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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경북도청 이전은 새 천년 향한 약속”

新도청 시대 연 김관용 경북지사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경북도청 이전은 새 천년 향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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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도권 비만은 지방 쇠퇴 부르는 국가적 재앙”
  • ● ‘중국인 대구·경북 방문의 해’로 유커 유치 총력
  • ● “독도 영토주권 관리, 관할 광역자치단체에 맡겨라”
  • ●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 適地는 경북”
따사롭다, 햇살이. 지천이다, 꽃들이. 서울에서 경북 안동시로 향하는 3시간여 내내 봄기운이 차창을 넘실댄다. 바람도 살랑살랑. 덩달아 마음도 사부작사부작. 영락없는 봄날이다.

안동시 풍천면에 자리한 경북도 신청사에도 봄이 한창이다. 경북도청은 120년 간의 대구 시대(포정동 70년, 산격동 50년)를 뒤로하고 지난 2월 말 안동·예천지역 도청 신도시가 조성 중인 이곳으로 이전했다. 1981년 대구의 직할시 승격 때부터 제기돼 35년간 끌어온 경북도 관할구역과 도청 소재지 간 불일치 문제를 해결한 것. 벚꽃 잎 흩날리는 솟을삼문과 회랑, 기와집 형태의 도청 본관…. 전통 한옥 양식을 따른 아름다우면서도 고즈넉한 풍광을 둘러보는 상춘객들의 표정엔 마침내 도민 품에 안긴 도청에 대한 뿌듯함과 설렘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신(新)도청 시대 개막의 주역은 김관용 경북지사다. 도청 이전 기획 단계부터 실행 과정까지 도맡았다. 김 지사는 1995년 민선자치 부활 이래 22년째 지방자치 현장을 지켜온 산증인. 그해 구미시장에 당선된 이후 재선, 3선에 내리 성공했고, 이후 3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새롭게 도전한 2006년 경북지사 선거에서 낙승했다. 2010년과 2014년에도 연이어 당선돼 전국 유일의 6선(選) 지방자치단체장이 됐다.

‘DRD’. 그의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을 특징짓는 별명이다. 유달리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하며 야전사령관처럼 밀어붙이다 보니 붙은 애칭 ‘드리대(들이대)’의 영문 머리글자다.

역사 속에 묻힌 옛 청사와 경북의 새 천년 역사를 써내려갈 중심인 신도청의 세대교체를 이룬 도백(道伯)의 소회는 어떨까. 그가 꿈꾸는 경북의 미래와 비전이 궁금했다. ‘신동아’도 ‘드리대’에게 인터뷰를 ‘드리대’기로 했다. 4월 6일 경북도청 신청사 접견실에서 그와 도정(道政)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부동의 1위’ 지자체장

김 지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월 26~2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17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73.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73.5%는 리얼미터가 이 평가를 실시한 이래 최고치다. 민선 6기를 맞아 2014년 8월 시작돼 매월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이 평가에서 김 지사는 총 20회 중 16회나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말 그대로 ‘부동의 1위’다.

▼‘지방행정의 달인’이니 우리 지방자치 현주소와 향후 방향성을 짚어달라.

“지난해 민선자치 2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우리 지방자치는 출발부터 구조적으로 잘못됐다. 지방 의견은 수렴하지 않고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밑에서부터의 쟁취 과정 없이 일종의 ‘선물’로 받은 거다. 그렇다보니 지방자치 본질에 어긋나거나 그것을 훼손하는 제도와 장치가 너무 많다. 이런 태생적 한계로 인해 중앙 중심의 가치관이 고착화했고, 그 결과 무늬만 지방자치일 뿐 실질적 내용과 콘텐츠는 크게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개선하려면 3대 의제인 분권·재정·균형의 문제를 지방과 중앙이 함께 풀어내야 한다. 자치조직권과 자치입법권을 지방정부에 과감히 부여하고, 대신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 지방재정 확충과 재정자주권 보장을 위해 지방세 비율을 높이고, 국가사업은 전액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선 수도권 규제완화를 말하기에 앞서 획기적인 지방발전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지방자치가 성년을 맞아 몸집이 커졌고 그에 걸맞은 큰 옷을 입어야 하는데도 아직 어린애 옷을 입고 있으니 문제가 터지는 거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법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 나는 통치의 근본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고 본다. 수도권의 비만은 지방의 쇠퇴를 불러와 궁극적으론 국가적 재앙이 된다.”

