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호

안철수 작심토로 “블랙리스트, 백현동? 정치보복 소리 듣기 싫어 봐주는 게 최악”

  • reporterImage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2-07-17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불법 이익 취한 사람 처벌은 당연

    • 엉뚱하게 내부서 싸울 때 아닌데…

    • 尹 지지율 낮은 건 文 정권 때 국민 분열된 탓

    • 팬덤 정치, 국민이 정치인 하인 되는 것



    6월 27일 ‘신동아’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6월 27일 ‘신동아’와 인터뷰하기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이겼다. 6년 만에. 예견된 그림으로. 개표방송조차 재미없던 대결. 뾰족한 언어로 공방이 오갔으나 결론은 누구나 알던 게임. 자극적이되 결말은 뻔한 아침 드라마를 닮은 승부. 62.50%. 6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자의 득표율. “처음으로 양자 대결을 하니 그간 치른 선거 중 가장 큰 격차로 이겼다”고 이 남자는 말했다. 한발 나아갈 힘을 얻었다는 안도감이 스친다. 먼 길을 돌아온 자의 감흥이 짙게 스민 얼굴이다.

    이 남자는 의대를 졸업했다. 뼛속까지 무미건조한 대한민국 ‘공부 1등’ 중 얘깃거리가 가장 많은 사람이다. 의사였고 프로그래머였으며 벤처기업을 일군 뒤 교수가 됐다. 어쩌다 ‘청년의 멘토’가 되는 바람에 청춘 콘서트를 하러 전국을 다녔다.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면서 정치로 업(業)을 바꿨다. 창당, 합당, 단일화를 반복하며 수차례 정계 개편을 시도했다. 이 남자는 늘 전면전을 벌였다. 지지자들은 그 전면전에 경탄했고, 반대자들은 바로 그 전면전에 경악했다.

    이 남자 안철수(60)는 지금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다. 여당 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적응을 위해서건 차기를 노려서건 ‘내 편’부터 찾아야 할 처지다. 국회에서 그를 만난 날은 6월 27일이다. 이날 오전 그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했다.

    안철수와 장제원의 고향은 부산이다. 장제원은 대선 때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물밑 협상 책임자였다. 후보 간 담판은 서울 강남에 있는 장제원의 매형 집에서 이뤄졌다. 안철수가 당 중심부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장제원이라는 실력자의 조력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제원이 PK(부산경남) 맹주로 발돋움하는 데 안철수는 요긴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둘 사이에는 기회만 되면 실선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느다란 점선이 있다.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참석을 두고 친윤석열계 의원들과 접점을 이루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때문에 참석했다. 대한민국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 대해 혜안을 갖고 있는 분이어서 말씀을 듣고 싶어 갔다. 예정에 없이 나보고 축사를 하라더라. 내가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출신이고 이 정권이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로 시작됐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 것 같다.”

    “이념 지향적인 사람들은…”

    그는 김종인의 이름을 부러 강조했다. 그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날 김종인은 “국민의힘에 소속된 많은 의원은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서 사는 집단 아닌가”라며 “국민의힘은 과거 자유당, 공화당, 민정당 등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사람들이 항상 기득권 정당(이라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말을 현장에서 어떻게 들었나.

    “내가 계속 말해 온 것과 맥락이 같다. 대중정당이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는 정당이 되지 않으면 대중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다. 민주당도 특정 기득권 노조만 대변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국민의힘도 기득권자만 대변해서는 안 된다. 이념 지향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자기 머릿속에 있는 세상처럼 만들고 바꾸려 한다. 보수적 방법이든 진보적 방법이든 현 시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있다.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데 집중하는 게 실용정치의 관점이다. 내가 정당 개혁에 관해 갖고 있던 문제 인식이 이 두 가지인데, (김 전 위원장이) 정확히 짚으셨다.”

    정치의 두 축은 말과 인간관계다. ‘정치인 안철수’의 인간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김종인이다. 구글 검색창에 ‘안철수 김종인’을 써 넣으면 이런 단어들을 볼 수 있다. ‘악연’ ‘디스’ ‘결별’ ‘어색’ ‘시큰둥’ ‘모욕’ 그리고 ‘정신이 이상한 사람’…. 그러니 6·1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김종인이 참석한 점 자체가 뉴스였다.

    안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은 악연이라고 알려졌다. 다시 소통하게 된 계기가 있나.

