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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부글부글 끓는다”

‘정권 재창출’ 이후 새누리당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잔치는 끝났다 부글부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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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경선에 관심

김 전 원내대표는 “포항이든 영도든 그런 건 다 당에서 전략공천 하지 않겠나. 어디가 언제 (재판이)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두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할 생각이 전혀 없다. 낭설이다. 이럴 때는 좀 더 쉬면서 혼자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재판 중인 두 지역의 현역 의원(영도 이재균, 포항 김형태)을 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는 판결이 난 후 당에서 자신을 전략적으로 공천해준다면 어느 지역이든 나설 뜻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는 또 “1월 말까지는 일체의 정치와 관련된 행동을 하지 않겠다. 박근혜 정부의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원내대표까지 지낸 ‘정치인 김무성’이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면 남은 자리는 단 하나, 당 대표다.

만일 김 전 원내대표가 언제가 됐든 당권에 도전하면 ‘원조 친박’ 유승민 의원과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유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가 당권을 잡은 2011년 7·4 전당대회에서 3, 4위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2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유 의원은 당권 도전 의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장은 생각을 안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도전해볼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 “당장은 아니다”며 “당장은 당선인 친정체제로 당이 갈 가능성이 높다. 집권 초반은 그렇게 갈 거다”고 내다봤다. 또 “지금은 당선인과 당의 관계가 중요하다. 당이 중심을 잡고, 당선인이 취임하면 인사, 정책, 소통 이런 부분에서 제 목소리를 내줘야 된다. 안 그러면 대통령도 망하고 당도 망한다”고 했다.

유 의원이 말한 ‘당에서 도전해볼 생각’은 원내대표 경선이 될 수도 있다. 이한구 현 원내대표의 임기는 5월에 끝난다. 정책위의장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유 의원의 말처럼 박 당선인 취임 후 당에서 인사, 정책, 소통과 관련한 제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자 물망에는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최경환 의원과 서명수 사무총장, 이주영 전 정책위의장 등 친박 중진들도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친박계 인사들이 이처럼 박 당선인의 눈치를 보면서도 개인적으로 정치적 야망을 키우고 있지만 지금은 ‘비박(非朴)’으로 불리는 친이계 출신들은 전전긍긍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들과는 달리 임기 끝까지 여당을 탈당하지 않은 전례를 남겼고, 박 당선인이 국민대통합을 강조했음에도 친이 세력이 일종의 ‘정치보복’을 당할 가능성까지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전전긍긍’ 친이계

실제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정치보복’이란 말을 입 밖에 냈다. 임 전 실장은 1월 7일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이명박 정권에서 이뤄진 검찰 부실수사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대통령 친인척도 검찰수사를 받고 사법처리되지 않았나. 엄중하게 (법이) 집행되고 있다. 자칫 정치적인 보복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기되는 문제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내곡동 사저 매입 사건 등과 관련해 제기됐던 검찰의 ‘봐주기 식’ 수사 문제를 재론하는 건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새누리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음에도 친이계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친박계와 친이계 사이에 파인 갈등의 골이 워낙 깊은 까닭이다. 이 때문에 친이계 일부 의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차라리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랐다는 말이 의원회관 주변에 공공연히 나돈다. 이런 말이 확산되면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뒤 실시되는 4월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일부 친이계 현역 의원들이 탈당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특히 ‘MB계의 군기반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의 거취가 주목된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물론 친이계 중에서도 정권 교체기에 활로를 찾은 인물도 없지 않다. 박 당선인의 ‘입’ 노릇을 하고 있는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이 대표적이다. KBS 기자 출신인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자리까지 오른 친이계였다. 그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으로 투입된 뒤 공격적인 논평과 TV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 대변인을 압도하는 언변으로 박 당선인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산실이었던 안국포럼 출신의 조해진 의원도 비슷한 경우다. 조 의원은 대선 기간 중 당 대변인을 맡아 차분한 논리 전개로 문재인 후보 측의 공세를 무난하게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 수행을 맡았던 조윤선 전 의원 역시 친이계 출신이지만 선거 기간 능력을 인정받아 당선인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선대위에서 전략을 짰던 권영진 전 의원, 종합상황실 부단장이었던 백성운 전 의원, 유세기획단장을 맡은 박종희 전 의원 등도 원외 친이계 인사였지만 대선 승리에 기여한 공로로 새 정부에서도 입지를 확보했다.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 지원 유세에 나섰던 나경원·원희룡 전 의원도 재기하면서 차세대 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선거 막판까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가까스로 정권을 재창출한 새누리당에서 박근혜 정부 초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새로 모습을 드러낼 야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 따라 정권의 명운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차기 대권구도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이다.

신동아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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