▼신도청 시대 개막은 어떤 의미를 갖나.

“경상도가 개도(開道)한 지 702년 됐다. 그런 만큼 도청 이전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다. 도읍을 옮기는 정신의 문제다. 행정·문화·역사와 혼이 함께 옮겨온 경북의 정체성 확립과 대화합 실현의 계기다.

국토 균형개발 차원에선 신도청과 세종시가 동서 발전축을 형성해 ‘한반도 허리경제권’을 구축한다. 행정수도는 서울에서 세종시로 내려왔고, 경북도청은 대구에서 안동·예천의 도청 신도시로 올라가 두 도시가 북위 36도에서 만남으로써 108km에 이르는 동서 발전축을 형성했다. 이는 남부권과 수도권을 잇고 환동해와 환서해를 연결한다. 경북 내부적으론 새 개발축이 생겼다. 기존 ‘대구포(대구·구미·포항)’ 축에 신도청 축이 추가돼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에 성장동력이 하나 더 만들어진다. 삼륜구동이 사륜구동으로 가동되는 것이다.”


삼륜구동→사륜구동

▼신라·가야·유교 3대 문화의 본산인 경북은 한국 정신문화의 중심지로 통한다.



“경북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신, 혼이 살아 있는 현장이다. 삼국통일의 화랑정신, 지조와 도덕의 선비정신, 국난 극복의 호국정신, 조국 근대화의 새마을정신이 그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 역사와 문화, 정체성의 재정립 작업을 다각도로 추진하려 한다. 대표적인 게 ‘삼국유사’ 목판본 제작이다. ‘삼국유사’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우리 민족의 보물이자 자주적 사관이 담긴 결정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목판 원형이 소실되고, 인쇄본만 남았다. 그래서 인쇄본(조선 중기본·초기본·경상북도본)을 토대로 목판 원형을 복각(復刻) 중이다.

천년왕국 신라는 민족사의 근간이자 전통문화의 뿌리임에도 신라사를 종합 정리한 사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2011년부터 신라사 전공자 136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해 총 30권, 1만2000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편찬 중이다. 올 상반기 중 발간한다. 이런 작업은 문화융성 시대를 여는 민족 자존감 회복의 초석이 되리라 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2.5%. 1999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청년실업자 수도 56만 명에 달한다. 경북도 역시 올해 최우선 도정 과제로 청년일자리 창출을 꼽는다.

▼청년일자리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나.

“내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헤어질 때면 그들이 주머니에서 꺼내는 게 있다. 아들딸 이력서다. 취직 부탁이다. 하도 절박하기에 2012년 옛 청사 시절 도청 정문 위에 ‘취직 좀 하자!’는 구호를 적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직원들이 막 웃더라. 하지만 지자체장은 주민이 간절히 원하는 걸 들어줄 책무가 있다.

좋은 일자리는 곧 최고의 복지다. 그래서 올해 전국 최초로 도에 ‘청년취업과’를 신설해 모든 사업을 청년일자리와 연계하고 있다. 부서 평가도 청년일자리 창출 실적이 기준이다. 3900개 회원기업을 둔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와 ‘1사(社)-1청년 더 채용하기’를 범도민 운동으로 전개하고, 청년 최고경영자(CEO) 양성 확대.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확대, 청년 해외취업 활성화도 추진 중이다.

또한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인 만큼 고용효과가 큰 관광·레저·서비스산업과 신성장산업 관련 기업의 투자 유치, 중소기업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이를 통해 청년일자리 1만2000개를 창출하고, 청년고용률 45%를 달성하는 게 올해 목표다. 솔직히 벅차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 한다. 요즘 도청 간부들의 구호와 건배사가 ‘일취월장’이다. ‘일찍 취직해서 월급 받아 장가 가자’는 프로젝트다. 이걸 박근혜 대통령과 다른 시·도지사들 있는 데서 말했더니 폭소가 만발하더라.”

