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정권의 사정기관이 박근혜 전 대표 주변 인물인 고 최태민 목사 딸과 사위의 20여 년치 부동산 거래·보유 기록을 조회하여 작성한 박근혜 X-파일 일부 문건.
국정원의 이런 움직임은 ‘중앙일보’가 4월6일 “국정원이 이명박·박근혜TF팀의 존재 및 두 사람 관련 문건의 유출 등에 대해 감찰조사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알려졌고 이어 다수 언론의 후속 검증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국정원 측도 이들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국정원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국정원의 정치사찰 의혹 및 각종 고소고발 사건 등 국민적 관심 사안을 규명하고 바로잡자”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조사 대상에 ‘이명박TF’ 외에 이른바 ‘박근혜TF’도 포함되어 있는 것과 관련, 일각에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명박TF’의 경우 대선 기간 선거의 중요한 쟁점이 됐고 그와 관련된 여러 고소고발 사건이 진행 중인 만큼 대선 이후 실체 규명의 대상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면, 박근혜TF는 “박근혜TF가 뭐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생소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박근혜TF건은 지난 대선의 쟁점이 되지 않았고 고소고발건도 없었다. 한 중앙일간지의 경우 2007년 대선 기사에서 ‘국정원 이명박TF’라는 용어가 실린 기사는 300~400건에 이르지만 ‘국정원 박근혜TF’라는 용어가 실린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따라 4·9 총선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번 국정원 내사가 어떠한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정권 시절 국정원 내에 박근혜TF가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다면 박근혜TF를 중심으로 뒷조사해 제작한 박근혜 X-파일이 무엇인지,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은 왜 이 시점에 박근혜TF를 조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