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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정치 채무’ 없는 朴, ‘드러난 허물’은 못 덮어준다

이명박 정권 집권 5년 & 퇴임 후

  • 황장수 |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pjbjp24@naver.com

MB에 ‘정치 채무’ 없는 朴, ‘드러난 허물’은 못 덮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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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할 휘발성 이슈들

이 정권 내내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시끄러웠으나 드러난 것은 핵심 몇몇의 수억 원대 비리였다. 무리하게 의혹을 제기했을 수도 있지만,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 퇴임 이후 이명박 정권의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우선 2007년 대선 때부터 논란이 돼온 BBK, 도곡동 땅, 다스 등 꺼진 불처럼 보이는 사건들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경준 씨, 정봉주 전 의원,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등 불이익을 본 당사자들이 아직 존재한다. 내곡동 사저 사건, 이국철 SLS 회장 로비 사건도 새로운 단서가 나온다면 언제든 뜨거운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및 국책금융기관 투자, 해외 원전 개발, 보금자리주택사업, 일부 공적 기업 관련 문제 등도 재조명 대상이 될 수 있다. 저축은행 사건도 배후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이 대통령과 결별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숱한 파열음을 내고도 여전히 같은 당적을 갖고 있다. 박 당선인은 선뜻 승복하기 어려운 2007년 8월 여론조사에 의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패배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08년 4월 총선의 친박계 공천 학살,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박 당선인과 이 대통령은 긴장관계에 있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변수 등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박 당선인이 이 대통령에게 어떠한 정치적 채무도 지지 않은 채 당선된 듯하다는 점이다. 이는 퇴임 후의 이명박 대통령 측과 박근혜 정권의 관계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전제가 된다.

이명박 정권은 구설에 자주 올랐고 굵직굵직한 스캔들과 의혹에 시달렸으나 특유의 세심함과 부지런함으로 야권과 언론에 기민하게 대응해왔다. 그러나 퇴임 후에는 이만큼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없다.



박 당선인은 어려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서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정권은 곧바로 추락할 수도 있다. 야권과 야권을 지지하는 층은 박 정권에 한동안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 정권 주도세력이 견고하지 못하며,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박 정권은 몇 가지 실수만 겹치더라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의 출범을 마뜩지 않게 여기는 정치세력은 박 정권에 도덕적, 법적 문제가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살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초 대선자금 수사로 시달리다 이듬해 탄핵으로 연결됐고 이명박 대통령도 광우병 촛불시위로 정권 초기부터 홍역을 치렀다. 박 정권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견제 세력은 이명박 정권 관련 의혹으로 결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 패배를 추슬러야 하는 야권으로선 어떻게 해서든 타개의 실마리를 얻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前 정권 비리 청산=권력 안정

향후 이명박 정권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 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박 정권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 무리하게 방어하거나 은폐하려 할 경우 박 정권은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장기불황, 소비 둔화, 저성장, 고실업, 자영업 몰락, 청년실업, 양극화, 가계부채 위기 등 민심 이반을 부를 만한 휘발성 있는 소재가 널려 있다. 박 정권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제한돼 있다. 조기 재정 투입에 의한 경기 진작은 가용 재원이나 효과를 고려할 때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수 있다. 수출 독려,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려면 정권은 높은 도덕성을 지녀야 하고 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박 정권이 부패·특권 청산에 주저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스스로 실패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MB에 ‘정치 채무’ 없는 朴, ‘드러난 허물’은  못 덮어준다
황장수

1964년 경남 사천 출생

서울대 농업경제학과, 동 대학원 졸업

새천년민주당 총재 특보,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사장

現 미래경영연구소장, 영인 개발 대표이사

저서 :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


역대 정권이 임기 초반 전(前) 정권의 비리 청산에 나섰던 것은 민심을 얻어 권력을 안정화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물론 신뢰와 원칙을 중요시한다는 박 당선인이 권력 장악을 위해 전 정권을 일부러 괴롭히지는 않을 것이다.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과 수많은 갈등을 겪어오면서도 결정적 파탄 없이 봉합해왔다.

문제는 전 정권 관련 의혹이 야당이든 언론이든 수사기관이든 어디에선가 불거져 나올 때다. 원칙과 법대로 처리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닥칠 수 있다. 박근혜 정치력의 첫 시험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다. 다시 말해 이명박 정권의 허물이 드러날 때, 박근혜 정권은 이를 덮어주기 어렵다.

신동아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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