경북도 사업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새마을운동 세계화다. 도는 2005년 3월 베트남 타이응우엔성 룽반마을에서 새마을시범마을 조성을 처음 시작했다. 해외에서 김 지사는 ‘Mr. 새마을’로 통한다.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이 10년을 넘었다.

“새마을운동 세계화는 거대 담론이나 이념이 아니다. 가난을 극복한 우리의 소중한 경험을 빈곤국과 공유하고 현지 주민의 자립심을 키워 지구촌 빈곤을 퇴치하자는 거다.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1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91달러에 불과했다. 북한보다도 못살았다. 그런데 새마을운동으로 확 달라졌다. 새마을운동 세계화는 그런 새마을정신을 수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11개국에 30개 새마을시범마을을 조성했고, 올해는 15개국 42개 마을로 늘린다. 국제사회에서도 인정받아 유엔의 2030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실천과제로도 채택됐다.

경북 내부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선 영남대가 이론·연구, 경운대(구미 소재)가 현장지도자 훈련, 새마을운동세계화재단이 실무를 각기 맡고 기업의 동참도 유도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려 지난해 인도네시아(아시아)와 세네갈(서아프리카)에 대륙별 전초기지 격인 거점센터 2개를 구축했고, 올해는 에티오피아(동아프리카), 키르키스스탄(중앙아시아), 베트남(아시아)에 각기 1개소씩 확대한다.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遊客)가 급증 추세다. 이에 발맞춰 경북도도 올해를 ‘중국인 대구·경북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유커 유치에 열을 올린다.

▼유커에게 어필할 만한 경북만의 매력이 있나.

“한국을 알려면 경북부터 봐야 한다. 중국에선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고들 한다. 쑤저우(蘇州)와 항저우(杭州)는 각기 정원과 호수가 환상적이라 중국인이 손꼽는 곳이다. 한국엔 경북이 있다. 우리 역사 발전을 이끈 문화유산의 고장으로 신라(경주), 가야(고령·성주), 유교(안동·영주) 3대 문화권이 있다. 철강(포항), 전자·정보기술(IT)산업(구미) 발전의 중심지로서 한국 경제의 심장이기도 하다.
 
또한 농촌 근대화와 경제개발의 세계적 모델인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자 중심지다. 청도의 새마을공원, 포항의 새마을운동발상지기념관, 구미의 새마을테마파크 등만 봐도 그렇다. 금강송 숲길 트레킹, 주왕산 단풍, 산림 치유 등 산악 체험을 할 수 있는 백두대간의 울창한 산림과 동해의 청정 바다, 신비의 섬 울릉도·독도까지 보유했다. 경북은 유커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13억 중국인의 ‘MVP’ 지향

▼그렇더라도 유커들은 아직도 한국 하면 서울, 제주부터 떠올린다.

“그래서 홍보가 급선무다. 이미 중국에서 TV 광고를 진행 중이고, 박람회와 홍보설명회를 확대해 현지에서 발로 뛰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와 메신저 ‘웨이신(위챗)’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했다. 경북이 현재 취약한 게 유커의 접근성 미비와 쇼핑센터 부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국제공항 노선 확대, 영일만항 국제크루즈 부두 조기 완공을 추진 중이다. 서울과 도내 주요 관광지를 잇는 관광셔틀버스도 제공할 것이다. 관광지, 숙박업소, 식당 등의 중문(中文) 안내체계 개선, 접객업소 종사자에 대한 서비스 교육 강화, 은련(银联)카드 가맹점 확대, 지역특산물 및 의류·약품 등을 판매하는 사후 면세점(세금이 포함된 가격으로 물건 구입 후 환급) 확대 등을 통해 유커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함으로써 경북이 13억 중국인의 MVP(Must Visit Place)로 발돋움토록 할 것이다.”



복지재정 부담은 국가 책무

4·13 총선에서 정당 간 첨예한 대립을 보인 분야 중 하나는 복지정책이다. ‘무상이냐 아니냐’,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에서 출발한 복지 논란은 갈수록 증가하는 복지재정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이르면서 다양한 이슈로 등장했다.

