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퇴사 전 최저 금리로 최대한도 대출 받아두라” [+영상]

200억 원대 자산가 김명수가 일러준 직장인 상가 투자법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3-12-1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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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는 총알 나오는 든든한 투자 울타리

    • 실거주·부동산 투자 병행하면 자산 증식 빨라져

    • 상가 투자는 부동산 흐름보다 개인 노력이 중요

    [+영상] 김건희의 투자뽀개기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오피스텔 밀집 지역. 김명수 더스테이 대표는 “처음부터 상가에 투자하기 겁이 나거나 투자금이 모자라면 오피스텔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뉴스1]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오피스텔 밀집 지역. 김명수 더스테이 대표는 “처음부터 상가에 투자하기 겁이 나거나 투자금이 모자라면 오피스텔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뉴스1]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바쁜 직장 생활 와중에도 퇴근 후 시간을 쪼개 2010년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퇴사한 2020년 8월 이미 상업용 부동산 5채, 호텔 1채를 갖고 있었다.”

    20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김명수 더스테이 대표는 그 비결을 묻자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의 영업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향 대구를 떠나 부산 지사 근무를 자원할 만큼 회사에 충실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2010년경 본사가 전 세계 지사를 대상으로 10% 인력을 감축하려고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퇴직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대비책이 필요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했다. 투자 초기 슈퍼마켓 구분상가를 매도해 2억 원 넘게 시세차익을 얻은 일을 기점으로 수익률 좋은 호텔·모텔 같은 숙박업소 투자에 뛰어들었다. 직장에서 얻는 근로소득보다 부동산 임대수익이 더 높아졌을 때 비로소 퇴사를 결심했다. 현재 그가 소유한 부동산 가치는 200억 원대에 달한다.

    퇴사한 이후로는 책과 강연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유익한 상가 투자 방법을 전수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작가로도 데뷔했다. 9월 펴낸 책 ‘절대 퇴사하지 말고 상가 투자 시작하라’(ohk)는 그간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 경험을 아우른 직장인 상가 투자 지침서다. 그는 대중 앞에 설 때마다 직장인으로서 누리는 혜택이 든든한 투자 자산이 된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또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 초기에 결과가 좋다고 해서 직장을 선뜻 그만두면 이후에는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직장인이 퇴사하지 않고 상가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직장생활과 상가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가능할까. 김 대표를 만나 그 답을 구했다.

    김명수 더스테이 대표는 직장을 그만두지 말고 투자를 연습하라고 강조했다. [박해윤 기자]

    김명수 더스테이 대표는 직장을 그만두지 말고 투자를 연습하라고 강조했다. [박해윤 기자]

    직장인 투자자 장점 4가지

    “스스로 투자 연습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할 때까지 직장이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땐 과감해져야 한다. 베팅해야 할 때도 많다. 자산이 없거나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이면 어떨까. 좋은 물건을 놓치거나 투자 타이밍을 날려버리게 된다. 만약 월급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다. 설령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완전히 망하지는 않는다. 월급이 나오기 때문이다.”

    퇴사하지 말고 직장을 최대한 이용하라는 말로 들린다.

    “회사에서는 일에 충실하고 퇴근한 후 투자에 집중하기만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자산과 현금 흐름을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퇴사 시기가 온다. 그때를 기다려야 한다. 요즘 파이어족을 꿈꾸는 직장인 가운데 일부가 전문 투자자가 되겠다며 직장을 그만둔다. 잘못된 생각이다. 회사는 월급이라는 총알을 제공해 주는 든든한 투자 울타리와 같다.”

    직장인 투자자의 장점이 뭔가.

    “우선 대출이 잘 나온다. 부동산 투자의 꽃은 대출이다. 이를 레버리지 효과라고 하는데, 직장인은 4대 보험에 가입돼 있고 월급이 안정적이니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이 잘 나온다. 퇴사하고 이렇다 할 수입이 없으면 대출이 안 나온다. 아무리 대기업에 다니던 사람이라도 일단 퇴사하면 대출 길은 막힌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직장 다니며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최저 금리로 최대한도의 대출을 받아두자. 신용카드 발급도 잘된다. 신용카드가 있으면 많은 점에서 유리하다. 각종 구매 혜택이나 각종 비용 결제에 유리하다.”

    신용카드 쓰면 연말정산 때 비용 처리 가능

    부동산 투자자에게 신용카드가 중요하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부동산 투자의 성패는 비용과의 싸움이다. 한 푼이라도 현금으로 결제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만약 현금으로 결제한다면 꼭 현금영수증을 챙기는 버릇을 가져야 한다.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게 되면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 수입과 직장 급여의 수입이 합산되기 때문에 각종 세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상가 취득은 물론이고 임대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비용을 카드로 결제하면 다양한 연말정산 공제 항목을 챙길 수 있어 세액공제 혜택을 본다. 카드 포인트는 덤이다.

    직장인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높다는 것이다. 대기업이나 건실한 회사에 다니면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높은 건 물론이고 저금리 혜택까지 누리게 된다. 마이너스 통장은 일단 받아두고 쓰지 않으면 이자가 나가지 않기 때문에 투자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사용기한을 계속 연장해 두면 은행 대출 이자를 낼 때나 며칠만 투자금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인터넷은행이 생긴 후 모든 인터넷은행에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 수시로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높이고 금리를 낮추는 노력도 한다.”

