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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선행학습은 낭비 입시에도 안 통할 것”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선행학습은 낭비 입시에도 안 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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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토론, 협업하는 자유학기제 틀 잡혀
  • ● 창의성, 도전의식…대입 선발 기준 바뀐다
  • ● 수능 수학 절대평가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 ● 대학은 30년 전 그대로…‘변화 모멘텀’ 필요
  • ● 누리과정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겨서야
“강력한 대학구조개혁과 자유학기제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성과를 냈다.”

청와대는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3주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하는 변화와 혁신, 도약의 길’이라는 정책모음집을 내고 이렇게 자평했다.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한 4만7000명의 대학 정원 감축, 헌법적 가치에 맞는 역사교과서 집필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국민의 ‘교육 체감지수’는 다르다. ‘공교육 정상화법’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사교육비를 잡는 데는 역부족이고, 누리과정(만 3~5세 무상교육) 예산 편성을 놓고 교육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 간 반복되는 갈등에 불안이 크다. 국립대 총장 임명 지연, 체감도 낮은 ‘소득연계형 반값 등록금’, 체험학습처 부족 등 혼란도 적지 않았다.

지난 1월 13일 취임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러한 혼란과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농부의 기대감은 파종기보다 수확기에 최고조에 이르듯,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 수준은 집권 후반기에 더 높아진다. 이를 만족시켜야 하는 이 부총리는 “중압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4월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그를 만났다.  





‘맥시멈 2년’의 과제

▼ 곧 취임 100일이 됩니다.

“교육 현장을 방문하면서 부지런히 업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임명됐으니 장관직을 수행하는 기간이 ‘맥시멈’ 2년일 겁니다. 이 기간에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기보다는 그간 추진한 각종 교육개혁의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학교 현장, 그리고 정책 수요자와 소통하면서 정책의 취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생각입니다.”

▼ 웬만한 교육정책으로는 교육열이 높은 우리 국민에게 인정받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국민이 체감하고 인정해줘야 다음 정권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속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일하려 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서울대 기계공학 전공) 부총장으로 정책 수립 과정에도 참여해봤지만, 직접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를 맡으니 중압감이 커요. 학교에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공학기술자였죠”

목소리만 듣고 직업을 맞혀보라고 했다면, 기자는 그가 성우 혹은 오페라의 베이스 가수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울림이 있는 중후한 저음과 옅은 경상도 억양이 잘 어우러졌다.

▼ ‘서울말’을 잘하시네요.

“그런가요(웃음). 어릴 적 부산 서면에서 나고 자랐으니 서울말은 아니고, ‘표준말’은 좀 씁니다.”

▼ 어릴 적 꿈은 뭐였습니까.

“공학기술자였죠.”

▼ 거의 이루셨네요.

“부산 집 근처에 자동차 정비소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사람들이 청색 원피스 작업복을 입고 일했는데, 작업복 주머니에 갖가지 정비 연장을 넣고 일하는 모습이 참 멋져 보였어요. ‘어떻게 하면 여기서 일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공학을 해야 한다’고 하길래 그때부터 공학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 박근혜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직업체험교육’을 앞서 실천했군요.

“그런 것 같네요(웃음).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간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사회 수요에 부응하는 교육, 능력자 중심 사회 구현을 목표로 한 교육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 핵심이 자유학기제와 진로체험교육인데, 자유학기제는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학생들도 좋아하고 교실도 살아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요. 선생님들도 자유학기제에 맞춰 수업 준비를 많이 합니다.

자유학기제로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키워나가는 공교육 제도의 틀을 만들었다고 봅니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해 대학이 자발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도록 했고, 특성화고교와 기업이 손잡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통해 고졸 취업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어요. 학벌 스펙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놓았다고 자부합니다.”

자유학기제는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는 대신 토론, 실습수업, 직장 체험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 제도다. 학생들이 중학교 한 학기 동안은 시험 부담 없이 진로탐색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교육부는 이를 확대해 초·중·고교별로 직업체험을 하고 진로 관련 교과 연계수업을 하는 ‘진로교육 집중학년·학기제’를 올해 도입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영어 시간에 ‘나의 아버지는 비행사(My father is a pilot)’란 주제로 토론 수업을 하면서 조종사라는 직업에 관해 알아보는 식의 다양한 진로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장관이 들려주는 공부법

▼ 일선 중학교에서는 보통 1학년 2학기나 2학년 1학기 때 자유학기제를 실시합니다. 자유학기제를 보낸 학생들의 다음 학기 수업 분위기가 산만해 선생님들이 애를 먹는다고도 하고, 진로 체험을 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불만도 있더군요.

