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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성과 못 내면 내치지는 않아도 힘은 뺀다”

윤석열 파워엘리트 263人은 어떻게 됐나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尹, 성과 못 내면 내치지는 않아도 힘은 뺀다”

  • ● 코어그룹 7명의 운명 엇갈리다
    ● 상당수, 대통령실과 내각에 실제 기용
    ● 캠프 때 보좌 A, 미스터리한 사표
    ● “이관섭 온 뒤 역할 모호해진 사람 여럿”
3월 10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뒤쪽 첫 번째 줄에 당시 직함 기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권영세 의원, 정진석 의원(왼쪽부터)이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

3월 10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뒤쪽 첫 번째 줄에 당시 직함 기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권영세 의원, 정진석 의원(왼쪽부터)이 보인다. [사진공동취재단]

아무리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한들, 대통령 1인이 국정을 총괄할 수는 없다. 국정은 그룹이 하는 행위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263일째 되는 날 대통령선거에서 당선했다. 이 말인즉슨 ‘정치인 윤석열 그룹’이 급조에 가까운 형태로 구성됐다는 뜻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윤 대통령 주변에 누가 있는지 알고 싶어 하는 수요도 컸다.

이준석·장제원·권성동의 부침

이에 ‘신동아’는 대선 직후인 3월 25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인맥을 총망라한 전자책(eBook) ‘윤석열 파워 엘리트 263人’(동아일보사 펴냄, 이하 ‘263인’)을 출간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의 인재 풀 전체를 크게 정계, 관계, 학계, 경제계, 법조계, 언론계, 지인 및 멘토 등 7개 그룹으로 나눴다. 이 중 국민의힘 관계자와 전문가, 국민의힘 출입기자, 기존 언론보도의 경향성을 종합해 핵심 실세 113명을 압축했다. 113명에 대해서는 ‘신동아’ 기자와 정치권 취재 경험이 많은 외부 칼럼니스트가 각각 1쪽 분량으로 상세히 소개했다.

‘신동아’가 기획·출간한 전자책 ‘윤석열 파워 엘리트 263人’. [동아일보사]

‘신동아’가 기획·출간한 전자책 ‘윤석열 파워 엘리트 263人’. [동아일보사]

‘263인’ 제작 당시 7명을 코어그룹으로 선정했다. 안철수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장제원 의원, 권성동 의원, 김기현 의원이다. 이들의 행로는 드라마틱하게 엇갈렸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 ‘263인’은 “공동정부 운영 한 축”이라고 썼다. 당시는 아직 합당이 이뤄지기 전이었는데, 합당 뒤 안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초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안 의원은 강력한 당권주자로 꼽힌다.

이준석 전 대표의 미래는 예측과 정반대였다. 그에 대해 ‘263’인은 “지방선거까지 승리로 이끌면 여권에서 그의 위상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라고 썼다. 내각 기용 가능성도 점쳤다. 현재 이 전 대표는 벼랑 끝까지 내몰려 있다. 10월 13일 경찰은 성상납 의혹 폭로가 허위라며 가로세로연구소 측을 고소한 이 전 대표를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획위원장을 각각 지낸 권영세 장관과 원희룡 장관은 ‘263인’의 예상대로 내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중 부동산정책 주무 부처를 이끌고 있는 원 장관의 존재감이 큰 편이다. 부동산이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만큼 향후 행보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여당 인사는 “원 장관은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지역구 출마가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의 힘은 예전만 못하다. 그 여파는 여권의 권력 지형에까지 번졌다. 앞선 인사는 “대통령실에서 밀려난 사람만이 아니라, 남은 사람 중에도 둘과 가까웠던 인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거나 모호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원내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에 대해 ‘263인’은 “투쟁·중재 모두 능한 원내 사령탑”이라고 썼다. 당내 평판이 좋은 김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장·차관부터 비서관 인재풀 상당수 예측

‘263인’의 상당수는 대통령실과 내각에 자리 잡았다. 앞선 권영세·원희룡 장관을 비롯해 장관급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있다.

차관급에는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이완규 법제처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장,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이 자리를 잡았다. 조태용 주미대사, 윤덕민 주일대사 등 주요국 대사로 영전한 인물들도 있다.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 김동조 대통령실 연설기록비서관,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강명구 대통령실 부속실 선임행정관, 최지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의 기용도 예상했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과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금융정책의 핵심부에 진입했다. 정진석·주호영 의원을 두고는 총리 물망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이들은 내각 대신 당 서열 1·2위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았다.

‘263인’에 속한 광역단체장 중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4선, 이철우 경북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각각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오 시장은 비윤(非윤석열)계로 분류하는 게 중론이다. 김영환 전 의원과 주광덕 전 의원은 각각 충북지사와 남양주시장에 당선했다. 그 밖에 김용태 여의도연구원장, 전주혜·김병민 비상대책위원 등이 주요 당직을 맡고 있다. 3·9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최재형 의원은 ‘263인’에 속하긴 했으나 현재는 비윤 행보를 하는 모양새다.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우 내각 기용을 점쳤으나 불명예 하차까지는 예상치 못했다. 역시 정권 참여를 예상했던 김창경 전 대통령 교육과학기술특보는 건강상 문제로 물러났다. 경선캠프부터 윤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 ‘263인’에 포함됐던 모 인사는 대통령실에서 일하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표를 냈다. 그 자리에는 역시 경선 캠프부터 윤 대통령을 보좌한 다른 인사가 기용됐다. 이 인사도 ‘263인’에 포함됐다. 이 과정을 놓고는 당내에서도 “미스터리”라는 표현이 나온다.

권력투쟁 진행 중

남는 궁금증은 이런 거다. 지금 시점에서 코어그룹은 누구인가. 일단 윤핵관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윤핵관에서 친윤(親윤석열)계로 범주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친이·친박계와 달리 친윤계의 실체가 분명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검찰·관료 그룹의 부상을 주목한다. 윤 정부 곳곳에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포진한 점을 들어 권력 지형이 바뀌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이들은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정치적 세력화는 어려워 보인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까지는 가능하나, 파워게임의 주요 행위자로 부상하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

윤 대통령의 독특한 용인술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여당 핵심 관계자의 말이다.

“인적 교체가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사람을 쉽게 내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인사 실패로 비칠 우려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성과를 못 내면 자리에는 두되 중용하지는 않는 식으로 자연스레 힘을 빼는 것 같다. 혹은 업무가 겹치는 사람을 새로 들여 기존 사람들의 역할이 조정되도록 한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대통령실에 온 뒤 역할이 모호해진 사람이 여럿이다.”

그의 전언이 사실이면 아직 ‘윤석열 파워 엘리트’는 조정되고 있는 단계다. ‘문재인 파워 엘리트’가 비교적 예측 가능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고로 권력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신동아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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