    김 대표가 꼽은 안타까운 투자자 유형은 머리로만 부동산 투자를 하는 사람이다. 김 대표는 “투자를 머리로만 공부하고 경제 여건이 되는데도 실행하지 못한다면 부동산 투자를 할 줄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과 다를 게 없다”면서 “공부했으면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실패하더라도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하면 아파트만 여러 채 사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를 추가로 여러 채 매수하고서 이를 부동산 투자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투자가 아니다. 자가로 투자한다는 건 집 한 채를 사고 또 한 채를 사는 게 아니라 이사를 다니면서 자산을 증식해야 한다. 처음엔 1억 원짜리 아파트에 살았다가 다음엔 3억 원, 그다음엔 5억 원, 다음엔 10억 원 아파트에 사는 식이다. 이렇게 자산의 크기가 커져야 자가로 성공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부동산 투자 하면 아파트를 떠올린다. 아파트보다 상가 투자가 낫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

    “아파트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만 있으면 하는 게 아파트 투자다. 경기 흐름에 따라 아파트는 가격이 오르고 내릴 뿐 투자 물건에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노력이라는 게 별로 없다. 아파트는 내 아파트만 오르고 내리지 않는다. 단지 내 모든 아파트와 상가가 같이 오르고 내리는 현상을 반복한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다르다. 내 노력 여하에 따라 수익이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만약 개인 카페를 차렸다고 가정하자. 장사가 잘돼 카페 월세를 올려 받는다. 이후 상가의 가치는 단숨에 올라간다. 허름한 건물을 사서 리모델링을 한 다음 스타벅스처럼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켜 줄 상가를 입점시키는 방법도 있다. 20억 원에 산 건물은 단숨에 4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가치가 뛸 수 있다. 상가 투자는 이처럼 부동산 경기 흐름보다 개인의 노력에 좌우되는 요소가 더 많다. 그래서 아파트보다 상가 투자가 더욱 매력적이라고 하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 시 대출은 최대한 끌어와야

    애초에 직장인에게는 수십억 원대 빌딩을 살 여력이 없는 게 문제 아닌가.

    “그렇게 말하는 이들이 많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투자 금액의 단위만 다를 뿐 투자 패턴은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작은 구분 상가라고 해도 비어 있는 공실을 트렌디한 공간으로 만들면 임대료를 높여도 잘 나간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여윳돈이 있으면 대출을 최대한 받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여윳돈 유무와 상관없이 대출은 무조건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처지에서는 대출을 최대로 받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대출을 많이 받으면 원금을 갚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부동산 투자는 원금 갚기 게임이 아니다. 부동산 투자로 대출원금을 갚아나가는 건 자가 투자인 경우나 해당한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산 수익이 커질 부동산을 최대한 타인의 자본(은행 차입)으로 매입해 시간의 힘을 견디고 자산의 크기가 커졌을 때 매각 차익을 최대화해야 한다.

    목표는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버는 것이다. 그 부동산을 내가 소유하려고 투자하는 게 아니다. 대출을 최대한 받고 그 이자를 갚아나가면서 버틴 다음 부동산 매각 차익을 노려야지 원금을 갚아나간다고 생각하면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출을 받을 때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아야 하는 상품보다 이자만 상환 가능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출금은 투자 물건의 가치가 높아져 팔 때 갚는다. 이런 식으로 하면 지속적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이자만 상환하는 상품은 금리가 다소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원금 상환 기간을 최대한 길게, 원금 상환액을 최소화하는 게 투자에 유리한가.

    “그렇다. 은행에 매달 내는 이자가 100만 원이라면 원금 상환 액수를 제로나 10만 원 정도로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대표는 이 대목에서 “은행 대출을 저리로 최대한 받아 학군 좋은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에 내 집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그의 부연설명은 이렇다.

    “집의 크기가 작더라도 오를 만한 집에 살면서 자산가치가 오르면 ‘갈아타기’를 한다. 그동안 그 집을 담보로 한 대출금과 종잣돈을 가지고 부동산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실거주 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병행하면 자산이 빠르게 증식하는 걸 직접 느낄 수 있다.”

    호재 투자처는 위험, 유행 안 타는 업종 택해야

    상가의 가치를 올리는 투자 비법이 있나.

    “우선 투자한 물건이 현재 내 거주지와 먼 거리에 있으면 곤란한 점이 많다. 투자 물건은 자식처럼 매일 들여다보고 돌봐줘야 하는데 거리가 멀면 그렇게 하기 힘들다. 지역 상권을 분석하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자신의 거주지나 회사 근처, 지인의 거주지 근처 물건부터 물색하자. 가깝다는 기준은 거주지 반경 1㎞ 주변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닐 만한 거리’다. 대부분은 호재 소식을 듣고 투자자가 몰리는 지역에 투자하려고 한다. 호재 지역이 나한테까지 노출됐다면 고수들이 이미 그 지역에 들어가 진을 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오늘의 핫 플레이스가 내일의 무덤이 될 수 있다.

    계획 신도시 상가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상가에 입점한 업종이 최대한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이어야 한다. 인테리어 비용이 많이 드는 치과나 병원, 약국, 슈퍼마켓, 세탁소,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이 그렇다. 초기 인테리어와 장비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면 쉽게 철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 임차인끼리 권리금을 주고받는 업종은 공실 위험이 낮은 편이라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상가 투자에 성공하려면 어떤 점을 살펴야 하나.

    “사장이 인상이 좋고 성실한지, 고객들의 인심이나 평판은 어떤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당 상권에서 독점 아이템으로 인정받고 있는지, 인근에 경쟁업체가 입점할 가능성이나 주변의 다른 유사업체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입점한 점주가 임대료를 밀릴 가능성은 없는지, 점주의 재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해당 업종 유경험자인지, 직접 운영하는지 아니면 직원만 일하는지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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