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바랍니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섬이 많은 나라
계절은 한 개의 여름이 전부인 곳에서
상대에게 인사로 전하는 말
그 나라는 조금씩 가라앉고 있대
당신의 몸이 만드는 그늘 안에
아름아름 누워서 배웠다
귀여워해 주는 당신을 믿고
더 자라지 않은 채
내가 가리키면
당신이 보았다
그때 동시에 목격한 것은
오늘 내가 좋아하는 것
그것이 예쁘건 나쁘건
이제 더는 하지 않는다
마음이 생성하는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집어 보이는 일
그것이 바람과 빛에 의해
조용히 자기 색을 잃어도
언젠가 여름이 끝나듯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사실이 있고
다만 어떤 잘못은
전부 내 탓이어서
쪽볕에도 혼자 아랑곳하며
여름의 계속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모든 일이 끝나면
더 잘 사랑하게 될까
알고 싶어 하면서
[Gettyimage]
● 1993년 용인 출생
● 2014년 실천문학 시 부문 신인상 등단
● 2022년 9월 시집 ‘여름의 사실’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