는 플렉스(PLEX)의 합성어다. 기존 잠실점은 영업면적이 1만4214제곱미터(㎡)로 롯데마트 매장 중 가장 큰 규모였다.

    먼저 1층 면적의 70%를 와인으로 채운 ‘보틀벙커’를 배치했다. 규모는 1322제곱미터(㎡)다. 그간 대형마트 매장 1층 입구를 와인 매장으로 채운 사례는 없었다. 앞서 롯데마트는 지난 2020년 와인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롯데마트 측은 ‘보틀벙커’ 개장을 위해 2021년 초 전담 조직인 ‘프로젝트W’팀을 신설했다. 팀원 다수가 와인 전문 자격증인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를 소지했을 만큼 전문성이 돋보인다.

    프로젝트W팀은 와인 애호가 약 200여명을 대상으로 와인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사람이 와인 구매 장소로 대형마트(31.8%)를 선택했으나, 와인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다는 점과 맛을 연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불편 사항으로 꼽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틀벙커’에서는 국가별 와인 분류 외에도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총 3개의 테마로 큐레이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배달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 ‘여행을 떠나고 싶은 순간을 위한 와인’ 등 상황별로 와인을 제안해 초보자가 흥미를 갖고 구매할 수 있게 돕는다. 구매 과정에서 호텔 출신 소믈리에의 조력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가격대가 고루 배치된 점도 특징이다. ‘보틀벙커’에는 판매가가 1억 원 내외에 달해 최고가 와인으로 유명한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부터 1만 원대 가성비 와인까지 총 4000여종의 와인이 있다. 또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Tasting Tab)’도 마련했다. ‘테이스팅탭’은 전용 팔찌에 금액을 충전한 후 기계에 팔찌를 접촉해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밀리리터(mL)씩 시음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최대 식품 매장을 노린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일반 대형마트(롯데마트 전점기준)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한다. [롯데마트 제공]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일반 대형마트(롯데마트 전점기준)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한다. [롯데마트 제공]

    제타플렉스 잠실점은 일반 대형마트(롯데마트 전점기준)보다 30% 이상 많은 상품을 취급한다. 진열 길이는 롯데마트 기존 매장 평균보다 30% 가량 늘렸다. 특히 과일 코너에서는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바나나(Banana), 토마토(Tomato), 베리(Berry) 상품 구색을 강화하는 일명 B To B 전략을 선보였다. 바나나 12종, 토마토 22종, 딸기 11종 등의 구색을 갖췄다.


    과일 코너에서는 바나나(Banana), 토마토(Tomato), 베리(Berry) 상품 구색을 강화하는 일명 B To B 전략을 선보였다. [롯데마트 제공]

    과일 코너에서는 바나나(Banana), 토마토(Tomato), 베리(Berry) 상품 구색을 강화하는 일명 B To B 전략을 선보였다. [롯데마트 제공]

    과일 진열 방식도 맛을 기준으로 바꿨다는 게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가령 과일의 맛을 4가지(Sweet, Citrus, Sweet&Sour, Oily)로 구분해 스위트(Sweet) 코너에는 바나나, 메론, 수박 등을, 시트러스(Citrus) 코너에는 오렌지, 파인애플, 토마토 등을, 오일리(Oily) 코너에는 아보카도, 올리브 등을 진열하는 방식이다. 과일을 당도 위주로만 설명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당도’ 및 ‘산도’, ‘수분’, ‘경도’ 4가지 특성으로 나눈 점도 특징이다.

    약 150여 종의 상품을 갖춘 국내 최대 샐러드 존도 선보인다. 유통업계 최초로 ‘아쿠아 포닉스’ 방식으로 재배한 ‘버터그린’, ‘이자벨’ 등 유러피언 채소도 배치됐다. ‘아쿠아 포닉스’는 ‘아쿠아(Aquaculture)’와 ‘수경재배(Hydroponics)’의 합성어다.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길러 수확하는 방식이다. 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유기물을 바탕으로 식물을 수경 재배하고 다시 이 물을 물고기 사육수로 환원하는 형태인데, 덕분에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불린다.

    수산매장 초입에는 ‘파노라마 수족관’과 계단형 수족관이 설치됐다. 매장 중앙에서는 참치회 전문매장을 운영해 당일 가장 좋은 생선을 선정해 상품화하는 ‘오마카세’ 형태의 판매도 이뤄진다. 초밥, 회, 후토마끼, 카이센동 등 조리법 역시 고객이 원하는 대로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축산매장에는 도매용 판매까지 고려한 양고기 전문점을 열었다. 0.1% 비중의 토종 한우인 ‘호반 칡소’, 순혈 와규 상위 0.5%의 ‘풀 블러드 와규’도 구매할 수 있다. 제주에서만 유통돼 육지에서 경험하기 힘든 상위 0.1% 제주도 품질 인증 순종 흑돼지 ‘제주 버크셔 흑돼지’도 판매된다.

    가공식품 코너에서는 ‘글로벌 치즈존’, ‘샤퀴테리 전문존’, ‘비건푸드존’, ‘스페인푸드존’ 등을 마련했다. 치즈 카테고리 시장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기존 치즈 매장을 80% 늘려 치즈 특화존을 구성했다. ‘자연치즈’ 카테고리는 전남 영광에 있는 ‘유레카 목장’의 까망베르 치즈 등 국내 유명 목장별 차별화 치즈를 도입해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도 선봬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강조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우선 리빙 전문점 ‘룸바이홈 랩(Room X Home Lab)’이 자리 잡았다. 기존 대형마트의 리빙 카테고리는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반면 룸바이홈랩은 프리미엄 리빙 제품을 갖추고 있다. 자체 개발 PB 및 카테고리별 전문 디자이너, 작가와 전문 브랜드들의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전문성에도 주안점을 뒀다. 실제로 룸바이홈랩에서는 그간 대형마트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폴란드 구스, 체온조절 침구 및 고가의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 조명까지 만나볼 수 있다.

    대형마트 주 고객층인 40~50대를 고려해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의 비중을 늘린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 플러스’와 6조원 규모로 늘어난 펫 시장을 겨냥한 ‘콜리올리’도 있다. 이중 ‘콜리올리’는 펫(Pet)팀 팀원 모두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는 직원들로 구성했다.

    롯데마트 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해 에어 퓨어 게이트, 얼굴인식 체온 측정 시스템, 핸드레일 소독기 등 방역 제품을 여럿 갖춘 점도 강조했다. 에어 퓨어 게이트는 강한 바람을 뿜어 출입자의 옷과 몸에 붙은 미세먼지, 세균, 바이러스 등을 제거한다. 얼굴인식 체온 측정 시스템은 고감도 지능형 센서 시스템을 적용해 체온 측정은 물론 마스크 착용 여부 등도 파악할 수 있다. 또 매장 내 화면을 통해 실내 공기질을 실시간 측정, 송출할 계획이다.

    제타플렉스에서는 롯데마트 오프라인 전용 어플리케이션인 ‘롯데마트GO’를 통해 고객이 직접 모바일 기기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고 결제까지 하는 스마트 결제가 가능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만큼, 매장에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쇼핑 방법을 제안해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입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제타플렉스는 고객에게 롯데마트의 미래 버전을 보여줄 프로젝트”라며 “회사의 역량을 집약한 만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롯데마트의 대표 매장으로써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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