“양질의 진로 체험처를 확보하고 강사 인력풀을 구축하는 등 자유학기제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센터를 활용한 미디어 교육, ‘난타’ 공연 관람 후 무대공연 기획·체험 등 7만9000개 체험처와 16만 개 체험 프로그램을 확보했어요. 진로 체험은 자유학기제의 한 부분이고, 자유학기제의 핵심은 학생들이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키우게 하는 겁니다. 교사들도 교과과정을 거기에 맞춰 가르치고요. 과거 수학시간에는 칠판에 수학문제를 써놓고 푸는 것만 가르쳤잖아요. 이젠 수학자 이름을 알려주고, 이 사람이 수학사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그룹별로 조사해 리포트를 발표하는 식이죠. 엎드려 자는 학생, 딴 짓하는 학생은 없어질 겁니다.”

▼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토론식 수업이 쉽진 않을 겁니다. 현장에선 중학교 1학년 때의 진로 탐색은 너무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저도 대학에서 토론식 수업을 해보려고 많이 시도했는데 잘 안 됐어요. 학생들이 주입식 전달 수업에 길들어 스스로 생각하고 토론하는 걸 어려워 하더군요.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져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때 느끼셨겠지만, 인공지능(AI) 개발 속도가 엄청납니다. 미래의 직업 중 60%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사회 변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지금의 중학생은 10~15년 후 사회에 진출할 때를 미리 대비해야죠. 지식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면 나오는 세상이니, 더불어 토론하고 생각하고 독서하며 창의성을 키워야 합니다. ‘신동아’와 신문을 많이 읽는 것도 좋아요. 신동아 기사는 여러 기자가 만들어낸, 매우 정제된 내용이잖아요. 이런 글을 통해 인문학적 통찰과 새로운 지식을 탐구해야죠.”

▼ ‘교육부 장관이 들려주는 공부법’으로 들립니다.

“장관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암기력보다는 창의성과 도전정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능력을 키우는 게 선행학습 하러 학원 가는 것보다 낫습니다. 선행학습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단순 반복학습에 불과합니다. 부모님들이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협업을 통한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게 좋아요.”



5등급 학생 뽑은 이유

▼ 문제는 그러한 교육이 대학 입시와 연결되겠냐는 거죠.

“이어집니다. 대학 선발기준도 여기에 맞춰 변화할 겁니다. 대학 총장들을 만나보면 대입 수시선발 인원을 더 늘리겠다고 해요. 서울대가 (2018학년도 수능 입시에서) 영어 등급에 따라 0.5점 차이를 두겠다고 한 게 무슨 뜻일까요. 일정 수준이 되면 영어 실력보다는 창의성, 도전의식에 가치를 두고 선발하겠다는 겁니다. 수시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통해 이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어떤 도전을 했고, 어떤 성취가 있었는지 보겠다는 겁니다. 그게 맞죠. 한양대 입학처장을 하신 분이 그러더군요, 한양대에 입학하려면 내신이 2등급은 돼야 하는데 5등급 학생을 뽑은 적이 있다고.”

▼ 왜요?

“학생부 한 줄을 보고 뽑았다는 겁니다. 학교 다닐 때 단짝인 자폐아 친구의 공부와 학교생활을 도와준 학생이라고 적혀 있었대요. 그래서 담임선생님께 확인하고 선발했는데, 학과에서는 입학처에 ‘좋은 학생 잘 뽑아줘서 고맙다’고 하더랍니다. 배려하고 헌신하는 올바른 인성과 리더십을 대학이 높이 평가한 거죠.”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18학년도 대입은 △학생부 주요 요소를 평가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고 △수능에서 수학 영향력이 커졌으며 △수능 영어 성적 반영 방식이 학교마다 크게 달라진다. 서울대는 수시모집 인원을 모두 학생부 전형으로 선발하고, 고려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60%가량을 학생부 전형으로 뽑는다. 과거에는 상대평가 방식에 따라 영어 성적이 상위 4%에 들어야 1등급을 받았다면 2018학년도부터는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이면 모두 1등급을 받는다. 서울대는 영어 등급이 1계단 낮아질 때마다 0.5점을 감점해 1등급과 9등급의 점수차가 4점밖에 나지 않는다. 이 부총리는 지금 그 얘기를 하고 있다.

▼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풍선 효과’로 수학 사교육이 늘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수학 성적이 입시에서 결정적 요소가 된 탓이죠. 수학 절대평가는 고려하고 있지 않은지요.

