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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PD·마케터 “반응을 예측하라”

모바일 미디어 시대

  • 이의철 | 피키캐스트 에디터

독자가 PD·마케터 “반응을 예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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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모바일 퍼스트! “세상이 바뀌었다”
  • ● 핵심은 영상, 유통, 소통
  • ● ‘자발적 공유’가 힘의 원천
  • ● 콘텐츠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
독자가 PD·마케터 “반응을 예측하라”
친구가 공유한 ‘72초TV’의 동영상 콘텐츠가 모바일 페이스북 화면에 나타난다. 제목은 ‘누군가 앞에 있는 엉디를 만·#51668;다’. 총 길이는 1분 41초.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해수욕장에 서 있는 여성의 엉덩이를 남자 배우가 만지자 구성진 사투리 내레이션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입은 건 멀쩡하이. 척 봐도 비싼 수영복. 호텔 피트니스 사진과 같은 근육을 가지고 있는 저런 자슥이 저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금마와 눈이 마주친다. 환하게 웃고 있는 저 자슥. 그래 분명히 내가 잘못 본 기고, 점마는 좋은 직장에서 인기가 많고,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절대 없을 기다.”

눈을 사로잡는 이미지, 귀에 쏙 들어오는 경쾌한 음악, 차진 대사의 혼합물. 한마디로 재미있다. 여기에 성추행을 막자는 공익적 메시지도 담았다.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몰이에 성공하며 공중파 뉴스에도 소개됐다.

패러다임이 변했다. 바야흐로 ‘모바일 퍼스트’ 시대다. 변화의 중심에는 호모 모빌리언스(Homo Mobilians)가 있다. 내 손안 똑똑한 기기를 열쇠로 네트워크 시대의 문을 연 이들이다.

파괴하고, 혁신하라!



스마트폰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만 19세 이상 성인의 84%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한국갤럽의 8월 여론조사 결과다. 20~50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쓴다. 60세 이상에서도 절반(49%)이 사용한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1세대 격인 애플의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한 지 5년이 채 안 됐는데, 무서운 보급 속도다.

자연스럽게 모바일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소비된다. 이 같은 현상의 최전선에는 다양한 파괴적 혁신을 실험하는 제작자들이 서 있다.

모바일 환경을 통해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콘텐츠와 연결된다. 독자의 취향을 사로잡은 콘텐츠는 무엇을 담았을까. 선두는 동영상이다. 이동통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 콘텐츠 유통이 급성장한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감지된다. 페이스북은 2013년 12월 발 빠르게 동영상 콘텐츠를 자동으로 재생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후 동영상이 글이나 사진보다 사용자에게 더 자주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하루 평균 10억 회이던 동영상 재생 횟수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해 4월에는 40억 회로 증가했다.

콘텐츠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횟수가 높은 모바일 동영상 콘텐츠는 짧은 재생 시간이라는 특징을 가졌다. 5월 13일 첫 영상을 선보인 72초TV가 대표 사례다. 72초TV는 ‘처음 느끼는 모바일 쾌감. 초압축 드라마’로 자신들의 콘텐츠를 정의한다. PC 화면으로 보는 웹드라마가 편당 10분 내외라면, 모바일 영상 콘텐츠는 평균적으로 1~2분을 넘지 않는다. 지하철 한 정거장을 가는 시간에 볼 만한 길이다.

짧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내용도 호평을 받는다. 여자친구 생일에 돈이 없어 고민하는 상황, 벤치에 놓인 휴대전화를 주운 상황, 어머니가 빨리 오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은 상황 등 평소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익숙한 순간을 소재로 기발한 전개를 하는 게 일품이다. 감상하고 나면 폭소부터 감동까지 다양한 감정이 든다. 8월에는 전체 영상 재생 수가 1000만 회를 넘는 성과를 냈다.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세로 영상’을 실험하는 모바일 드라마도 있다. 신생 모바일 콘텐츠 기업 네오터치포인트의 ‘내 손안의 남자친구(이하 내손남)’다. 내손남은 20대 여성을 겨냥한 가상 연애 드라마. 화면 전면에는 남자친구 역인 배우가 등장해 “또 보네요” “오늘 나랑 나가서 밥 먹을래요?” 등 영상을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연기를 한다. 화면은 철저하게 시청자 시점으로 촬영돼 몰입도를 높였다. 모든 영상은 세로 화면으로 스마트폰에서 시청하는 데 적합한 형태로 제작됐다.

1인 아마추어 방송인들도 영상 콘텐츠 혁신을 이끈다. 이들은 자신만의 특화된 콘텐츠를 가졌고, 적은 비용으로 간편하게 영상을 만들며, 전통 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3900만 명)를 보유한 유튜브 스타 퓨디파이. 스웨덴 출신의 그가 하는 개인 방송은 게임 리뷰다. 세계인이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익살스러운 행동과 우스꽝스러운 표정에 열광한다. 퓨디파이는 독자를 형제(bro)라고 부르며, 언제나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방송을 끝낼 때는 항상 카메라 앞으로 주먹을 가져가 형제를 위한 주먹 인사(bro fist)를 한다. 2015년 8월 그의 영상 콘텐츠 누적 조회 수는 90억 회를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비디오 스타들을 BJ(Broadcasting Jockey)라고 칭한다. 게임을 하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BJ 대도서관, 블록 장난감 레고(Lego)의 PC게임 버전 마인크래프트를 하며 게임 예능 방송을 만드는 BJ 양띵, 여신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다양한 주제의 토크쇼를 하는 BJ 김이브, MBC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길거리 게릴라 인터뷰를 통해 이름을 알린 BJ 최군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유튜브나 한국형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를 이용해 자신만의 방송 영역을 구축했다. 많게는 십수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다. 온라인에서 유명 BJ의 인기는 공중파 방송의 ‘대세’ 방송인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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