    “명절 때마다 꾸준히 찾아뵙고 말씀을 나눴다. 1대 1로 만날 때는 조언을 잘해 주시고 따뜻하게 대해 주신다. 그런데 바깥에서 정치적 진영이 다를 때는 자기 역할이 있지 않겠나. 그럼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지.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보궐선거에서 축사하러 그 멀리까지 와주셔서 따뜻한 말씀을 해주셨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두 사람이 다시 가까워지는 모습이) 의외일 수 있지만 저희는 안 그렇다.(웃음)”

    “권력투쟁? 약속 위반!”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주도로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가 출범했다.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도 출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공히 공부 모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계파 정치가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미래’니 ‘민들레’니 하는 모임을 두고 세력화 시도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모두 덧없다고 본다. 여당은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문제를 풀 책임이 있다. 그 역할도 하지 않고 내부 세력화를 하면 오히려 국민이 실망감을 갖게 된다.”
    인터뷰 이후인 7월 6일, 안철수 의원실이 보도자료를 내고 민간 전문가와 당정이 모이는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네 차례 연다고 밝혔다. 멤버를 모집하지 않아 ‘새미래’나 ‘민들레’와 결이 다르지만, 어쨌든 ‘세 불리기’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7월 12일 첫 모임에는 의원 50여명이 모였다.
    그는 ‘국민의당 추천’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과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추천했다. 이준석 대표는 정 의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당 최고위원으로 정점식 의원을 추천했는데, 적임자라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

    “그분이 재선의원 중 간사다. 재선의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 격인 분이다. 국민의힘의 최고위원회 구성을 보면 재선의원이 없다. 국민의당 출신도 좋지만 국민의당 출신의 목소리는 한 사람이면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 오히려 재선의 목소리까지 반영할 수 있게 하는 게 건강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이후 화학적 결합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나.

    “화학적 결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4월 18일 (합당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했다. 지금 70일이 넘어가는데, 국민의당이 추천한 최고위원도 안 받아들이고 있다. 조강특위(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도 저희들이 추천하기로 돼 있는데 안 받고, 지금 (공석이 된 조직위원장) 내정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당 대변인, 부대변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국민의당 몫으로) 하기로 명시돼 있는데 하나도 안 지켜지고 있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해서 야당의 패색이 짙었을 때 내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다고 해서 분위기를 반전시켜 정권교체 발판을 마련했다. 두 번째로는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성공시켰다. 세 번째로는 합당 선언을 했다. 그러고 나서 지방선거를 크게 이겼다. (나는) 이걸 다 했는데 최고위원, 조강특위 위원, 대변인, 부대변인,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추천 등) 약속했던 게 안 지켜지면 화학적 결합이 되지 않는다. (톤이 높아지며) 힘을 모아야지.”

    날 선 질문이 아니었는데 대답에 예리한 날이 서 있다. 그는 또 전면전을 치르려는 걸까. 경탄과 경악이 혼재된 소용돌이 속에 스스로 걸어 들어갈 요량인가. 그러나 안철수는 전면전을 치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는 끝내 이준석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다.

    바깥에서 보면 오래 끌 일인가 싶기도 하다.

    “마찬가지 생각이다. ‘이게 왜 오래 끌어야 할 일이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당 대 당이 국민을 상대로 약속한 내용이 지켜지지 않은 예가 없다.”

    권력투쟁인가 싶기도 한데.

    “권력투쟁이라고도 볼 수 없다. 약속 위반이다.”

    국민의힘을 두고 내홍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권력투쟁이나 헤게모니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이 급박하다. 해결할 책임은 정부 여당이 갖고 있다. 엉뚱하게 내부에서 싸울 때가 아니다.”

    “그게 무슨 정치 보복인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및 경찰의 백현동 개발 사업 의혹 수사에 대해 “그게 무슨 정치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영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및 경찰의 백현동 개발 사업 의혹 수사에 대해 “그게 무슨 정치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영철 기자]

    그는 6월 20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진 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국회에 가칭 ‘해수부 공무원 피살사건 특별조사 진실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씨 유족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 7명을 고발했다.

    유족이 서훈 전 실장 등을 고발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국가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않고 방기한 사건이다. 시간이 있었고 미리 알았는데 총살당하고 불 태워지는 것을 그냥 뒀다. 밤중에 NSC가 열렸는데 대통령도 참석 안했다. 대통령 보고가 아침 6시도 아니고 8시에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거기다 월북으로 몰지 않았나. 이 문제는 도저히 그냥 못 넘어가겠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6월 22일 “남북 사이에 있던 모든 일을 공개하고 정쟁화하면 남북대화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했다.

    “국민의 생명이 왜 정쟁인가? 국민의 생명을 정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정치인 자격이 없다.”

    검찰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및 경찰의 백현동 개발 사업 의혹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민주당이 “표적·기획·보복 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내가 백현동에 산다.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서 죄가 있으면 단죄하고 죄가 없으면 문제가 없는 거지. 그런 원칙만 지키면 된다. 그게 무슨 정치 보복인가.”

    윤석열 정부가 이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한 적폐청산 작업을 해야 하나.