“대학입시에서 이미 수시모집이 70% 이상이고, 정시모집은 30%여서 수능 평가 기능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봐요. 사교육 때문에 수학을 절대평가로 바꾼다는 것은 올바른 판단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수능 체계 변화는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해요. 학부모들 얘기를 들어보니 ‘제발 입시정책 좀 바꾸지 말라’고 하더군요(웃음). 입시도 중요하지만, 앞으론 대학 진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고졸자도 석·박사 인증

▼ 어떻게요?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70.7%입니다. 웬만하면 대학엘 가죠. 그런데 모든 기업이 대졸자를 원하는 건 아니잖아요. 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처럼 산업 현장 중심의 도제식 직업교육을 통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직하는 길도 있습니다. 얼마 전 방문한 지방 대학엔 고졸 출신의 기능 장인(匠人)이 실습교수로 계시더군요. 실력이 있으면 학벌에 관계없이 인정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해요. 고졸자도 능력에 따라 석사, 박사로 인증하는 ‘국가역량체계(NQF, National Qualification Framework)’도 서둘러 추진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사회적 인식 변화가 바탕이 돼야 하고요.”

▼ 도제학교도 그렇지만, 대학도 인문학보다는 공과대 중심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 사업을 진행 중인데, ‘2000억 돈 보따리’를 푼다니 대학들이 앞다퉈 신청했더군요.

“프라임 사업은 대학들이 사회와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해 선도적으로 교육을 수행하게 유도하는 사업입니다. 대학의 질적 체질 개선을 하자는 거죠. 대학 자체 역량과 중장기 발전 계획을 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2012억 원을 들여 19개교 안팎을 선정할 겁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공학계열에서는 21만5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도 대부분 인문·사회·예체능계열 정원을 공학계열로 이동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부는 전체 입학정원의 5~10% 이동을 ‘신청 요건’으로 요구했다.



‘변화의 모멘텀’과 ‘안전대책’

▼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인문학은 다 죽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대학 특성이나 지역 여건에 따라 학과가 축소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대신 대학은 줄어드는 학과에 대한 지원 및 육성 계획을 세우고, 지급받는 사업비의 10%를 여기에 쓰도록 했어요. 축소·폐지되는 학과 학생과 교직원 보호 대책 등도 요구했고요. 저도 대학에 있었지만, 대학 사회라는 게 진짜 안 변하는 곳이에요. 정말 변화가 시급한데 20, 30년 전에 배운 걸 그대로 사용해요. 그래서 ‘변화의 모멘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교수들도 속으로는 달갑지 않더라도 사회의 변화와 학생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면 좋겠어요. 물론 ‘문·사·철(文·史·哲)’ 교수들을 위한 ‘안전대책’ 마련도 주요 평가기준입니다.”

▼ 인문학 교수들도 그렇지만 국립대 관계자들도 힘들다고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국립대 발전 방향은 어떤 것인지요.

“국립대들이 그간 고등교육 기회 확대, 지역 균형 발전 등에 크게 기여했지만, 요즘은 학생수 감소와 서울 쏠림 현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죠. 현재는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대학들을 통폐합해 특화하는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예를 들어 순천대와 목포대를 전남대와 통합해 전남대 순천캠퍼스로 하고, 기능이 중복되면 통합한 작은 대학은 조선해양 특성화 대학으로 특화하는 거죠. 또한 학점·교수 교류를 한다든지, 광역단체 내 국립대끼리 정원 조정을 한다든지 하는 조금 느슨한 방식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정책 성과와 한계를 분석해 발전 방향을 발표할 겁니다.”

▼ 그런데 국립대 발전을 주도해야 할 총장 자리 8곳이 비어 있습니다.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면서 선출 방식을 놓고 학내 구성원 간에 이견이 생긴 탓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코드 인사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떤 대학은 1, 2순위 후보를 올려도 퇴짜를 맞으니 총장 후보자들이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소송이 끝나면 잘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대학에는 가능한 한 자율권을 줘야 하는데, 그동안 총장 직선제의 폐단이 컸어요. 교육부에선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간선제를 권장하고 있고, 현재 대부분 받아들였습니다.”



부교육감들에게 보낸 경고장

▼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정부와 시도 교육감간 마찰이 빚어졌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서 ‘누리과정을 재논의하자‘고 했고,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가정통신문을 보내 문제점을 알렸습니다.

“누리과정은 2012년 도입 당시 단계적으로 관련 법령을 정비했고, 지난해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의무지출 경비로 지정했습니다. 교육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던 사업이고, 교육청이 지원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교육감들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면서 혼란과 갈등이 생겼어요. 현재 교부금에 포함된 교육세를 교부금에서 분리해 특별회계 재원으로 하는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세수(稅收)와 연동된 교부금이 줄어드니….