▼복지정책에 대한 견해는.

“복지 증대는 필연적 요구다. 그러나 재원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재정의 효율적 배분과 함께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까지 해야 한다. 당장의 인기를 노린 포퓰리즘으로 흘러선 안 된다. 현재 복지예산은 지방정부에 엄청난 재정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경북도 복지예산이 2조918억 원인데, 전체 예산의 30.6%나 된다. 2013년 1조4500억 원, 2014년 1조6800억 원, 지난해엔 1조9400억 원으로 계속 늘었다.

복지는 국가의 책무이므로 당연히 재정 부담도 국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한다. 예컨대, 영·유아 보육료와 기초연금 등 국가적 복지사업은 전액 국비로 충당해야 한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에 중점을 두려면 그 대상을 노인, 다문화가족, 장애인, 저소득층을 최우선으로 하되 재정은 중앙, 전달은 현장의 지자체가 책임지도록 하는 게 맞다.”

독도는 1914년 이래 경북도의 편제 아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독도 관련 사업은 일본의 계속된 도발에도 불구하고 외교나 환경 문제 때문에 지지부진하다.

▼울릉도·독도의 세계지질공원 추진,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설은 잘 진행되고 있나.

“울릉도·독도가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이후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운영 내실화, 인프라 구축, 국제총회에서의 홍보 등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지질공원은 국가지질공원 중 매년 2개를 선정해 유네스코에 신청하게 돼 있는데, 독도를 둘러싼 외교적 문제로 여태껏 신청 자체가 보류된 상황이다. 전략적 접근을 위해 환경부, 외교부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은 조난선 피난 및 탐방객 안전관리를 위해 경북도가 건의한 것이다. 2014년 조달입찰 공고 취소로 관계장관회의에서 사업이 보류됐는데, 해양수산부가 지반 안전 등 종합 검토 후 사업 재개 의사를 밝혔다. 전체 예산 100억 원 중 올해 국비 21억 원이 반영됐는데, 영토주권 강화 차원에서 꼭 추진해야 한다. 사업 주체를 경북도로 이관해줄 것을 건의했다.

나는 도지사 취임식도 독도에서 했다. 독도 관리는 관할 광역자치단체인 경북도에 맡기면 된다. 지방정부가 미리 해놓고 중앙정부에 사후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면 된다.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면 외교 문제가 불거지니 어렵다. 설령 외교적 마찰이 생기더라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주의 주는 척하면 되지 않나. 그러곤 ‘어, 도지사가 말을 안 듣네’ 하며 슬그머니 발을 빼면 되는 거다. 그게 더욱 효율적이고 일사불란한 관리다.”


취임식도 독도에서

▼최근 유치에 힘쓰는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원해연)가 경북에 자리해야 할 이유라면.

“1400억 원이 투입될 원해연은 2050년까지 시장 규모가 1000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돼 부산·울산·대구·광주·전남·전북·강원 등이 열띤 유치 경쟁을 벌이는 큰 이슈다. 경북엔 국내 원전 24기 중 절반인 12기가 위치하고, 암반층이 단단하며, 넓은 임해지역을 확보해 최적의 입지다. 원해연이 경북에 건립되면 ‘설계(한국전력기술)→건설·운영(한국수력원자력)→해체(원해연)→폐기물 처분(방폐장)’이라는 원자력발전 사이클이 하나의 지리적 공간에서 완성되는 이점도 지닌다.

과거 우리 원자력사업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자 19년 동안 표류했던 방폐장 건립 문제를 경주 유치로 일거에 해결해준 경북이야말로 후보 1순위가 돼야 마땅하다. 다행히 3월 10일 도청 신청사 개청식 때 박 대통령이 경북도의 원자력사업 의지를 확인하고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원해연 유치에 큰 힘이 실렸다.”



 ‘寬容’이라는 이름

▼‘장수 행정 수장(首長)’의 비결은.

“특별한 건 없다. 평생을 야전에서 잡초처럼 밟히기도 하고, 봄비 오면 새싹 돋듯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오로지 일로써 승부를 건 덕분 아닐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도민들이 좋게 봐준 듯하다.