    “나는 적폐청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불법적 이익을 취한 사람이 있으면 처벌하는 게 당연하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해야 국민이 통합된다. 우리 편이라고 봐주거나, 상대편이지만 정치 보복 소리 안 들으려고 봐주는 게 가장 안 좋은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50% 밑을 겉돈다.

    “(대선에서) 1%포인트 차로 이겼다고 해도 취임 초에는 지지율이 높았다. 왜 이번에는 다를까.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국민 분열이 극단적으로 심했기 때문이다. 5년 동안 네 편 내 편 갈라져 싸워 지금까지도 (문제가) 지속돼 그런 것 아니겠나. 박정희 대통령 때 ‘잘살아보세’ 구호 하나로 국민이 통합해 산업화에 성공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 금모으기 운동으로 국민이 통합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지금 IMF보다 더한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힘을 합쳐 통합하자고 해야 한다.”

    그래서 팬덤 정치의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이 많다.

    “독일에서 지한파 학자들을 만났더니 ‘한국 정치를 보면 이상하다’고 하더라. 원래 정치에서는 정치인들이 지지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데, 한국을 보니 오히려 정치인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지지자들끼리 싸운다는 거다. 세상에 이렇게 엉터리 같은 현상이 어디 있나. 나는 팬덤은 정치가 아니라고 본다. 팬덤 정치는 국민이 정치인의 하인이 되는 것이다. 국민이 미몽에서 깨어나 다시 대한민국의 주인으로 거듭나는 게 민주주의가 정상화하는 길이다.”

    “언론에서 제발 이 문제 다뤄달라”

    그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적잖은 지분이 있다.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나눈 문답이다.

    윤석열 정부에 검찰과 모피아(옛 재무부+마피아) 출신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다.

    “평생 검찰 생활을 하다 보니 다양성의 힘에 대해 아직 체감을 못 해서 나온 현상 같다. 천재가 10명 있는 기업과 다양한 성격, 전공, 백그라운드를 갖춘 사람이 모여 있는 기업을 놓고 보면 후자가 이긴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기업가 중 50%가 이민 1세대다. 다양성이 경쟁력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차츰 바뀌어나갈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주장하겠다.”

    공공부문 구조조정과 임금 개편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예전에는 공무원 처우가 열악했다. 요즘은 어떤 경우 공무원 보수가 (민간보다) 훨씬 높다. 정년 보장되고 연금도 높고. (임금을) 많이 줄 수 있으면 좋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니까. 문제는 그 돈을 국민 세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거다. 이대로 가면 나중에 공무원에 대한 국민 반감이 심해질 수 있다.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형평성을 어느 정도 맞춰놔야 한다. 연금 개혁도 마찬가지다.”

    보수 정부가 더 잘할 수 있는 역할 아닌가.

    “진보 정부라고 해서 그런 데에서 자유롭다? 동의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이 교육부에 ‘반도체 인재 양성’을 지시한 뒤 교육부 차관이 서울대 반도체연구소를 찾았다.

    “우리나라에는 반도체 인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하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인공지능 과학자가 부족하다. 왜 반도체 전문가만 (양성)하나? 그것은 좀 이해할 수 없다. 꼭 필요한 인력을 키울 때 종래와 다른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소프트웨어 같으면 프랑스 에콜42의 예가 있다. 이곳에는 교수도 없고 교과서도 없다. 팀 프로젝트로 레벨을 올리면서 (커리큘럼을) 완수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그래머가 되는 과정이다. 과거처럼 무조건 대학에서 교과서 보고 시험 치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게 필요하다.”

    정부가 법인세를 25%에서 22%로 인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세수조차 확보될지 의문인 상황이라고 반발한다.

    “문재인 정부가 법인세를 25%로 올렸다. (윤석열 정부가) 깎은 게 아니고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기왕 법인세를 정상화 또는 내리기로 했다면 조건을 달았어야 했다. 예를 들면 지금은 없어졌지만 투자 세액 공제 같은 게 있잖나. 법인세 인하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인센티브를 내놨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 때 확장 재정을 했고 올해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거기다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했고, 7월에 금리를 또 올린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다. 한국은 확장 재정을 하고 있다. 이러면 물가가 더 올라간다. 금리를 자이언트스텝에 비해서도 적게 올렸는데, 확장 재정 상태에서 올리면 효과가 없다. (*인터뷰 이후인 7월 13일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가계부채가 GDP(국내총생산) 100%를 넘겼다. 미국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 가계부채가 GDP의 80%쯤 됐을 거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 탓에 서민들이 쓰러진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물가 때문에 생활이 힘들다. 이 딜레마는 한국만 갖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언론에서 제발 이 문제를 다뤄달라.”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도 결국 ‘사상’이 중요하다

    “경기동부, 총선에서 최대 7석” [여의도 고수]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