“당초 누리과정을 추진할 때에는 재정 여건이 나아지면 재정교부금을 조금씩 더 지원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문제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 등으로 세수가 줄어들어 그와 연동된 교부금도 줄었죠. 그런데 그 부분을 메우는 게 지방채 발행이고, 지방채 상환 비용은 교부금에 포함됩니다. 물론 예산이 풍족하다면 교육감들이 ‘국고 지원’ 얘기는 안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2012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입된 누리과정을 재논의하자고 주장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중앙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교육감 지위를 이용해 사실과 다른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누리과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학부모들에게까지 보내 혼란스럽게 한 것은 문제가 있죠. 어려운 상황인 건 다 마찬가집니다.”

▼ 몇몇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에게 ‘경고장’을 발송했고, 일부 부교육감들은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전북도교육청은 ‘누리과정 갈등으로 인한 문책성 인사’라고 주장합니다.

“누리과정 문제를 포함한 교육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해 경고장을 보낸 겁니다. 이른바 ‘보수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의 부교육감에게도 보냈어요. 부교육감들이 중앙과 지방의 가교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는 취지입니다. 업무에서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으니 앞으로 잘하라는 뜻입니다. 그건 인사권자의 일반적인 지도 행위입니다.”

▼ 아이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최근 아동학대 뉴스가 연일 쏟아집니다.

“지난해 12월 인천 초등생 감금 학대 사건을 계기로 장기 결석 초등생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했어요. 특별한 사유 없이 7일 이상 장기결석한 학생이 총 287명이었어요.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17건 중 아동학대로 밝혀진 11건에 대해선 아동 양육시설에 분리보호 조치하거나 원가정 보호(집으로 돌려보냄) 조치를 했습니다.”


‘4·16 교과서’ 편향성 논란

▼ 아동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건 아닌가요.

“그동안 (장기결석 아동관리 문제를) 방치했다는 생각도 들고…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했는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많이 보도되는 것은 과거에 없던 아동학대가 새로 늘었다기보다는, 그간 감춰져온 사례들이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제라도, 단 한 명의 아이도 빈틈없이 보호하는 아동보호 안전망을 구축할 겁니다. 미취학 및 무단결석 아동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고, 전수조사 범위를 확대해 경찰과 함께 안전 유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장기결석 학생 등은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을 하고 있으니 조만간 조사 결과가 나올 겁니다.”   

▼ 고교 전면 무상교육은 대통령 공약대로라면 2014년에 시작했어야 했지요. 이것 또한 재정문제로 연기된 건데요.

“그렇습니다. 세수 감소 등 재정 문제로 미뤄졌어요. 올해는 농산어촌 일부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전 지역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지금도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 등 공적지원사업을 통해 39%가 넘는 고교생이 입학금과 수업료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세월호 참사 2주년을 맞아 제작한 교사용 참고서적(‘기억과 진실을 향한 4·16 교과서’)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도록 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는데요.

“세월호 계기교육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학생 안전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전교조 서적은 떠도는 얘기들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기술해놓았어요. 사고 예방교육과 희생자 애도 같은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겠으나, 이런 내용은 가치 판단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편향된 시각을 만들어주고, 건전한 국가관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큽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조치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4·16 교과서’에는 ‘노동자의 삶과 권리를 유린하고 (…) 힘없고 가난한 국민들에게 탄압과 폭력만을 일삼은 이 정권은 4·16 참사의 진상 규명마저 폭력적으로 방해하고 국민 분열을 가속시킨다’ ‘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와 사건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는 오히려 집요하게 방해하고 반대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또한 초등학생들에게 ‘내가 세월호에 있었다면 배가 침몰하는 순간 어떤 것들이 생각날까요’라고 묻게 해 어린이들에게 불안감을 유발하는 등 교육자료로서 부적절하다는 게 교육부의 검토 의견이다.



역사교과서 집필진 공개는 아직…

▼ 역사교과서 문제로 이념 대립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현재 새 교과서 편찬기준을 확정하고 집필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

“내년 3월부터 교육 현장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사용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안을 집필 중인데, 11월경 완성되면 단계별로 편찬심의회 심의와 전문가·교사연구회 검토, 전문기관 감수, 전시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할 계획입니다. 일반에게 공개하고 검증을 거쳐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교과서를 만들 겁니다.”

▼ 당초 집필진과 편찬기준이 정해지면 공개한다고 했는데….

“집필진과 편찬기준 공개는 시기의 문제일 뿐 공개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안정적인 집필 환경을 위해 집필진 공개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집필진과 논의해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겁니다. 지금은 총선 등으로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인터뷰 이후 치러진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부의 교육정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부터 교부금 일부를 누리과정 예산으로 의무 편성하는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법’ 제정과 역사교과서 집필 문제 등은 당장 야당이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고교 전면 무상교육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인 만큼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맥시멈 2년’ 내에 ‘교육정책을 인정받겠다’는 이준식 부총리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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