도민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주저 없이 치고나간다. 잘못했을 땐 솔직히 용서도 구한다. 처음 구미시장에 당선됐을 땐 내 목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문득 깨닫고 스스로 놀랐다. 그때부터 백성이 하늘이고 주인이라 생각했다. 그걸 체질화했다. 항상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그 결과 여론조사 때마다 매번 지지율이 70%를 넘어선다. 도민들이 나를 진실한 사람으로 믿어주니 얼마나 감사한가.

일 잘하는 건 두 번째다. 믿음을 심어주는 게 우선이다. 그래선지 가끔 일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좀 안 드는 경우가 있어도 도민들이 봐준다. 도민 간 이해관계가 걸린 민원성 시위 현장에도 곧잘 가는데, 한번은 ‘김관용 XX새끼’라고 욕을 하며 구호를 외치더라. 어쩌겠나. 나도 시위 대열에 합류해 똑같이 ‘김관용 XX새끼’ 하고 욕을 해댔다. 그랬더니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협상은 그렇게도 이뤄진다. 결국은 모두 사람인지라 내가 솔직히 털어놓고 도민들한테 물으면 그들은 늘 답을 준다. 그러면 거의 모든 문제가 풀리게 마련이다. 소통이란 건 그런 거다. 도민이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따뜻한 도지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현장만 돌다보니 지금껏 자서전도 못 썼다(웃음).”

‘관용(寬容)’이라는 그의 이름도 참 특이하다 싶다. 관용의 다른 표현은 아량, 용서, 포용이기에.

김 지사에겐 상훈이 여럿이다. 그럼에도 그가 유독 감격스럽게 여기는 상은 ‘2014 kbc 목민자치대상’이다. kbc광주방송과 kbc문화재단이 수여한 상이다. 1995년 민선자치 출범 때부터 20년간 오롯이 지방자치 현장을 지켜오면서 지방자치 발전, 지방과 수도권의 균형발전, 영·호남 화합 및 상생발전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은 것. 상금 1억 원도 영·호남 상생 기금으로 전액 기탁했다.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전남도와 △조선감영 역사고도 관광자원화 사업(상주·나주) △백신 글로벌산업화 기반구축 사업 공동 유치(안동·화순) △국토 끝섬 주민 간 교류(울릉도·가거도) △농특산물 331장터 운영 △경북-전남 공무원 교류 △경북-전남 생활체육 교류 △전(前) 대통령 네임 활용 사업 △문화교류 및 조선감영 역사인문 포럼 △시·군 자매결연 추진 등 9개 상생협력 과제를 설정해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사람 중심! 경북 세상!’

▼중앙정치에 참여할 뜻은 없나.

“아직 정치 얘기를 할 위치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지금은 도지사 직분에 전념하면서 기본에 충실하고 싶다. 도민들에게서 배운 ‘믿음의 철학’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 또한 전국 유일의 6선 지자체장으로서 지방과 중앙을 잇는 가교, 지방 목소리의 대변자 구실을 할 것이다. 현장을 지키며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300만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상도 개도 이후 경북의 역사는 찬란한 영광과 자존의 역사였다. 경북은 면적이 남한 전체의 5분의 1(국토의 19.1%)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자연·역사·산업적 요소도 두루 갖췄다. 신도청 시대 개막은 이러한 경북의 새로운 천년을 향한 약속이다. 과거처럼 위기와 시련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꿈과 희망 아니겠나. 나라가 어렵고 백성이 힘들 때면 언제나 경북도민과 경북도가 전면에 나섰듯, 나 또한 도민 뜻을 받들어 함께 가는 경북을 만들겠다. 지켜주고 도와주길 도민께 부탁드린다.”

김 지사는 인터뷰 내내 진지했다. 막힘도 없었다. 자리에 인터뷰용 참고자료도 없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행을 재촉하는데, 김 지사가 신청사를 찾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으며 일일이 악수한다. 끊이지 않는 기념사진 촬영 제의에도 지치지 않는 눈치다. 그 뒤로 신청사 입구에 걸린 경북도 슬로건이 새삼 눈에 밟힌다. ‘사람 중심! 경북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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