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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기반의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할 것”

[인터뷰] 윤을식 고려대안암병원장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기반의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할 것”

[고려대안암병원 제공]

[고려대안암병원 제공]

윤을식(58) 고려대안암병원장은 로봇을 이용한 무흉터 유방재건수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발전시킨 인물이다. 림프부종과 폴란드증후군 환자 치료 등의 분야에서도 명의로 손꼽힌다. 현재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윤 원장은 그동안 고려대의료원 의무기획부처장, 고려대안암병원 진료부원장 등을 거치며 병원 행정 경력도 쌓았다. 11월 1일 고려대안암병원 신임 사령탑이 된 그를 만났다.

-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과 포부를 말씀해 달라.

“어깨가 무겁다. 2016년 고려대안암병원 진료부원장에 임명돼 2년간 일했다. 이후 4년간 다시 교수로서 환자 진료와 연구·교육에 매진하다 병원장이 됐다. 부원장 시절 생각한 미래 병원에 대한 구상, 그리고 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필요하다고 느낀 것 등을 잘 융합해 병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초협진 통한 환자 중심 진료 시스템 구축

- 취임사를 통해 “초일류 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고려대안암병원이 나아갈 큰 방향이다. 초일류 병원이 되려면 환자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목표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으로 ‘초협진’을 제시했다. 요즘 많은 의료기관이 ‘다학제 진료’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초협진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개념이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다학제 진료는 환자 진단 및 치료 과정에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다. 요즘 많은 의료기관이 다학제 진료를 표방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의사들이 서로 돕기보다는 ‘내 환자냐, 네 환자냐’를 놓고 영역 다툼을 하는 일 등이 벌어져서다. 그걸 넘어서야 진정한 다학제 진료가 가능해진다.”

- 고려대안암병원이 그 부분에 강점이 있나.

“물론이다. 고려대 특유의 학풍이 있지 않나. 고려대 사람들은 함께 뭉쳐 ‘으쌰으쌰’ 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그것이 자연스레 병원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려대안암병원 의료진은 일찍부터 ‘밥그릇 싸움’을 하기보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더 좋은 진료 방향을 찾아가는 데 익숙했다. 내부적으로 소통이 잘 된다. 그것을 한 차원 발전시키면 초협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 초협진과 다학제 진료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

“일반적으로 다학제 진료는 잘돼도 환자 진단과 치료 과정 정도에서 끝난다. 우리는 거기서 더 나아가 ‘수술 후 관리’와 ‘퇴원 후 홈케어’ 등의 부분에까지 협진 개념을 적용하려 한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뭉쳐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토털 케어’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고려대안암병원이 추구하는 초협진이다.”

- 현장 의사 시절 ‘림프부종클리닉’에서 일하며 다학제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들었다.

“맞다. 림프부종은 림프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서 몸이 붓는 현상이다. 유방암·자궁경부암· 전립샘암 등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림프관과 정맥을 연결해 림프액이 흘러나갈 길을 만들어주는 림프관 정맥 문합술을 하면 증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데, 일반외과나 재활의학과 선생님들은 이 부분을 잘 모른다. 유방암 수술 뒤 5년 넘게 림프부종으로 고생하다 내게 이 수술을 받은 환자가 금세 가벼워진 팔을 보고 ‘감사하다’며 엉엉 울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 유방암 수술을 담당하는 일반외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협진해 환자에게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로 볼 수 있나.

“그렇다. 고려대안암병원 림프부종클리닉에는 그 외에도 산부인과, 비뇨기과, 재활의학과 전문의 등이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여러 의사가 림프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수술하는 데 이어 재활하는 과정에까지 협력해 환자들 만족도가 매우 높다. 고려대안암병원은 병상수로 보면 ‘빅5’ 병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학제 진료를 통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보면 이미 국내 최고 수준 의료기관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이 강점을 살려 초협진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초일류 의료기관이 되는 초석으로 삼겠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반 ‘스마트 호스피탈’ 구축

- ‘초일류 의료기관’로 나아가기 위해 역점을 두는 분야가 또 있나.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 확대다. 머잖아 고려대안암병원 입원 환자는 손목에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차게 될 것이다. 의료진은 그 장비를 통해 환자 위치를 파악하고, 심박수·수면패턴 등 건강 관련 지표도 확인한다. 환자 또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수시로 의료진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관련 기술이 곧 상용화할 수준으로 개발돼 있다. 또 고려대안암병원은 퇴원 후 환자 관리를 위해 자체 원격진료 플랫폼도 만들었다. 2023년 완공 예정인 고려대안암병원 신관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의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스마트 호스피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 고려대안암병원은 2021년 3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 병원정보 시스템(P-HIS)을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또한 스마트 호스피탈 시스템 구축 과정의 일환인가.

“물론이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17년 정부가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정밀의료사업의 두 가지 세부 과제에 모두 선정됐다. 그중 하나가 P-HIS 개발 사업이다. P-HIS의 P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를 의미한다. 유전체, 임상 정보, 생활환경 및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환자 각각에게 최적의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이다. 정밀의료가 가능하려면 방대한 양의 의료 정보가 필요하다. HIS는 그것을 수집·분석·관리하는 ‘병원정보시스템(Hospital Information System)’의 약자다. 지금까지 국내 의료기관은 개별적으로 환자 진료를 위한 프로그램(병원정보시스템)을 운용했다. P-HIS는 표준화된 클라우드 기반의 IT 인프라 플랫폼을 사용한다. P-HIS가 고려대의료원을 넘어 다른 병원에서까지 널리 사용되면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 2017년 고려대안암병원이 선정된 또 하나의 국가전략프로젝트는 뭐였나.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 이른바 ‘K-MASTER’ 사업이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13년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된 뒤 2016년, 2019년 연속해 최고 성적으로 재지정받았다. 2017년 두 가지 대형 국가프로젝트를 모두 담당하게 된 데서 알 수 있듯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학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핵심 의료기술 분야 연구를 집중해 글로벌 최상위 연구중심병원이 되겠다.”

- 그 외 원장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구성원이 행복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 고려대안암병원 교직원이 3000여 명이다. 취임 후 직종 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협력과 단합 기반을 다지기 위해 ‘상호존중배려 운동’을 시작했다. 서로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해 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신동아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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